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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 있는 이승엽, 초조한 다카하시

6일 오후 후쿠오카 야후돔에서 열린 일본 프로야구 시범경기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시범경기 8회초 2사, 요미우리 이승엽이 시원한 2루타를 때리고 있다. (desk@jjan.kr)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붙박이 1루수를 놓고 경쟁 중인 이승엽(34)과 다카하시 요시노부(35)의 표정이 미묘하게 엇갈리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선발 출장 기회를 다카하시에게 내주고 대타나 대수비로 출전 중인 이승엽이 차분하게 한 방을 준비 중이라면 다카하시는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심리적인 압박감에 쫓겨 다급해졌다.

 

둘은 시범경기 똑같이 타율 0.222(9타수2안타)를 때려 '수준 높은 경쟁'을 보여줄 것이라는 애초 예상과는 다르게 흐르고 있다. 그러나 타격 내용을 살펴보면 사뭇 다르다.

 

지난달 28일 세이부와 경기서부터 주전 1루 미트를 낀 다카하시는 그 경기에서 2루타 2방을 터뜨리며 화끈하게 출발했으나 이후 6타수 무안타에 머물며 이승엽의 시야에서 멀리 도망가지 못했다.

 

뻔히 가운데에 들어오는 변화구를 보고도 타이밍을 못 잡아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는 경우가 많다.

 

반면 2월27일 세이부와 경기에서 4타수1안타로 시범경기를 시작한 이승엽은 이후 타석에 들어설 기회가 적어 안타를 때려내지 못했지만 6일 후쿠오카 야후돔에서 열린 소프트뱅크와 경기에서 가운데 펜스 상단을 맞히는 귀중한 홈런성 2루타를 터뜨리며 기지개를 켰다.

 

벤치에 있던 요미우리 선수들이 모두 홈런인 줄 알고 화들짝 놀라 기뻐하던 모습에서 이승엽의 부활에 거는 기대감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승엽은 "언제 선발로 출장할지는 알 수 없다. 하라 다쓰노리 감독이 어떤 언질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면서도 "다카하시가 워낙 오랜만에 실전에 나서기에 타격감을 잡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경쟁에서 자신감을 보였다.

 

다카하시는 허리 통증 탓에 1년 4개월을 쉬었지만 이승엽은 지난 2년간 부진에도 불구, 꾸준히 경기에 나섰기에 실전감각에서는 한 수 위다.

 

시범경기에서 기회가 없었을 뿐 백스윙을 크게 회복한 뒤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어 출장 횟수가 늘면 다카하시보다 안타를 터뜨릴 확률은 높다.

 

감독은 시범경기에서 구상했던 것을 모두 테스트하는 경향이 짙다. 수비에서 안정감 있는 이승엽 대신 외야수에서 1루수로 변신한 다카하시를 꾸준히 선발로 내보내는 것도 그런 계산의 일환이다.

 

이승엽이 한때 타격폼을 배우려 했을 정도로 안정된 자세를 갖춘 다카하시가 그러나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주전 1루 자리는 물건너간다.

 

하라 감독이 다카하시에 대한 기대를 접을 때를 맞춰 이승엽이 순도 높은 장타를 터뜨려주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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