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볍씨 선택은 맏며느리 고르기와 같다

▲ 김 재 철

국립종자원 전북지원장

우리나라에서 벼를 재배한 시기는 기원전 1,000년 청동기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벼농사 지역은 기후가 따뜻하고 비가 많이 오며 넓은 들이 있는 호남과 영남지방에서 발달하였다. 특히, 전북의 김제평야는 이 같은 조건을 모두 갖추어 쌀의 본고장으로 풍성한 농경문화를 꽃피웠다.

 

벼농사는 종자로부터 시작되므로 우리 옛말에 '농부는 굶어 죽어도 종자는 먹지 않는다'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종자를 신주단지 모시듯 했다. 내가 죽더라도 종자는 남겨 놓아야 자손이 생명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또한, '볍씨 선택은 맏며느리 고르기와 같다'는 속담에서 알 수 있듯이 논농사에는 볍씨가 그 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국립종자원은 1974년 이래 우량 종자벼 공급을 통하여 보릿고개라는 어려운 춘궁기를 극복하였고, 현재는 쌀을 자급자족 하는 단계를 넘어 국민들의 입맛에 맞는 질적으로 우수한 종자를 공급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2011년은 수확기 잦은 비와 태풍, 파종기 기온 저하 등의 원인으로 볍씨 발아문제가 발생하여 종자 공급기관 으로써 어려움이 많았지만 영농 지도기관 등과 협력하여 이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었다.

 

이를 계기로 2012년에는 '종자발아 걱정없이 농사짓는 것' 을 목표로 종자생산 단계별 품질관리 체계를 구축하였기 때문에 농업인이 발아가 잘되는 우량종자를 공급받아 안심하고 농사지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우선 종자벼 재배과정에서 종류가 다른 벼 품종이 섞였는지 여부와 병해충 발생, 벼 쓰러짐 상태 등을 확인한 후 벼 재배 포장검사에 합격하고, 수확 후에도 다시한번 종자 샘플을 채취하여 실험실에서 발아율, 피해립 등을 검사하여 합격한 종자만 수매한다. 수매한 벼가 수분이 많을 경우 변질될 우려가 있으므로 건조기를 통해 일정한 수분(15%)이하로 건조하여 최신식 첨단 저장고에서 최적상태로 보관한 후, 종자소독을 철저히 한 우수 종자만을 농가에 공급한다.

 

특히 올해에는 생산된 종자벼가 농가에 공급되기 전에 농가와 동일한 재배방법으로 모판에서 싹트임 상태와 어린모로 잘 자라는지 여부를 시험하여 이상이 없을 경우에만 공급할 계획이다. 종자벼가 농가에 공급된 후에도 모니터링을 강화하여 예상되는 민원 등에 적극 대처하고 종자품위 저하 등 피해가 예상될 때에는 '위기 대응 매뉴얼'에 따라 신속히 대응 할 계획이다.

 

그러나 농업인들도 벼를 잘 키우기 위해 유의하여야 할 사항이 있다.

 

공급받은 종자벼는 햇빛을 직접 받는 곳이나 비닐하우스와 같이 온도가 높은 곳에 보관하면 발아가 잘 안될 수도 있으니 반드시 온도 변화가 적은 창고에 보관하여야 한다. 또한 봄철에는 밤과 낮 일교차가 커 저온 피해를 입기 쉬우므로 육묘장 보온관리를 철저히 하는 등 기상이변에 적극 대비해야하며, 농업인들이 볍씨 싹을 틔우거나 어린모를 키우는 육묘 중에도 관리 소홀로 못자리를 실패하는 일이 없어야 풍년 농사를 기원 할 수 있을 것이다. 본격적인 영농기가 시작됨에 따라 지난해 수매하여 생산한 종자벼가 전북지역 농가에 공급되고 있다. 국립종자원은 작년 종자 발아 피해를 교훈삼아 시집보낸 딸을 가진 부모님의 심정으로 공급된 종자가 영농 현장의 농업인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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