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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고귀한 희생 승화시켜야한다 - 탁경률

탁경률(대한민국상이군경회 전북지부장)

 

천안함 침몰사건으로 국민들의 보훈에 대한 많은 관심과 호국영령에 대한 소중함, 국가와 공동체에 대한 새로운 인식들이 확산되고 있다. 46명의 소중한 젊은 영혼들이 산화된 가슴아픈 일이지만 우리는 그분들의 희생을 승화시켜 내가 아닌 남과 공동체를 위한 삶의 소중한 의미를 새롭게 인식해야 한다.

 

남북이 대치하는 현실에서 호국보훈이란 단어는 언제부터인가 보수꼴통의 대명사처럼 되어버렸다. 국가보훈처는 국가유공자를 독립운동가 등 7개로 구분하고, 보훈관련법도 무려 40여개가 넘는 보훈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대상자들의 보훈 만족도를 충족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한게 현실이다.

 

현재 국가유공자 상이군경3급(장애3급)의 보상금이 매월 155만8000원, 유족·미망인이 93만2000원, 고엽제 경도 장애수당이 32만1000원으로 생계유지가 힘든 생활을 하고 있다. 장애 3급은 중증 장애이다. 직장생활도 사업도 어려우며 간호를 위하여 가족들도 경제생활이 힘들고, 미망인 역시 남편 없이 90여만원 보상금으로 넉넉하지 않은 생활은 불을 보듯뻔하다. 형식적인 취업보호, 의료보호, 교육보호도 보훈대상자의 욕구에는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국가를 위하여 산화하고 청춘의 한을 조국의 가슴에 묻고 희생자와 유족으로 살아가는 IT 세계최강국 대한민국 국가유공자의 현실이다.

 

미국의 경우 보훈 기본이념의 핵심은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헌신봉사한 국가유공자의 존엄성을 영원한 상징이 되게 하고 가장 명예로운 대상으로 국민이 존경하고 예우하도록 하는데, 산화한 유골한줌이라도 수거하기 위하여 국가의 모든 역량을 다하고 있다. 독립전쟁과 남북전쟁 직후 참전 상이자와 희생자 유족 지원을 시작으로 제 1·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걸프전쟁 그리고 최근의 아프가니스탄전쟁, 이라크전쟁에 이르기까지 참전 사상자와 유족, 제대군인의 명예와 긍지를 지켜주기 위해 충분한 보상금과 최상의 의료서비스 등 범국가적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도 참전용사와 전쟁희생자들의 정신적, 물리적 권리보호에 모든 국가적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프랑스 보훈정책의 핵심은 승리한 전쟁이든 패배한 전쟁이든 자국이 개입한 모든 전쟁의 참전자들의 공로를 추념하는 이른바 '기억의 장치'에 있다. 일반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개선문 하단 등에 24시간 내내 불을 밝히고 무명용사의 고귀한 희생정신을 기리며 선양하고 있다.

 

호주 역시 군복무중 전공사상자와 그 유족, 그리고 참전군인에 정부예산 편성시 최우선으로 보훈정책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국민의 애국심 함양을 위한 가장 중요한 국가 상징으로 삼고 있다. 아예 수도 캔버라를 전쟁기념관과 의사당이 서로 마주보도록 배치하는 등 보훈상징 시설물로 계획한 도시처럼 꾸며놓을 정도이다.

 

보훈(報勳)이란 공에 보답한다는 의미로서 '고맙게 해준데 대한 갚음'을 뜻하는 보수의 '보(報)'와 '나라를 위해 세운 공로'를 뜻하는 공훈의 '훈(勳)'을 결합하여 만든 것이다. 과거 중국역사에서 원나라·청나라가 엄청난 경제력과 군사력으로 대제국을 건설하였지만 민족정신이 쇠퇴하여 지금은 역사속으로 사라져 버렸음을 기억하여 우리의 후대에도 현재의 고귀한 희생을 기릴 수 있는 여건이 될 수 있도록 국가유공자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사회의 관심과 배려가 절실하다.

 

/탁경률(대한민국상이군경회 전북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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