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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부적절한 도청 직원자녀 캠프비 지원

도민 세금으로 조성된 예산은 아무한테나 줄 수 있는 쌈짓돈이 아니다. 예산을 지출할 때에는 그에 상응하는 명분과 합목적성이 있어야 한다. 당연한 이런 원리를 새삼스럽게 들먹이는 것은 예산 지출이 너무 자의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도청 직원 자녀 영어캠프 참가비 지원도 그런 경우다.

 

전북도는 방학기간 중 직원 자녀들의 영어 활용능력을 높인다는 명분을 내걸고 '2010 직원자녀 영어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9일부터 4박5일 간 무주 국제화교육센터에서 진행된다. 초·중등생 82명이 참가했다고 한다.

 

그런데 도청 직원 자녀만 참가하는 영어캠프의 참가 비용을 도 예산에서 지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비용은 1인당 45만원씩인데, 전북도는 참가비용의 절반을 지원하고 총 1845만원의 예산을 지출했다. 도민 혈세로 조성된 예산을 이런 식으로 도청 직원 자녀들만을 위해 사용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것이다. 지원 대상에 보편성도 없거니와 공공예산의 지출 목적에도 맞지 않는다.

 

전북도는 공무원 노조와의 단체협약에 따라 예산을 지원한 것이라고 밝혔다. '도는 조합원 자녀의 창의력 개발 및 어학능력 향상을 위해 방학 중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규정된 단체협약에 따랐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 단체협약 내용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돼 있지 예산까지 지원한다는 뜻을 담고 있지는 않다. 참가비를 받아 캠프를 운영하면 그만이다. 협약 내용을 자의적으로 해석해서 예산까지 지원하고 나서는 건 노조의 환심을 사기 위해 공공예산마저 무원칙하게 낭비한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

 

또 하위직 직원 사기 앙양 차원의 복리후생적 성격이라는 말도 구차한 변명에 불과하다. 하위직 직원 사기를 높이려면 쓸데 없는 잡무를 없애고 정시 출퇴근과 예측가능한 인사원칙을 마련, 시행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렇게 하면 사기는 올라가고 생산성은 높아질 것이다.

 

전북도는 특히 사회적 취약계층인 저소득층 자녀에 대한 캠프 참가비는 한푼도 지원되지 않고 있어 형평성 논란마저 일고 있는 것도 귀 담아 들어야 한다.

 

이런 문제점이 드러난 이상 전북도는 직원 자녀에 대한 예산 지원을 개선해야 옳다. 그렇지 않으면 도의회가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심의 때 개선을 촉구해야 할 것이다. 도의회는 집행부에 대한 감시 견제기능이 가장 우선이라는 걸 한시도 잊어선 안된다.

 

전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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