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했던 일이 끝내 현실로 나타난 것인가.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의 7연패가 예사롭지 않다.
시즌 초반 순항하던 넥센이 지난 6일 삼성과 경기부터 13일 롯데전까지 7경기를 내리 졌다. 홈구장인 목동에서는 5연패 중이다.
10점 이상을 뽑았던 득점력은 최근 7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2점으로 뚝 떨어졌고 그 사이 팀 평균자책점은 시즌(4.84)보다 훨씬 높은 6.15까지 치솟았다. 투타 불균형이 심각한 수준이다.
구단 운영 자금을 마련하고자 장원삼(27)과 이현승(27), 이택근(30) 등 공수의 주축을 작년 말 각각 삼성과 두산, LG로 트레이드한 넥센은 자체 경쟁력을 키워 공백을 메우겠다고 선언했으나 선수층이 얇은 근본적인 문제에 부닥쳐 초반부터 표류하고 있다.
게임을 치르면서 간판 노릇을 했던 세 선수의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져 트레이드 후유증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낳고 있다.
◇테이블 세터 부진..해결사 부재
김시진 넥센 감독은 정수성(32)과 황재균(23)을 공격 첨병으로 꾸려 시즌을 맞았지만 둘은 지난 6일과 10일 각각 감기 몸살과 왼쪽 손목 통증으로 2군에 내려갔다.
김 감독이 기대를 건 정수성은 타율과 출루율이 모두 2할대 초ㆍ중반에 머물면서 고전 중이다. 황재균은 시즌 직전부터 아팠던 손목이 악화했다.
테이블 세터가 빠지면서 공격의 실마리가 엉켰다. 강정호(23)와 터줏대감 이숭용(39), '슈퍼맨' 더그 클락(34)이 고군분투하고 있으나 나머지 선수들이 부진해 시너지 효과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이택근과 클리프 브룸바(36)가 버텼던 작년 중심 타선과 파괴력에서도 큰 차이가 난다. 특히 타율은 떨어지나 한 방 능력이 뛰어난 브룸바가 재계약에 실패하면서 상대팀에 위협을 줄 만한 타자가 사라졌다.
◇왼손 선발 삼총사만으로는 역부족
기량이 검증된 장원삼과 이현승이 이적하면서 김 감독은 금민철(24), 애드리안 번사이드(33), 강윤구(20) 등 왼손 선발 삼총사로 지난 2주를 비교적 편안하게 치렀다.
금민철과 번사이드는 평균자책점 2.25와 3.63을 기록하며 선전 중이다. 2년차 강윤구는 1승1패를 기록 중인데 내년 이후를 바라보고 육성 중인 선수라 김 감독은 크게 불안해하지 않는다.
중요한 건 이들을 뒷받침할 오른손 선발 투수가 약하다는 점. 김수경(31)은 6일 삼성과 경기에서 4이닝을 버티지 못하고 5실점한 뒤 "고참 노릇을 못했다"며 다음날 자청해 2군에 갔다.
오른쪽 어깨가 아픈 황두성(34)은 2군에서 재활 중이고 빠른 볼을 던지는 김성현(21)은 기량이 들쭉날쭉해 더 두고 봐야 한다.
연패 과정에서 투타 엇박자로 놓친 게임이 4경기라면 선발이 조기에 무너져 초장에 승부가 기운 게임도 3경기나 된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금민철과 번사이드를 빼곤 믿을만한 선발이 부족하다는 점이 아쉽다"면서 "베테랑이 중심 타선에 포진한 만큼 후보 선수들이 성장해 주지 못하면 체력이 달리는 여름에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대형 트레이드와 메인 스폰서 유치로 확보한 자금이 제대로 투입되지 않아 선수단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말도 나돌아 넥센 히어로즈를 더욱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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