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광순 (수필가)
광화문 현판 글씨를 놓고 논란이 일고있다.
교체를 주장하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다수라고 하고 한문으로 할 것이냐, 한글로 갈 것이냐를 두고 주장이 엇갈린다고 한다.
어떤 이는 한자 현판을 주장하면서 "조선시대 궁궐을 복원하는 것이니 뜻도 살리고 품격도 보여주는 것"이라 했고 다른 이는 "우리의 문화적 독자성과 독창성, 민족의 문화적 긍지, 전통문화의 현대화 등을 복합적으로 들어내는데 한글만한 것이 없다"며 한글 현판을 주장한다. 어떤 문화재위원은 "바깥쪽에는 한자 현판, 안쪽에는 박정희 대통령이 쓴 한글 현판을 걸자"고 제안했다.
필자는 일찍이 한글 현판을 걸어야 한다는 주장을 펴 왔고 국민권익위원회에 제언을 올린 바 있다. 아울러 한글날을 공휴국경일로 하자는 제의를 했었다.
한글 현판의 당위성을 거듭 밝히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문화재 전문인들의 폐쇄적이고 사대적인 근성을 지적하고 이들의 의견이 대의로 인정되는 잘못을 염려하는 것이다.
한자로 써야 '품격'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은 한글로 쓰면 품격이 떨어진다는 뜻인가.
언론이 인용한 다른 이의 의견에 "중건 당시도 이미 한글이 있었지만 광화문 현판은 한자로 쓴 게 아니냐"고 한 말에는 어이가 없다. 중건 당시가 조선조 말엽 고종 때였고 그 시절의 진서는 한문이었으며 한글은 언문이라고 불리우며 서자 취급을 받던 시기였다.
우리가 대한민국으로 우뚝 선 지 60여년, 1968년 일제가 민족정기를 말살하려고 헐어서 옮겼던 광화문을 제 자리로 옮기면서 광화문의 현판도 한글로 써서 걸었던 것이고 이미 40여년의 역사가 흘렀다.
우리의 국력은 신장되었고 광화문 앞에는 세종로가 열리고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의 동상이 광화문을 등지고 의연히 앉아있다.
이제 광화문은 경복궁의 정문이면서 대한민국의 정문인 것이다.
일제가 말살하려 했던 민족정기를 되살리려 한다면 '門化光'의 현판을 '광화문'으로 다시 만들어 걸어야 한다. 그 일이야말로 한국의 '품격'을 높이고 일제의 잔재와 사대모화의 사상을 쓸어내는 쾌거이며 우리가 자주민임을 세계 만방에 선포하는 일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광화문 현판의 글씨를 누가 쓸 것인가를 놓고 이견이 분분하다.
'새로 지은 광화문에 한글 현판을 올리는 것이 새 시대 새 문화에 맞는 결정'이라 한다면, 새 현판의 글씨도 새로 써서 올리되 전국 서예인이 참석한 '광화문 현판 글씨쓰기 대회'를 열고 가장 우수한 작품을 골라 현판에 새기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 임광순 (수필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