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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 퇴비로 자란 100% 무농약 인삼, 세계 경쟁력 '쑥쑥'

마이산 친환경 인삼 영농조합, 친환경 농법 전환 미생물 비료 제조 최초 무농약 인증…화장품 업체 납품 소비자 날로 늘어

▲ 하재위 마이산친환경인삼영농조합법인 대표가 진안군 마령면 계서리 방화마을 인삼밭에서 인삼을 살펴보고 있다.
"농약 만지고 농약 준 인삼 먹은 뒤 건강 잃었지만, 농약 안만지고 농약 안준 홍삼 먹은 뒤 건강 찾았습니다."

 

'무농약''유기농법'을 신앙으로 삼고 27년째 인삼농사를 짓고 있는 하재위씨(54·마이산친환경인삼영농조합법인 대표).

 

하씨는 진안 마이산고원 자락의 섬진강 발원지 청정지역에서 농약 안쓰고 화학비료 안주고 자연농법으로만 인삼을 재배하고 있는 장인이다.

 

진안군 마령면 계서리 방화마을에 살고 있는 그도 관행농법을 했던 시절이 있다. 농약을 쓰지 않으면 사실상 재배가 어렸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농약을 쓴 대가는 혹독했다. 느닷없이 가슴이 굳어지고 숨이 막혀 움직이지도, 숨을 쉬지도 못해 일하다 말고 집에 누워 있어야 했던 날이 부지기수. 류마티스·통풍성 관절염에 손 발 관절이 퉁퉁 붓고 아파 한 순간도 견디지 못할 정도였다. 시도때도 없이 나오는 기침은 고통스럽기까지 했다.

 

이게 다 농약을 만지고 뿌리고 그 농약으로 농사지은 먹거리를 먹으면서 생긴 일임을 안 시점은 11년 전인 2002년께. 그때서야 농약의 해로움을 깨달은 하씨는 생각을 바꿔 아예 농약을 쓰지 않기로 결심하고 친환경 농업을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논 농사였고, 직접 발효시킨 미생물을 비료로 만들어 쓰고 있다. 인삼재배에까지 눈을 돌린 그는 내친김에 인삼으로 친환경 인증을 받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게 됐다고. 그 무렵이 2006년. 처음에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전북지원에 문의를 했지만, 그곳에서는 진안출장소를 이야기했고, 양쪽을 오가면서 시기를 놓쳤다.

 

"인삼도 친환경으로 가야겠구나 생각했어요. 그래서 2006년에 인증을 받으려고 했었죠. 그러나 여건이 허락치 않았죠. 인증받기가 여간 복잡한 게 아니었거든요".

 

하씨는 이에 좌절하지 않고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 결과 이듬해인 2007년 친환경 농산물로 인증을 받았다. 그것도 인삼과 관련해 전국 최초여서 의미를 더한다. 관행농법인 농약비료와 축분을 사용치 않고, 발효퇴비와 천연 뼈가루, 유기농 효소를 쓴 그만의 노하우가 비로소 빛을 본 셈이다.

 

친환경 인증을 받으면 모든 것이 잘 풀릴 줄 알았던 하씨. 하지만 산넘어 산이었다. 친환경 인삼에 대한 판로가 없었던 때문이다. 친환경 인증을 받고 수확한 인삼을 판매하기 위한 걱정이 시작된 것이다.

 

인삼 농사만 지을 줄 알았던 그는 수확한 인삼을 보관할 저온저장고가 없었다. 그래서 오래 보관할 수 없는 인삼을 금산에 제값도 받지 못하고 판매를 해야 했다.

 

"친환경 인증을 받으면 인삼이 잘 팔리고, 잘되는 줄 알았죠. 그래서 인삼 900칸(6000㎡)을 캤어요. 그런데 판매할 곳이 없더군요. 이곳 저곳을 알아보다가 금산에 팔았어요. 그리고 2007년도에 500칸(3300㎡)에서 인삼을 캐 홍삼제품을 만들었죠. 군에서 신청해 2008년에 저온저장고를 만들었어요. 그렇게 만든 공장이 2만9091㎡입니다."

 

농부가 사업까지 해야 하는 입장이 된 것이다. 공장을 할 생각이 없었던 하씨는 홍삼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데 애를 쓰고 있다.

 

하씨만의 부단한 노력은 하재위 무농약 인삼이 전국에서 유일하게 (주)아모레퍼시픽 화장품과 '설화수'에 납품되는 쾌거로 이어졌다. 지난해 말부터는 전북도의사회 후원으로 롯데백화점 전주점과 전국 유명 약국에도 입점하기 시작해 명성을 드높이고 있다. 그만의 유기농법으로 만든 제품은 무농약 홍삼액은 24포(70ml)들이가 17만원, 유기농법 무농약 홍삼액은 100포들이 114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브랜드홍삼보다는 2배, 일반홍삼보다는 4배 비싼 가격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은 꾸준히 늘고 있다. '설화수 자음생'을 수출할 수 있게 된 후로, 농약이 전혀 나오지 않는 '무농약인삼' 재배농가로 수도권에 입소문이 나면서다.

 

"'무농약홍삼'을 찾는 고객이 서울 쪽에 많이 생기게 되었고, 그 덕분에 지금은 적자까지는 보지 않고 있다"고 너스레를 떠는 하씨.

 

"특별한 소비자들은 농약이 들어 있는 것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이런 소비자들은 수소문해서 일부러 찾아온다"고 자랑을 늘어놨다.

 

그의 집념은 결국 지난 2010년에 (주)아모레퍼시픽과 설화수에 납품을 하게 된데 이어 지난해 11월 진안군수 품질인증까지 획득하게 됐다. 시중에 유통되는 일반적인 홍삼과는 다른 유기농법 무농약 인삼으로 만든 홍삼액이기에 가능했던 결과물이다.

 

올해도 하씨의 무농약 인삼 재배는 계속되고 있다. 끊임없이 노력하는 하씨의 모습에서 농촌의 새로운 희망을 찾을 수 있었다.

이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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