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후 5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는 폭염속에서도 프로축구 K리그 전북현대와 강원과의 경기를 보기위해 몰려든 관중들로 축구 열기는 뜨겁기만했다.
모든 사람들이 경기에 집중하며 축구의 묘미를 만끽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주월드컵경기장 6층에 마련된 장내아나운서실에서는 90분 내내 경기장의 분위기를 조율하는 사람이 있었다.
이정표(33) 전북현대 장내아나운서다.
선수가 어떤 축구화를 신고 출전했는지까지 파악해서 선수와 관중을 하나로 엮어주는 사람이다.
그는 이날 등번호 100번이 새겨진 전북현대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전북현대 홈경기 장내 아나운서를 맡아 진행한게 벌써 100경기가 넘었다는 의미로 최근 열성팬이 선물했다고 한다.
경기장 분위기를 끌어가는 솜씨가 점차 알려지면서 그는 지난해 6월 전주에서 열린 가나와의 국가대표 축구경기때 장내 아나운서를 맡는 행운을 잡았다.
이후 월드컵대표팀, 올림픽대표팀의 친선경기, 예선경기 등 국가대표 경기 장내 아나운서는 그가 도맡다시피한다.
국가대표 경기 장내 아나운서를 진행한게 벌써 20게임에 가깝다.
전국 축구장 장내 아나운서중 한두손가락 안에 꼽힐만큼 유명세도 얻게됐다.
하지만 그가 오늘날 국내에서 가장 뜨는 장내 아나운서가 되고, 중요한 축제 현장의 MC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그야말로 우연이었다.
정읍 호남고 3학년때인 지난 1998년 이정표는 전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 다이노스(전북현대의 전신) 경기를 보고 축구의 매력에 푹 빠졌다.
태어나서 프로축구를 직접 본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고 한다.
그 경기에서 이정표는 경기장엔 선수와 감독, 관중만 있는게 아니고, 장내 아나운서가 있다는걸 처음으로 깨달았다.
그리고 자신도 기회가 되면 장내 아나운서가 되고싶은 소망을 갖게된다.
원광대 경영학과 재학시절 각종 축제 등에서 MC를 줄곧 맡으면서 꿈을 키워간 이정표는 마침내 지난 2008년 전북현대 장내아나운서가 된다.
그때부터 서울, 부산, 성남, 제주 할것없이 프로축구 경기가 있는 현장을 찾으며 축구를 배워나갔다.
"미국 뉴욕양키즈 야구단이나 영국 리버풀 축구단에서 고령의 장내 아나운서가 활동한다는 것을 알고, 평생의 직업이 될 수 있다고 느꼈다"는 그는 자신도 국내 최고의 장내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전북현대 주장인 조성환 선수의 경우 종전엔 '캡틴 조성환'이었으나, 지금은 '다이너마이트 캡틴 조성환'으로 소개된다.
이정표 장내 아나운서가 조성환 선수의 특징을 잡아내 별명지은 것이다.
조성환 선수는 경기장에서 폭발력을 가진 다니너마이트처럼 상대 공격수에게 무섭게 달려드는 파이팅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입담이 좋고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천부적 능력으로 인해 이정표 장내아나운서는 고창복분자축제, 김제지평선축제, 남원춘향제, 임실오수의견제, 전북방문의해 MC, 전북도청 신청사개청식 MC, 각종 대학이나 기업체 행사 MC를 맡고있다.
이젠 수입도 짭짤해서 국내에서 최고좋은 직장을 다닌다는 친구들에 못지않은 편이다.
"도민들의 응원을 받으면서 전북현대 선수들이 멋진 경기력을 보일때면 저도 모르게 목소리가 한 옥타브는 올라간다"는 이정표의 소망은 무엇일까.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선 실패했지만, 전북현대가 K리그에서 또한번 우승컵을 들어올려 전주성을 감동과 흥분의 도가니로 만들고, 그 현장의 소식을 제가 마이크로 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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