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열린 일본 스즈카 그랑프리 결승전에는 전국에서 몰려든 9만6000여명의 관중들로 스탠드가 가득 찼다. 예선전이 예정된 9일에도 폭우로 세차례나 경기가 지연되고 결국 다음날로 연기됐는데도 끝까지 스탠드를 지키며 경주장을 떠나지 않았다. '지상에서 가장 빠른 스포츠'라는 F1 그랑프리란 대체 뭘까. 고막이 터질 듯한 엔진 굉음만 있는 게 아니다. 순위를 다투는 드라이버간 두뇌 대결에, 벌떼같이 달려들어 타이어를 교체하는 '피트스톱' 등 경기의 즐거움을 주는 F1 대회의 '펀(fun)'한 규정과 용어, 알아야 재미도 배가된다.
◆왜 F1인가=포뮬러(Formula)는 자동차를 뜻하는 게 아니라 경주용 차량이 따라야 하는 규정을 의미한 것으로, 포뮬러가 경주용 자동차를 지칭하는 말로 통용됐다.
현재 F1 운영 주체인 국제자동차연맹(FIA)이 1946년 경기 규칙을 통일하고 1950년 첫 F1 대회 격인 '월드챔피언십'(World's Drivers'Championship)을 열면서 F1의 역사가 시작됐다. 60주년을 맞은 올해 F1은 지난 3월14일(결승전 기준) 바레인을 시작으로, 11월14일 아부다비 그랑프리까지 19회로 구성된다. 한국대회는 17회째로 10월22일~24일 열린다.
순위는 전체 그랑프리 참가 성적을 더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선수가 드라이버 챔피언이 되며, 각 팀당 2명씩인 드라이버 점수 합계로 팀 챔피언이 결정된다.
◆어떻게 진행되나=라운드별로 3일간 펼쳐지는 일정 중 첫날은 연습 주행, 둘째날 예선, 3일째 결승 레이스가 펼쳐진다. 사흘간 치르는 경기에서 예선을 3번 치르고 본선 경기에서는 예선 성적을 기준으로 순서를 정해 출발한다.
첫번째 예선전에서는 12개팀 24명의 선수가 20분 동안 자유롭게 레이스를 펼치되, 기록은 전체 기록의 합산이 아닌 랩(경주장 한 바퀴) 최고 기록을 사용한다.
이 기록을 기준으로 하위 7명의 선수들을 제외하고 17명의 선수들이 15분 동안 두 번째 레이스를 펼쳐 다시 7명을 기록 순으로 탈락시킨다. 마지막 예선에서 남은 10명이 10분 동안 레이스를 펼쳐 결승 레이스 출발 순위 1~10위를 각각 차지하게 된다. 출발 순서 1위를 '폴포지션'을 확보했다고 말한다.
◆2.9초, 피트(pit)에서 눈 떼지 마라=피트는 머신의 타이어 교체와 정비가 이뤄지는 공간을 뜻한다. 출발선 옆에 팀마다 공간이 나눠져 있다. 경주차가 들어서면 20명 정도의 피트 크루(pit crew·정비 요원)가 한꺼번에 달려들어 2.9초 안에 타이어를 교체하는 장면은 최고 볼거리다. 언제 누가 어떻게 타이어를 교체하느냐에 따라 순위가 요동친다.
◆깃발 색깔을 보면 경기 흐름이 보인다=경기 진행 상황을 알려주는 깃발의 색만 봐도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우선, '녹색' 깃발은 트랙 위 위험 상황이 없어졌으니 맘껏 달리라는 신호다. '황색'은 트랙에 사고가 발생했음을 알리는 신호. 이 때 드라이버들은 추월할 수 없다. 청색은 뒤에 추월을 시도하는 더 빠른 경주차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흑색기는 경기 도중 명백히 규정에 위배된 행동을 하였을 경우 발령되는 깃발로 3바퀴 이내에 피트로 돌아와 지시를 따라야 한다.
백색기는 '주의'신호로, 트랙에 엠뷸런스나 견인차 등이 투입됐다는 뜻이다. 적색기는 레이스 중 사고가 났다는 의미로 더 이상 경기가 어려울 때 등장한다. '체커기'로 불리는 체크무늬 깃발은 선두가 골인해 레이스가 끝났음을 알려준다.
◆나만의 응원 대상을 정해라=F1 드라이버는 전 세계에 단 24명뿐인 '희귀 직업'이다. 시속 300㎞ 이상으로 내달리는 머신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F1 드라이버는 모든 모터스포츠 선수들이 꿈꾸는 최종 목표다. 연봉만 1000만 달러가 넘는 슈퍼스타다. 한국 팀이나 선수가 없는 게 흠. 하지만 응원 대상을 정하고 경기를 본다면 흥미가 배가 된다. 미하엘 슈마허(독일)는 7차례나 월드챔피언에 오른 'F1 황제'.
eH 올 시즌 모나코, 터키, 헝가리에서 우승하면서 승점이 가장 높은 마크웨버(호주·레드불 레이싱), 두 번의 월드챔피언 경력을 갖고 있는 페르난도 알론소(스페인·페라리), 23세로 최연소 F1드라이버인 세바스찬 베텔(독일·레드불 레이싱), 최초의 흑인드라이버로 2008년 최연소 월드챔피언 루이스 해밀턴(영국·맥라렌), 2009년 월드챔피언 젠슨 버튼(영국·맥라렌) 등은 세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는 선수다.
◆바뀐 규정도 흥미 더해=올해 가장 큰 변화는 재급유 금지다.
1993년 이후 17년 만에 바뀐 재급유 금지 규정으로 경주차는 150㎏에 이르는 기름을 가득 싣고 달려야만 한다.
머신 모양이 바뀐 것은 물론 무게 중심 변화로 무게 배분도 달라졌고 머신 무게 역시 기존 605㎏ 이상에서 620㎏ 이상으로 늘어났다. 레이스 후반 가벼워지는 머신의 무게에 따라 치열한 순위 싸움도 흥미를 더해준다.
변경된 배점 방식도 눈여겨봐야 한다. 지난 시즌까지는 대회마다 1위부터 8위까지의 드라이버에게 각각 10·8·6·5·4·3·2·1점이 주어졌다. 하지만 올 시즌부터는 10위까지 점수를 주고 점수의 폭도 커졌다. 즉 1위부터 10위까지 25·18·15·12·10·8·6·4·2·1점씩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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