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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G20정상 문화체험은 전주서 - 이성남

이성남(조달청 전북지청장)

 

짙푸른 녹음이 무성한 한여름에 부임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온 세상이 손과 발이 얼얼할 정도의 매서운 바람을 먹고 곳곳에 소금꽃들로 가득 피운 겨울 한가운데에 있다. 그러고 보니 천년의 문화가 살아 숨쉬는 전주에 부임한 지도 어느덧 6개월이 훌쩍 지났다.

 

그 사이 묵은 한 해를 보내고 2010년 경인년 새해가 밝았다. 한 해를 보내면 그 동안 계획하고 바랐던 일들을 이루지 못해 늘 아쉬움이 남기 마련이지만 올해는 좀 다른 기분이다. 곧 다가올 국가적 행사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껏 부풀어 있기 때문이다. 바로 금년 11월에 제5차 G20 정상회의가 우리나라에서 개최되기 때문이다. 경제 위기 후 한국경제의 위상을 제고하고 그에 걸맞은 역할과 책임에 대한 대응력을 평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G20 정상회의 유치로 우리나라는 회의개최 뿐만 아니라 의제 설정, 토론, 결론 도출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아 다양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특히 의장국에다 주최국까지 겸해 우리의 국격을 국제사회에서 한 단계 높이고, 우리외교사와 경제 발전사에 한 획을 그을 수 있는 역사적인 순간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기대해본다.

 

G20 정상회의가 시작되면 정부는 이들 정상들과 참가국을 대표하는 400여 기업에게 전통문화를 소개하고 체험토록 하기 위해 우리의 문화가 잘 보존된 도시를 지정하게 될 것이다. 전국의 문화유산이 있는 도시는 나름대로 이들 귀빈들의 발걸음을 초대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문화란 무엇인가? 우리의 삶이요, 발자취가 아닌가. 그리고 이러한 문화가 역사성을 가질 때 우리는 전통문화라 한다. 그래서 전통문화는 의식주에 관한 것이 많다. 문득 가장 한국적인 의식주는 무엇일까? 라는 생각에 잠겨본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의(衣)에 관한 가장 한국적인 것은 한복이고, 식(食)에 관해서는 한정식, 그리고 주(住)에 관해서는 한옥마을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그렇다면 가장 한국적인 한복과 한정식, 한옥마을이 잘 보존된 곳은 어딜까? 바로 멋과 맛 그리고 소리의 고장 전주가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그 어떤 도시이름을 이들 한복, 한정식, 한옥마을 그리고 판소리 앞에 붙여도 전주만큼 자연스런 도시는 없다. 전주는 가장 한국적인 의식주와 무형문화재를 두루 갖춘 천년의 전통문화가 살아 숨쉬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도시를 꼽으라면 으레 전주를 꼽는 게 아닐까?

 

G20 정상회의와 같은 시기에 '세계음식관광축제' 행사가 또한 전주에서 열린다. 이 행사는 전주발효식품엑스포, 전주비빔밥축제, 부안젓갈축제와 연계되어 열릴 계획이다. '한식 세계화'의 취지에 발맞춰 우리음식과 관광자원을 국내외로 홍보할 수 있다. 가장 한국적인 음식인 한정식과 비빔밥의 고향인 이곳 전주에서 개최되니 멋과 맛의 고향, 전주를 또 한번 세계에 알리고 전주의 위상을 드높일 수 있는 좋은 계기이다.

 

연초 전주상공회의소 주관아래 지역 국회의원, 도지사를 비롯한 기관장과 경제인들의 신년하례식 자리에서 외국 가곡이 선보인 것을 보면서 판소리가 불러졌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란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생각에 날개를 달아 G20 세계 각국 정상들이 이 고장 전주에서 한복을 입고 한옥마을을 둘러보고 한정식을 먹으면서 가장 한국적인 순수 무형문화재인 판소리를 듣는다면 이곳 지역인들에게는 경인년 새해 더 없는 선물이 될 것이다. 이로 인해 위축된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전주가 G20정상들이 우리문화를 체험하는 곳으로 지정되도록 지역 정, 관계인사와 경제인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이성남(조달청 전북지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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