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니엘컨설팅 회장·공학박사
진부한 논의이지만 우리는 진보와 보수를 자주 헷갈려 한다. 새누리당을 지지하면 보수이고, 민주당을 지지하면 진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렇지가 않다. 대기업을 배려함으로 많은 일자리를 창출시키려고 한다면 보수적인 방법이고, 중소기업과 저소득층을 지원해 경제를 부강케 만들려고 한다면 진보적인 사고라 할 수 있다. 북한에 대한 정책에 있어서도 먼저 사과와 핵 실험 중단을 지키면 남북교류를 하겠다고 한다면 보수적 사고이고, 교류를 진행하면서 사과와 핵 실험 중단을 실현시키겠다고 한다면 진보적 사고일 것이다. 그러니 보수적 사고가 맞고 진보적 사고가 틀렸거나, 진보적 사고가 맞고 보수적 방법이 틀렸다고 말할 수가 없다. 이론적으로는 둘 다 옳으나 실제로 해 봐야 어느 것이 현실에 더 적합한지 알 수 있다.
보수가 나라의 장래를 걱정하는 만큼 진보도 국가의 앞날을 걱정한다. 그러므로 보수도 애국자요, 진보도 애국자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저 혼자만 나라를 사랑하는 사람인양 상대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집단들이 있다는 것이다. 나는 이들을 수구 집단이라 부른다. 이러한 수구 집단은 새누리당에도 있고, 민주당에도 있다. 이들의 대표적 특징은 바뀌고 변해야 된다고 말들은 무성하게 하면서도 정작 자기 자신의 기득권은 절대 내놓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정한 사회와 기회가 균등한 사회를 부르짖으면서도 자기 것은 손에 꽉 주고 내놓지 못하고 있는 자들이 지천이다. 학교는 학생을 위해서 있어야 하고, 공무원은 국민을 위해 있어야 하며, 은행은 기업을 위해서 있어야 되는데 그러하지 못한 일들이 다반사이다. 자기와 자기 식구들은 대대로 부와 권력을 물려가면서 살아야 되고, 다른 사람들은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쳐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면 이는 보수든 진보든 수구이다.
노동자가 하루 종일 일해도 돈 몇 만원 벌기가 어려운데, 중·고등학교 선생님들의 1시간 특강비가 5만원이 넘는다면 이는 진보 성향의 선생님이어도 수구이다. 구구팔팔 -전체기업의 99%가 중소기업이고, 근로자의 88%가 중소기업 노동자- 이라고 말들은 하면서도 대기업 주도형 정책을 계속 펴나간다고 한다면 이는 수구이다. 도시 아이들에 비해 절대학습시간이 부족한 농촌아이들에게 토요 휴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지 않아 재능 밖에 가지고 있지 않는 가난한 농촌 아이들을 또 다시 농사꾼으로 만든다면 이는 수구 중의 수구이다. 보수도 혁신돼야 하고, 진보도 혁신돼야 한다. 그것은 상대편(counter part)을 인정하고, 자기 자신을 돌아보면서 부족했거나 빠트린 것이 없는가를 늘 둘러보는 것이다. 백성은 진보이든 보수이든 크게 상관치 않는다. 누가 더 수구적이고 누가 더 혁신적인가를 지켜보고, 혁신하는 자를 선택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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