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철(전주보훈지청 보훈과장)
오월이 오면 가슴이 뜨거워지고 뭔가 그리워진다. 가정의 달이라 낳아주고 가르쳐주신 부모님과 스승님이 그립고 그동안 믿고 따라온 아내와 남편, 자식들이 고마워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한다. 계절의 여왕답게 신록의 화사함과 푸름이 생명과 희망의 물감이 되어 산하를 곱게 물들인다.
찬란한 오월도 중순에 접어들면 뜨거움과 그리움의 느낌이 경건해진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피로 불꽃을 태운 '광주의 오월'이 다가오기 때문이리라.
올해로 30주년을 맞는 5·18광주민중항쟁은 일제강점기에 일어난 3·1운동과 광주학생운동 그리고 4·19혁명의 정신을 이어받아 아래로부터 자발적으로 일어났다. 항쟁과정에서 발생한 민간인 사상자는 사망 154명, 행불 70명, 부상 3208명, 기타 희생 1628명 등 모두 5060명에 이르는 한국전쟁이후 민족 최대의 비극적인 사건이다.
1980년 5월 18일부터 27일까지 10일간 광주를 피로 물들게 했던 민중항쟁은 폭동으로 불렸으나 이제는 민주화운동으로 자리를 잡았다. 1987년 6월항쟁과 6.29민주화선언, 1995년 5·18민주화운동에관한특별조치법 제정 등의 과정을 거쳐 '5·18광주민중항쟁'이 '5·18광주민주화운동'으로 명명되고, '불순분자·용공세력'이 '민주유공자'로 불리게 된 것이다. 이와 함께 이날은 국가기념일로 제정되고 역사교과서에도 실리게 됐다.
피와 눈물로써 추구했던 5·18의 가치와 자랑스러운 조국 대한민국에 보여준 메시지는 무엇인가?
첫째는 군부독재에 억압당했던 민주주주의 정치?사회적 자유를 회복하려는 뜨거운 열정이다. 과거와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의 한국에서도 자랑스러운 민중운동으로 간직되고 계승될 것이다.
둘째는 민중항쟁은 군부의 무참한 학살로 인해 비록 10일 만에 막을 내렸지만 훗날 민주화 운동을 이끈 세력에 이정표를 보여준 것이다. 수백만 명이 거리로 뛰쳐나갔던 1987년 6월 항쟁 등이 이를 보여준다.
셋째는 전두환, 노태우 전직 대통령을 군사반란과 광주시위 무력진압 책임을 물어 엄단함에 따라 그동안 민주화의 걸림돌이 되었던 군인의 정치개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계기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민주와 인권 그리고 평화의 상징으로 대변되는 5?18은 당시 수준 높은 나눔과 자치, 연대의 공동체정신은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의 훌륭한 모범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민주화의 교과서가 되기도 했다.
국가보훈처는 이날을 기리기 위해 매년 기념식을 개최하고 있으며 대통령도 참석하고 있다. 그동안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참석하였고, 2008년엔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하였다.
이명박 대통령은 당시 기념식에서 "5월 광주는 두 번 다시 있어서는 안 될 시대의 아픔이며 비극이다. 광주정신은 우리 민주화의 정수이므로 국민통합 에너지로 승화시켜 선진일류국가 건설로 이어가자"고 한 바 있다.
진정한 5·18의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미래 대한민국의 화합과 번영의 축이 되어 경제를 살리고 사회통합을 이루어 세계일류국가로 발돋움하는 것 일게다. 그리고 어느 일부계층이 아닌 온 국민이 자유롭게 평화롭게 살며, 일하고자하는 이들에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국민이 주인이 되는 그런 모습일 것이다.
우리의 진정한 민주주의가 완성되고 다함께 잘사는 세상을 위해 30년 전 5·18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이 나라에 다시는 5·18이 필요하지 않도록 잘 가꾸어 나가는 일이 아닌가한다.
/최동철(전주보훈지청 보훈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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