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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단지 정수장 슬러지의 변신

▲ 강금융 K-water전북본부 고산관리팀장
국내엔 약 500여 개의 정수장이 있다. 정수장으로 유입되는 원수(原水)는 일견 깨끗해 보이나 그 안에는 미생물, 중금속 등 다양한 불순물이 섞여 있다. 때문에 응집제라는 약품을 넣어 입자 상태로 만들어 불순물을 제거한다. 여기서 생성된 입자 중에서 무거운 입자들은 중력을 이용하여 가라 앉혀 제거하고, 가벼운 입자들은 모래여과 등을 통해 걸러서 제거한다. 이렇게 제거된 찌꺼기를'슬러지(sludge)'라 하는데 현행법상 슬러지는 일반폐기물로 분류,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처리하고 있다.

 

작년 한해 정수장에서는 1일 약 610톤, 하수처리장에서는 1일 약 1만톤의 슬러지가 발생하였다. 엄청난 양의 폐기물이 발생하고 있다. 그동안 정수장과 하수처리장 폐기물은 대개 토양매립과 해양배출로 처리되어 왔다. 처리비용이 가장 저렴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2003년 7월 유기성 폐기물 직매립 금지, 2011년 3월 해양오염방지법 개정과 교토의정서 가입 등에 따라 2012년 이후 해양투기가 전면 금지되었고 그로 인해 슬러지 처리는 한계에 봉착하였다. 따라서 개별 지자체 및 사업체의 폐기물 처리고민은 점점 커져가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에서 가급적 슬러지의 재활용을 권하고 있지만 재활용 처리기술을 보유한 업체가 희소할 뿐 아니라 재활용 처리비용 또한 기존 방법에 비해 매우 높다. 필자가 몸담도 있는 K-water(수자원공사)는 정수슬러지를 전량 자원화시켜 시멘트 원료나 성토재, 화분석 등으로 재활용하고 있는데 이 중 재활용 슬러지의 80%가 시멘트 원료로 이용되고 있다. 아쉬운 점은 슬러지가 다른 시멘트 원료와 혼합되는 비율이 채 1%가 되지 않는 바 엄밀한 의미에서는 재활용이라고 볼 수는 없겠다.

 

K-water는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자 중소기업과 손을 잡고 애물단지 슬러지를 탈취제(脫臭劑)로 탈바꿈시키는 획기적인 신기술을 개발하였다.

 

그리고 이 기술을 적용한 탈취제 생산공장을 전북 완주에 위치한 고산정수장에 설치하여 지난 해부터 탈취제를 생산하고 있다.

 

K-water가 추진 중인'정수슬러지 자원화 사업'은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사업이다. K-water는 슬러지 처리비용을 절감하고 중소기업은 폐기물 처리와 자원화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공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상생협력사업이다. 이제 K-water는 한발 더 나아가 하수슬러지의 지원화를 꾀하고 있다. 대개 하수슬러지는 암모니아, 황화수소 등 악취가 많아 재활용이 곤란하였다. 그러나 하수슬러지에 탈취제와 고화제(固化劑)를 혼합함으로써 냄새를 제거하면 하수슬러지를 녹생토 등으로 재활용이 가능하다. 실제로 고산정수장에서 생산된 탈취제는 도내 하수처리장에 공급되어 하수슬러지 재활용에 이용되고 있다.

 

결국 이 기술은 재활용한 정수슬러지를 이용, 하수슬러지의 재활용을 가능케 함으로써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최근 고온으로 인해 조류의 발생이 사회이슈화되고 있다. 정부는 조류 성장의 필요성분인 총인(總燐, Total Phosphorus: TP)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연구결과 총인을 제거한 총인슬러지에도 탈취제 제조기술이 적용 가능한 것으로 밝혀졌다. 모쪼록 본 기술이 정수 및 하수슬러지의 획기적인 처리방법으로 적용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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