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진북초 야구단 "연습할 팀 없어 실력 가늠조차 못해요"

전주 유일 초등 야구부…선수 모집 어려워 전주야구 명맥 단절 우려

전주지역에서 유일한 초등학교 야구부인 진북초등야구부선수들이 훈련에 한창이다. (desk@jjan.kr)

"아주 큰 쇳덩이가 들어 있는 것처럼 마음이 무겁네요. 전주에서 유일한 초등학교 야구부인데 선수구하기가 쉽지 않아요. 이마저 없어지면, 중·고등학교 야구부도 자연스럽게 없어질까봐 걱정돼요."

 

10일 오후 3시 전주진북초등학교 운동장. 초등학교 2학년부터 5학년까지 18명으로 구성된 진북초등학교 야구부(감독 김정수) 선수들이 본 연습에 앞서 가볍게 운동장을 돌며 몸을 풀고 있다.

 

진북초는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활동했던 조진호, 삼성 라이온즈 최형우 등 유명 선수들을 다수 배출하고 전국적으로도 이름을 떨쳤으나, 몇 년 전부터는 우수한 성적에 대한 기대는 커녕 선수들을 모집하는 것도 벅차게 됐다.

 

"지난해 1월 감독으로 왔는데, 6학년 선수들이 졸업한 뒤 야구부에 남은 선수는 고작 4명이었어요. 유명했던 야구부가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마음도 아팠고 솔직히 막막했지요. 전주시내 야구팀이 단 한 곳이라는 것은 곧 전주 야구가 쇠퇴의 길로 가고 있다는 뜻이지요."

 

전주 야구가 발전하고 초등학교 야구부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전주시내 다른 초등학교에도 야구부가 창단돼야 한다고 김 감독은 강조한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우승,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 등 프로야구가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지만, 프로팀이 없는 도내 야구계는 심각한 상황을 넘어 이미 고사위기다.

 

연습하는 아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학부모 이광배씨(43)는 "용빈(3학년)이는 어려서부터 사회인야구단에서 운동하는 나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컸다. 그런 영향이 작용했는지는 몰라도 야구를 하고 싶다고 해서 시키고 있다"며 "전주에만도 사회인 야구단이 30여 팀이 넘는다. 그런데 미래 한국야구를 이끌어갈 초등학교 야구부가 한 곳밖에 없다는 것은 뭔가 잘못됐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내일의 박찬호, 이승엽을 꿈꾸며 매일 3시간 이상씩 운동장에서 땀을 흘리고 있지만, 연습상대가 없어 실력을 가늠해보기가 어렵다.

 

김정수 감독은 "전주에 연습할 상대팀이 없다보니 선수들이 실전 경험을 많이 쌓지 못한다. 가끔씩 학부모님들이 직접 아이들을 이끌고 대전이나 광주, 청주쪽으로 원정경기를 간다"며 "자주 경기를 해야 선수들의 실력이 커지는 데 그렇지 못한다.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그는 "우리 선수 18명 중 17명이 야구를 하고 싶어서 다른 학교에서 전학을 온 아이들이다. 야구를 하고 싶지만 우리를 빼고는 팀이 없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전주 야구의 명맥이 끊길까 두렵다"고 덧붙였다. 현재 전주에는 진북초와 전라고, 전주고 3개의 야구팀이 있다.

 

신동석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사건·사고경찰, ‘전 주지 횡령 의혹’ 금산사 압수수색

정치일반‘이춘석 빈 자리’ 민주당 익산갑 위원장 누가 될까

경제일반"전북 농수축산물 다 모였다"… 도농 상생 한마당 '신토불이 대잔치' 개막

완주‘10만490명’ 완주군, 정읍시 인구 바짝 추격

익산정헌율 익산시장 “시민의 행복이 도시의 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