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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

▲ 서호련 남원언론문화재단 감사
기부의 계절에 뉴욕타임스가 보내온 불름버그의 이야기이다. 임기가 끝나 물러나게 된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이 개인 돈 6848억원을 쓰고 시장에서 물러난다는 세모의 보도였다. 이 신문은 갖가지 공공보건·건강 관련 정책을 밀어붙여 화제를 모았던 블룸버그 시장이 재임 12년간 어떤 항목에 개인 돈을 썼는지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그가 직원들에게 매일 간단한 아침과 점심은 물론 베이글, 요구르트, 커피, 샌드위치, 과일 등 간단한 간식거리를 마련하느라 쓴 비용은 모두 80만달러(8억4천300만원가량). 여기에 정치헌금, 시민·사회 단체 지원금 등에도 50만달러(5억3000만원가량) 이상을 썼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는 뉴욕의 미술·복지·문화 단체에 2억6300달러를 기부했으며, 500만달러의 개인 자산을 들여 시장 관저를 개조했다. 그러나 그는 개조한 시장 관저에 살지 안 했다. 이와 함께 블룸버그 시장은 사회적 약자인 흑인과 히스패닉 남성들을 돕는데 3000만달러를 냈다. 이런 비용 등으로 인해 블룸버그 시장이 재임 기간 사용한 개인 돈은 최소 6억5000만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추산했다.

 

록펠러센터 건, 카네기 홀이 건 미국의 유명한 박물관, 미술관, 사립대학들 또는 공원 그리고 연구소들은 어김없이 미국 부자들의 기부에 의하여 만들어진 명소이다. 사실 미국의 빈부격차는 심하다. 그래도 빈부간의 갈등은 훨씬 덜하다. 그것은 빈곤층에 대한 사회복지제도가 잘 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과감히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여 이른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부자들의 태도가 적대감을 누그러뜨리고 있는 요인이기도 하다. 워런 버핏에 의하여 포브스 400대 부호명단 가운데 재산의 절반을 기부하기로 약속한 40명의 기부약속금액은 1200억 달러(약 140조원)이다. 이들 중에는 뉴욕시장 마이클 블름버그, 마이크로 소프트의 공동창업자 폴 앨런, 호텔 재벌 배런 힐튼, 데이비드 록펠러 시니어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이 기부한 재산이 가난한 사람들, 학교의 장학금, 최빈국의 기아해소, 암치료, 과학기술 발전등에 쓰여지고 있다.

 

언론재벌 이자 이번에 물러난 뉴욕시장 블름버그의 말이다.

 

“사람들의 인생을 바꾸어 놓는 일은 당신이 할 수 있는 일 가운데 가장 즐거운 일이다. 당신이 인생을 완전하게 즐기고 싶다면, 당신의 자식을 위해 무엇인가를 하고 싶다면 이 세상을 더 좋은곳으로 변화시키려고 노력하는 곳에 기부하라.”

 

버핏은 ‘죽은 후에도 부자인것 처럼 부끄러운 것은 없다’면서 자산의 상당부분을 살아 있을때 기부하기로 했다. 이를 계기로 기부를 하려면 살아 있을 때 하자는 움직임이 미국부자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다. 정신문명적으로 동양과 서양은 차이가 있다. 동양의 정신적 배경은 유교다. 유교가 강조하는것은 ‘청빈(淸貧)’이다. 돈을 나누어 주는 삶보다는 가난하지만 꼿꼿하게 사는 삶이다. 이에 비해 서양은 개신교 캘비니즘(Calvinism)에 뿌리를 두고 있는 재물관-청부(淸富)이다. 깨끗하게 벌어서 깨끗하게 쓴다는 것이다. 그러니 부자도 떳떳하고, 부자가 되어 사회를 위해 재산을 쓰는 것은 더더욱 떳떳한 것이다. 우리에게도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제주의 김만덕이도 있었고‘사방 1백리안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는 가훈을 실천한 경주 최부자집도 있었다. 그리고 매년 연말 전주 노송동 주민센터에 몰래 성금을 놓고 가는 얼굴없는 천사가 있다. 지난 14년동안 그가 몰래 놓고 간 성금은 모두 3억47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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