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공급원 역할에 주민 휴식처 제공 댐은 소중한 자산
K-water 전북본부장
필자가 대학을 다니던 1970년대 말, 모 교수님께서 전북이 발전하려면 진안의 금강 물이 산을 넘어 만경강 유역으로 흘러야 된다고 말씀하셨다. 당시 전북은 먹는물 사정이 열악했다. 가뭄 때마다 동부 산간지역에서는 계곡물과 우물물이 말라붙고 서부 평야지역에서는 지하수의 염분농도가 높아져 농민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었으며, 도시에서는 수돗물 부족으로 건설회사가 아파트 조차 마음놓고 짓지 못하던 상황이었다. 이후 1985년에 충남 부여의 낙화암 부근에서 금강 물을 끌어오는 광역상수도시설이 건설되면서 전주·익산·군산지역의 수돗물 사정이 조금은 나아졌으나 수량이 충분치 못했고 원수의 수질도 양호하지 못했다. 이와 같은 열악한 물 사정을 반영해서 용담댐 건설공사가 1992년에 착공된 후 10년만에 준공돼 지역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물론 댐이 건설되면서 2864세대의 수몰민이 고향을 등지고 떠난 안타까움도 있었다. 용담댐은 국내 5번째 규모의 다목적댐으로 금강 상류에 건설되면서, 금강 중·하류의 홍수피해가 크게 경감됐고 유량 증가로 금강과 만경강의 갈수기 하천환경 또한 크게 개선됐다.
전북 입장에서 용담댐의 가장 큰 가치는 현재와 미래에 필요한 물 공급원 역할이다. 용담호는 연중 대부분 1급수의 수질을 유지하는 청정 상수원이다. 지난해 수돗물 수질평가에서 이 물을 원수로 사용하는 고산정수장의 수돗물이 전국 35개 광역정수장 중 가장 우수한 물로 인정받았다. 전주·군산·익산·김제지역에 사는 100여만명의 주민은 전국 최고의 수돗물을 사용하며 그 수량도 충분해 금년 봄과 같은 극심한 가뭄에도 물 걱정 없이 지냈다. 용담댐에서 만경강 상류인 완주 고산면까지 22km에 걸쳐 건설된 직경 3.2m 터널을 통해 하루 135만㎥의 물을 전북 중·서부지역에 공급할 수 있는데 현 사용량이 약 42만㎥이므로 장래에 필요한 물까지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전북에는 현재 새만금지역이 개발되고, 혁신도시와 지방산단 등이 새로 조성되고 있다. 영국 런던대학교 토니 앨런교수가 제시한'가상수(virtual water) 이론'에 의하면 자동차 1대를 생산하는데 400㎥의 물이 필요하고 청바지 1벌은 8㎥, 쌀 1kg은 2.9㎥의 물이 필요하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한 사람이 하루에 0.33㎥의 물을 생활용수로 소비한다. 따라서 물이 없다면, 새만금지역에 산업단지나 농지를 조성하는 것과 전북혁신도시를 건설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다. 용담댐은 오랜 세월 지속된 전북지역의 물 문제를 해결했을 뿐만 아니라 장래 발전까지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용담댐 하단과 고산의 터널 끝에는 수력발전소가 설치돼 연간 2억kwh의 청정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다. 내년에는 용담호 수면에 국내 최대 규모의 수상태양광 발전소가 건설될 예정이다. 그 외에도 댐 광장에 조각공원이 조성되고 아름다운 풍광과 함께 주변지역의 다양한 문화행사를 담아내면서 댐이 볼거리, 즐길거리, 얘깃거리를 제공하는 휴식공간으로서 가치를 발휘하고 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용담댐은 여러 계곡에서 물이 굽이굽이 차오를 때 마치 하늘로 힘차게 승천하는 용(龍)의 모습과 같다고 한다. 다양한 가치를 가지고 그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는 용담댐은 전북이 풍요롭고 살기 좋은 고장으로 비상하는데 꼭 필요한 자산이다. 따라서, 이 소중한 자산이 그 진가를 계속 발휘할 수 있도록 시설과 주변환경을 보전하는데 도민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 돼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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