"저렇게 같이 있으니 상문이가 노장 같네요."
10일 천안 우정힐스 골프장에서 개막한 제52회 한국오픈 골프선수권대회에서 지난해 우승자 배상문(23.키움증권)이 이진명(19.캘러웨이), 이시카와 료(18.일본)와 함께 티박스에 올라서는 모습을 보며 배상문의 어머니 시옥희(53)씨가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많게는 다섯 살 차이가 난다지만 이들은 장래가 창창한 영건들이다.
신세대 3총사들이 동반 플레이를 펼치자 평일인데도 100명이 넘는 갤러리들이 따라다니며 300야드가 넘는 장타를 날리는 선수들의 모습에 찬사를 보냈다.
스코어는 이시카와가 1언더파 70타를 쳐 이븐파 71타를 친 배상문과 이진명에 한 발짝 앞섰지만 각자 개성 있는 플레이를 펼쳐 쉽게 우열을 가릴 수 없었다.
배상문은 장타를 앞세운 공격적인 플레이로 갤러리들을 사로잡았다.
330야드짜리 파4인 6번홀에서는 보란 듯이 티샷으로 직접 그린을 노리기도 했고 파5인 8번홀에서는 맞바람이 부는데도 족히 340야드를 날리며 티샷을 페어웨이에 안착시켰다.
시원시원한 성격의 배상문은 "솔직히 뭔가를 보여주려고 했다. 장애물이 있으면 피해가지 않고 그냥 넘기려고 했다"고 말했다.
배상문은 이 때문에 실수도 몇 차례 나왔다. 10번홀(파5)에서 거리를 더 내 넓은 페어웨이에 볼을 떨어뜨리려다 힘이 들어가는 바람에 티샷을 오른쪽 풀숲으로 날려버린 끝에 2타를 잃기도 했다.
이시카와는 "배상문의 드라이버샷은 정말 놀랍다. 그를 따라가려면 정신적인 면에서나 기술적인 면에서 아직 배울 점이 많다"고 감탄했다.
정교한 아이언샷으로 타수를 줄여 나갔던 이시카와는 13번홀(파3)에서 티샷을 물에 빠뜨려 2타를 잃은 것이 옥에 티였다.
배상문은 이시카와에 대해 "깔끔하게 플레이하는 선수다. 그 정도면 미국 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며 "특히 드라이버를 칠 때 다른 선수들과 달리 힘의 100%를 사용하더라"며 칭찬했다.
배상문은 "나도 젊었을 때는 그렇게 쳤다"며 익살을 떨기도 했다.
이진명의 하이라이트는 퍼트였다. 이진명은 10번홀에서 9∼10m나 되는 거리를 남기고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박수갈채를 받았다.
다만 리더보드 상위권에 있다가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두번째 샷을 물에 빠뜨려 2타를 잃은 것이 아쉬웠다.
이진명은 "직접 그린을 노린 것이 아니라 안전하게 그린 오른쪽으로 보내려 했는데 실수를 하고 말았다. 오늘 유일한 미스샷이었다"며 웃음을 지었다.
배상문은 "이진명의 퍼트는 정말 위협적이었다. 낯선 골프장이어서 그린 적응이 쉽지 않을 텐데 퍼트를 정말 잘했다"고 감탄했다.
이번 대회 최고 흥행 카드인 이들은 2라운드에서도 동반 플레이를 펼치며 우승 경쟁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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