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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구.오하시, 22년 전 라이벌에서 의형제로

"축하드립니다. 존경합니다."(오하시 히데유키 JPBA 회장)

 

"3월에 일본에서 만났는데 이번에는 한국에서 뵙네요."(장정구 전 WBC 챔피언)

 

장정구 전 세계복싱평의회(WBC) 라이트플라이급 챔피언이 21일 종로5가 한국권투위원회(KBC)에서 귀한 손님을 맞았다.

 

손님은 장 전 챔피언의 라이벌이었던 오하시 히데유키 일본프로복싱협회(JPBA) 회장이다. 오하시 회장은 이날 한국 선수로 최초로 국제복싱 명예의 전당(IBHOF)에 입회한 장 전 챔피언을 축하했다.

 

한.일 신인왕 대항전 개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러 한국권투위원회에 온 오하시 회장이 이날 함께 열린 장 전 챔피언의 명예의 전당 헌액 축하식에도 참석한 것이다.

 

두 사람은 한국과 일본의 프로복싱이 한창 잘 나갈 때 양국을 대표하는 복서로 이름을 날렸다.

 

장 전 챔피언은 두 차례 도전해 온 오하시 회장을 모두 TKO로 물리치고 챔피언 타이틀을 지킨 인연이 있다. 1986년 12월 11차 방어전에서 5회 TKO로 이겼고, 은퇴 직전 가진 15차 방어전에서 오하시를 다시 맞아 8번의 다운을 빼앗은 끝에 8회 TKO로 이겼다.

 

오하시 회장은 장 전 챔피언에게 도전했다가 패한 아픔을 딛고 두 차례나 세계챔피언에 올랐다. 1990년 2월에는 WBC 스트로급 챔피언이던 최점환을 9회 KO로 꺾었고, 1992년 10월에는 WBA 미니멈급 챔피언인 최희용을 이겼다.

 

특히 WBC 스트로급 챔피언에 올랐을 당시에는 일본 프로복싱이 세계 챔피언 타이틀 도전 21연패에 빠지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오하시 회장은 연패의 고리를 끊고 챔피언에 오르면서 일본 복싱계의 영웅으로도 자리매김했다.

 

두 선수는 은퇴 후 복싱 경기장이나 행사 등에서 만나 친분을 쌓아 왔다.

 

장 전 챔피언은 "오하시는 나와 상대할 당시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였지만 경기를 잘 풀어간 편"이었다며 "다소 단조로운 스타일로 경기를 펼쳐가는 선수였다"고 기억을 되살렸다.

 

이어 "서로 가끔 전화를 하면서 안부를 묻곤 하는데 지난 3월 일본에 갔을 때 만나서 술도 한 잔 했다"라며 "두 사람은 세상사를 안주 삼아서 요즘 권투가 침체됐다는 이야기도 나눴다. 오하시는 나를 계속 '형제'라고 불렀는데 의형제로 대접하는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오하시 회장은 "장 전 챔피언은 저돌적이고 남자다운 복서였다. 존경한다"라며 "두 번 싸워서 졌는데 그 경험을 토대로 나도 세계 챔피언에 오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미국 뉴욕에서 열린 명예의 전당 입회식에 참석하고 돌아온 장 전 챔피언은 "무척 뿌듯했다"라며 "이미 명예의 전당에 들어간 복서 뿐만 아니라 현역에서 뛰는 많은 챔피언들이 참석해서 축하해줬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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