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장애우 소년소녀 가장 등 생활비
왼손이 한 일 오른손이 모르게 한지 20년이 넘었다.
'좋은 일을 하는데 널리 알려야 하지 않느냐'라는 부탁에 수차례 손사래를 친 끝에 어렵사리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지난 1992년 설립된 '거룩한 말씀의 수녀회 가정 방문실'(원장 수녀 이 젤뚜르다·이하 수녀회).
천주교 전주교구 이병호 주교의 제안으로 당시 수녀회의 창립자이자 총 원장이었던 故 장 힐데갈드 수녀가 전주 지역에서 가장 소외된 이들에게 사랑을 전파하고자 만들어졌다.
"아무도 돌봐 드리지 않는 분들을 위해서 관심과 사랑으로 찾아가 그분들이 가장 필요한 것을 해결해 드리고 동고동락 하는 게 사랑의 실천입니다."
수녀회는 독거노인과 장애우 소년소녀 가장, 저소득층 가정, 이혼 가정 자녀들에게 생활비와 의료비, 그리고 학비를 매월 지원해왔다.
또 몸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장애인과 독거 노인에게 밑반찬과 생필품을 전달하는 한편 이들의 어려움을 듣고 아픔을 어루만졌다.
지난 한해 동안 수녀회에서 학비·생활비 보조와 어려운 이웃들을 방문해 나눈 사랑은 4470만원에 이른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인 높은 이혼율로 우리 주변에서 소년소녀 가장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참 성장할 나이에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해 방황의 길로 들어서는 청소년들을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이 젤뚜르다 수녀는 어른들의 선택 때문에 청소년들의 방황이 사회문제로 대두된 상황에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또 최근 화두로 떠오른 다문화가정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다문화가정의 여성들이 선입견 때문에 주변사람들과 소통하지 못하면서 또 다른 소외계층을 양산한다는 것. 그러면서 여러 가지 상황들이 만들어 낸 소외계층을 보듬어 주는 것은 다름아닌 '작은 사랑'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가을, 배추와 양념값이 폭등해 어떻게 김치를 담가 나누어 드릴까 고민하고 있는데 어느 기초 생활 수급자 어르신이 종이상자를 주워 모은 돈을 기부하면서 '나보다 더 가난한 사람들에게 사랑을 베풀어 주세요'라고 한 게 아직도 진한 여운으로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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