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프로배구 '디펜딩 챔피언' 삼성화재가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짓고 4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향해 힘차게 시동을 걸었다.
삼성화재는 1일 최대 라이벌인 현대캐피탈과의 2010-2011 프로배구 정규 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 3-1로 이겨 승률을 5할(13승13패)로 맞추고 3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올해부터 4위까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도록 한 규정에 따라 삼성화재는 '봄의 잔치' 주역이 될 티켓을 거의 확보한 셈이 됐다.
4경기를 남겨둔 2일 현재 삼성화재는 1승만 보태면 안정권에 들어간다.
시즌 초반에 조직력이 무너져 '동네북'으로 전락했던 삼성화재는 2라운드까지 3승9패를 당해 최하위로 처지면서 포스트시즌 출전을 안심할 수 없는 처지였다.
리시브를 도맡았던 석진욱이 무릎 십자인대 수술로 이탈하고 손재홍도 은퇴를 생각하면서 리시브와 수비가 뻥 뚫렸기 때문이다.
가빈 슈미트라는 최고 해결사가 건재했지만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박철우가 기대치를 밑돌면서 공격에서도 반쪽으로만 날았다.
'코트의 제갈공명'으로 통하는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도 "지도자 인생에서 최대 위기를 맞았다"며 한숨을 내쉬었지만 3~4라운드에서 4승2패씩 올리며 반전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어 운명의 5라운드에서 포스트시즌에서 맞붙을 공산이 큰 LIG손해보험과 현대캐피탈을 잇달아 제압하며 마침내 승수와 패수에서 균형을 이뤘다.
어느 시즌보다 파란만장했지만 최근 승승장구하는 삼성화재를 지켜보면서 '역시 삼성화재'라는 찬사가 줄을 잇는다.
삼성화재의 최대 장점은 숱하게 큰 경기를 치러본 경험과 집중력이다.
플레이오프에 나서려면 꼭 잡아야했던 1일 라이벌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무서운 응집력을 뽐내며 기어이 승리를 챙긴 모습에서 또렷이 입증된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2일 "석진욱과 손재홍, 세터 최태웅(현대캐피탈로 이적)이 빠지고 김정훈, 박철우, 유광우가 들어오면서 전력의 절반이 새 얼굴로 바뀌었다"며 "그 통에 호흡도 맞지 않았고 어이없게 패하는 경기가 속출하면서 자신감도 많이 떨어졌었다"고 '고난의 시기'를 되짚었다.
이어 "그러다 1월 말 열흘 정도 올스타 휴식기를 거치면서 조직력을 재정비했다. 선수들 모두 체력 훈련을 집중적으로 치렀고 더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면서 경기력이 나아지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구단 관계자는 4라운드부터 삼성화재가 치고 갈 수 있던 원동력으로 김정훈과 박철우의 기량 향상을 꼽았다.
레프트 공격수인 김정훈은 시즌 초반 리시브가 불안해 눈총을 받았지만 4라운드 이후 감각을 되찾으면서 리시브에서 힘을 보탰고 박철우도 삼성화재 특유의 조직력에 서서히 녹아들면서 공격 점유율을 22%까지 높였다.
경기가 풀리지 않아 가빈에게만 의존하던 공격 패턴도 다양해지면서 득점이 한결 수월해졌다.
신치용 감독은 "플레이오프부터는 단기전인 만큼 집중력에서 성패가 갈린다"며 산전수전의 노련미를 앞세워 승부를 걸겠다고 선언했다.
삼성화재는 포스트시즌에서 격돌이 예상되는 팀 중 대한항공에만 1승3패로 밀렸을 뿐 LIG손보와 현대캐피탈에는 상대 전적에서 각각 3승2패와 4승1패로 앞섰다.
2005년 프로배구 출범 후 단 한 번도 챔피언결정전을 거르지 않았던 풍부한 경험이 자산이기에 삼성화재는 포스트시즌만 시작되면 매서운 조직력을 보여주겠다는 자신감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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