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공과 토공을 합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본사 이전 장소를 놓고 국토부가 너무나 눈치를 보고 있다. 토공은 당초 전주·완주 혁신도시에, 주공은 경남 진주 혁신도시에 들어설 예정이었지만 두 기관이 지난해 10월1일자로 합병된 이후 5개월이 지나도록 통합본사 이전 장소가 결정되지 못하고 있다. 주무부처인 국토부가 전북과 경남의 눈치를 보며 차일피일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마당에 국토부는 'LH공사 지방이전협의회'라는 걸 만들어 조정에 나섰다. 최근 열린 회의에서는 국토부 차관, 전북·경남 행정부지사, 기획재정부 공공혁신기획관, 지역발전위 지역개발국장, LH공사 부사장,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지방이전추진단 부단장이 참석했지만 진전된 건 없다. 시간 경제적 낭비다.
본사 이전 문제에 대한 국토부의 태도는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일정한 원칙을 제시하고 그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일 처리의 기본이다. 'LH본사이전협의회' 같은 기구를 별도로 만들 필요도 없다.
LH이전은 애초 분산배치가 원칙이다. 국토부가 전북과 경남 두 지역에 분산배치 방안을 요구한 것도 그 일환이다. 전북은 이 요구에 따라 '분산배치' 안을 제출했다. 반면 경남은 '일관이전' 방안을 제출했고 나중에는 본사를 전북에 양보할 테니 농업관련 기관을 모두 경남에 달라는 변칙적인 방안을 들고 나왔다. 전북은 원칙을 충실히 이행했지만 경남은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이다.
자치단체가 자기 입장에서 유리한 방안을 고집하는 건 당연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자치단체끼리 충돌할 때에는 해당 부처가 조정역할을 하는 것이 도리다. 그 시작은 기본과 원칙을 지키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그런데 전개된 과정을 보면 국토부가 원칙을 제시해 놓고 스스로 이행치 않고 있어 문제다.
이날 회의에서도 국토부는 '분산배치 원칙'을 재차 강조했다지만 이건 5개월째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수준이다. 국토부의 입장이 분산배치이고 이 입장을 따르지 않을 때에는 불이익을 주면 그만이다. 그렇게 하지 않기 때문에 왕짜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이런 터에 이달곤 행안부장관이 경남도지사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공직을 사퇴했다. 청와대와 여권의 적극적인 권유를 받아 출마하기 때문에 향후 LH본사 이전 논의에 변수로 작용하지 않을까 벌써부터 우려스럽다. 전북의 정치권이 바짝 긴장해야 할 때이다.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