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그 학생이 태안반도에 대한 별다른 기억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그렇게 말했겠지만, 바로 옆에 있는 “국립공원 변산반도!” 대신 다른 지역이 나와서 질문한 필자가 당황했었다.
고등학생까지 부산에 살았고 미국과 서울에서 주로 활동한 필자가 전북과 전주를 제2의 고향으로 여기고 산 지 1년이 지났다. 그동안 전북 곳곳을 다니면서 느낀 것은 자연, 문화, 그리고 사람이 참 좋다는 것이다. 수려한 산들이 있고, 넓은 벌판이 있고, 아름답고 풍족한 바다가 있고, 다양한 문화 콘텐츠가 있고, 열심히 살아가는 ‘점잖은’ 사람들이 있다.
이런 좋은 조건에서 풍부한 물산이 나왔기 때문에 조선 말기 탐관오리들이 백성을 수탈했고, 그에 대한 저항으로 전봉준 장군이 앞장선 동학농민혁명이 발생했다는 역설적 설명도 가능할지도 모른다. 척박한 곳에서는 수탈하려고 해도 할 것이 없을 테니까.
근래 전북은 어떤 상황인가? 각종 경제지표를 참조하면 지방자치단체 중 전북은 꼴찌에 가깝다. 2012년 전북의 총생산은 38조 3890억 원으로 전체 총생산의 3% 수준이며, 전국에서 유일한 마이너스 성장률(-0.6%)을 기록했다. 전북과 비슷한 인구를 가진 전남의 총생산은 64조 5870억 원이었다. 작년 전북의 고용률은 55.4%로 전국 16개 시·도 중 14위, 경제활동 참가율은 56.5%로 15위였다. 우리 자신이 사는 전북을 우리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올해 초 서울대 행정대학원 서베이조사연구센터에서 발표한 행복도 조사에서 전북은 광역자치단체 16개 중 13위, 전북을 대표하는 전주시는 기초자치단체 230개 중 116위를 차지했다. 필자가 만난 많은 전북인은 여러모로 뒤떨어진 전북을 한탄하는 심경을 솔직하게 드러냈었다.
전북의 눈물은 전북 사람이 닦아줄 수밖에 없다. 중앙, 영남, 전남, 광주, 그 어느 곳도 궁극적으로는 전북의 눈물을 닦아줄 수 없다. 전북인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장본인이다.
필자는 전북이 스스로 우뚝 설 수 있다고 확신한다. 전북에는 수려하고 풍족한 자연, 다양한 문화 콘텐츠, 그리고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전북인이 있다. 낙담과 좌절은 금물이다. 이번 6·4 지방선거에서 도지사를 비롯한 여러 선출직을 제대로 뽑아서 ‘전북 매니지먼트’가 잘 굴러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과거와 현재를 잘 평가해서 미래에 투표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들이 전북 눈물 닦기 선봉에 나서야 할 것이다.
자연, 문화, 사람을 잘 어우르는 훌륭한 ‘전북 매니지먼트’가 몇 년 이내에 이뤄지는 것을 보고 싶다. 그래서 우리 전북인이 자긍심을 갖고 전북을 자랑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전북 해안의 국립공원을 물으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변산반도!” 라고 답하는 것을 듣고 싶다.
전북, 힘냅시다!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