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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소 잃고 외양간 고치지 않아야 한다

육대수(전북도 축산위생연구소장)

 

2007년 AI(조류인플루엔자)가 전국을 강타하여 가금류의 직접적인 피해보상 580억원을 비롯 직·간접적으로 6300억원의 피해를 낸 사건이 지난 지 3년6개월이 넘었다.

 

올 1월 7일 경기도 포천에서 시작하여 4개 시·도 17농가에 발생했던 구제역이 6월 19일 종식 선언 된지도 4개월이 지났다. 그후 지난 여름은 유난히도 고온다습했다. 예년에 없던 태풍도 2개나 지나갔다. 전국적으로 보면 여름 내내 비가 오지 않는 날이 없을 만큼 고온다습의 지속으로 동·식물이 자라는 환경은 극히 좋지 않았다. 유난히 무덥고 습했던 여름 가축 전염병의 파고를 넘어 잘 관리하고 지켜준 축산농가와 관계자들에게 깊은 격려를 보내드리며 감사한 마음이 가득하다.

 

오늘날 경제발전과 함께 축산농가와 가축의 종류가 증가함에 따라 가축 전염병도 다양화되고 있어 방역에도 한계를 보이고 있다.

 

꿀벌 질병인 낭충봉아부패병이 전남에서 처음 발생하여 남원·완주·임실·진안 등 토종벌 밀집지역에 발생하였는데 전염력이 매우 강한 바이러스 질병으로 벌방내의 유충이 번데기로 발육하지 못하고, 폐사하여 농가에 큰 피해를 주었으나 치료법이 없어 방제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처럼 다양해지고 증가추세에 있는 가축질병은 그 치료법 개발이나 방역에 한계가 있어 한 번 발생하면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아도 안된다는 것이 적절한 표현일 듯 싶다.

 

이제는 AI나 구제역을 비롯한 기타 법정 가축전염병을 대하는 축산농가들의 근본적인 자세도 달라져야 한다. 전염병이 발생한 뒤 살처분을 하고, 그 때마다 축산농가에 수천억을 보상해주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은 안될 일이라고 본다.

 

또한 기본적인 청소나 분변처리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방치해두고 언제까지 전염병에서 안전하도록 바라겠는가. 농림수산식품부는 질병관리, 환경관리, 분뇨처리 등에 기본소양을 갖춘 자만이 축산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축산업면허제 도입과, 적정한 가축 사육밀도 유지 및 질병 발생시 신속한 차단방역을 위한 축산업등록제 강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하는데 적극 동감하고 그렇게 되길 기대한다.

 

질병을 막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가축을 튼튼하게 사육하고, 질병이 발생하는 것에 대하여는 철저한 차단방역이 필요한 것이다. 소 잃고 외양간을 아무리 튼튼히 고쳐봤자 소용없다. 가축전염병 특히 AI, 구제역과 같은 질병은 한번 발생하면 직간접으로 엄청난 피해를 주고 사회적 파장도 크다.

 

AI가 2007년 충남 천안의 종오리농장을 끝으로 종식 된 후 검역원 등의 전문가들이 금년 가을부터 겨울까지 AI에 대하여 경계를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날씨가 추워짐에 따라 발생환경이 조성되고 해외로부터의 여행객과 물류의 운송이 많아지고 있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벌써 AI에 대한 경각심이 느슨해진 것을 염려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해외로부터 전염병이 들어오기 전에, 그리고 철새류로부터 감염이 되기 전에 철저한 차단을 해야 한다.

 

올해 발생한 구제역도 동북아시아 외국인 근로자의 직접고용과 축산농가의 구제역 상시 발생국가 여행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해외 악성 전염병을 막는데 국경 검역강화 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역학조사를 교훈삼아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한 축산농가는 근로자에 대한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가축질병 발생국에 대한 여행은 최대한 자제하여 각종 해외 악성 전염병과의 접촉을 줄여야 할 것이다.

 

/ 육대수(전북도 축산위생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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