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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바둑 20년만에 전국 제패

권병훈 아마 6단 제6회 노사초배 시니어부 1위

▲ 제6회 노사초배 전국아마바둑대회 시니어부 우승을 차지한 권병훈 아마 6단.

전북바둑이 20년 만에 전국 정상에 올랐다. 체계적인 바둑 수업을 받은 기사가 아니라 동호회 출신의 전국 제패여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전북바둑협회 소속 선수이자 지도사범인 권병훈 사범(51·아마 6단·전주시 효자동 권병훈 바둑학원장)은 지난 25~26일 이틀간 경남 함양군 고운체육관에서 열린 제6회 노사초배 전국아마추어바둑대회 전국최강 시니어부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노사초배는 구한말과 일제 때 조선 바둑의 일인자로 평가받으며 '천재 국수((國手)'로 불린 함양 출신의 사초(史楚) 노석영 선생을 기리기 위해 마련된 아마추어 바둑대회. 올해 대회에는 40세 이상 최강 시니어부와 19세 이상 최강 주니어부를 비롯해 모두 11개부에 450여 명의 선수가 출전했다.

 

최강 시니어부에 출전한 권 사범은 8강에서 김세현 7단을 꺾은데 이어 4강에서는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 프로 9단 출신의 김희중 선수(63)마저 물리치고 결승에 진출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권 사범은 결승에서도 대구의 강자 박강수 7단까지 무너뜨리며 전국대회 첫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전북 출신으로 그동안 전국대회에서 우승한 바둑기사는 이종옥·이철구·최용승·장시영 사범 등 단 4명 뿐이다. 최근 20년 동안은 우승 소식을 전한 기사가 전무했다.

 

이번 대회에서 권 사범의 우승을 점친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그의 우승은 이변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사실 권 사범은 지난해 문경새재배와 미추홀배 대회에서 잇따라 준우승을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켜 전국대회 우승을 예고했었다.

 

'하나은행 2013 내셔널 바둑리그'에 전북 대표팀(전북 알룩스)으로 출전한 그는 시니어부 4위(8승4패)에 오르며 전북의 사상 첫 4강 진출에 기여하기도 했다.

 

돌풍과 이변의 연출자 답게 권 사범의 바둑 이력도 독특하다. 어린 시절 잠깐 바둑돌을 잡았던 그는 대학에 입학하면서 바둑에 심취했다. 전북대 바둑동아리인 '검은돌 하얀돌'에 가입해 반상에 몰입했다. 졸업후 토목직 공무원이 된 그는 남원시와 전주시에서 8년 정도 근무했지만 바둑에 대한 열정으로 결국 지난 99년 공직을 떠났고 바둑학원을 차리면서 바둑공부에 정진했다.

 

전북바둑협회 유정용 전무이사는 "권 사범은 나이에 비해 놀랄 정도로 기력이 향상되고 있으며 현재 최전성기를 맞고 있다"며 "대기만성형"이라고 평했다.

 

권 사범은 전북바둑의 기력 향상과 후진 양성에도 특히 관심이 많다. 지난 2003년 전북바둑협회 상임이사 및 상비군 연구실장을 맡았던 그는 현재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올해 상반기 최다승(33승)을 거둔 프로기사 이동훈 2단(14), 30승으로 다승 3위를 달리고 있는 나현 3단(18)을 길러낸 주인공이다.

 

전주시 진북동 '쉼터 기원'에서 올해 2월부터 처음 시작된 '전북바둑리그'도 그의 작품이다. 전북바둑리그는 30명의 도내 아마추어 기사들이 2개월 동안 리그전을 통해 최강자를 가리는 기력 향상 대회다. 아마 기사들의 경우 고수들과의 대국기회가 많지 않아 실력 향상이 쉽지 않은 점을 고려해 만들었다.

 

14세와 17세 된 두 딸을 프로기사로 키우기 위해 서울에 연구생으로 유학보낸 권 사범은 "딸들의 입단과 침체에 빠진 전북바둑의 회생이 개인적 희망"이라고 말했다.

 

유희태 전북바둑협회장은 "이번 전국대회 우승으로 권 사범이 전북바둑계에 큰 선물로 기쁨을 줬다"며 "전북바둑 활성화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강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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