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성적으로 20개월 만에 빙판에 돌아온 '피겨 여왕' 김연아(22·고려대)의 복귀 무대는 더 큰 기대를 남겨놓고 막을 내렸다.
김연아는 9일(현지시간) 독일 도르트문트에서 막을 내린 NRW트로피에서 올 시즌 여자 싱글 전체를 통틀어 최고인 201.61점을 작성했다.
이 점수만으로도 단숨에 세계 피겨의 '중심'으로 돌아가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결과를 잘 뜯어보면 나아질 여지가 많다는 점에서 더 화려한 다음 단계를 상상하게 한다.
가장 먼저 지목할 부분은 김연아도 누차 강조하던 '체력'이다.
김연아는 아직 완벽한 체력은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김연아는 프리스케이팅 때 경기 시간의 절반이 지나고 나서 뛰어오른 두 번의 점프에서 실수했다.
더블 악셀-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모두 1회전으로 처리했고, 이어진 트리플 살코-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는 엉덩방아를 찧는 흔치 않은 모습을 보였다.
쇼트프로그램에서도 1분25초 이후 뛴 더블 악셀은 경기 초반의 두 번의 고난도 점프보다 약간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물론 김연아는 프리스케이팅의 마지막 점프인 더블 악셀을 훌륭하게 뛰어 1.00의 수행점수(GOE)를 챙기는 등 후반에도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김연아 자신도 "첫 실수 때는 균형이 깨졌고, 두 번째는 방심했던 것 같다"면서 "프리스케이팅을 충분히 소화할 만한 체력이 있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체력'이 단순히 경기를 소화하는 것을 넘어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을 의미하는 만큼 여전히 더 끌어올릴 지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쇼트와 프리를 통틀어 네 차례나 GOE 1.40점을 받아낼 만큼 완벽한 점프를 더 자주 뛸 만한 체력을 만든다면 김연아의 점수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음으로는 스핀 연기를 들 수 있다.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에서 세 번의 스핀에서 모두 레벨 3을 받았다.
프리스케이팅에서도 한 차례 최고 레벨인 4를 인정받지만 마지막 체인지풋 콤비네이션 스핀에서는 레벨 1에 그치는 등 아직 확실히 안정되지는 않은 모습을 보였다.
스핀 역시 올 시즌 바뀐 규정에 적응하는 과정인 만큼 앞으로 향상된 모습이 기대된다.
김연아는 "첫 대회라 스텝이나 스핀에서는 완벽히 수행하지 못했다"면서 "연습을 더 할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첫 무대를 통해 뚜렷한 과제를 확인한 만큼 남은 일은 이를 보완하는 작업이다.
대회를 마치고 곧장 귀국하는 김연아는 국내에 머물며 종합선수권대회와 내년 세계선수권대회 준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기대를 뛰어넘는 성적을 올렸지만 여기에서 안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김연아의 생각이다.
김연아는 "주변에서 칭찬을 많이 해주시는 만큼 나는 스스로 채찍질해야 한다"면서 "자칫 긴장이 풀어질 수도 있으니 더 잘할 수 있도록 집중해서 훈련할 것"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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