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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마이산 전국마라톤대회 최고령 출전 정갑주씨 "건강 되찾고 인생도 술술 풀려"

딸 권유로 68세때 시작, 구부러진 허리 완쾌 / 한번도 빠짐없이 참가 "앞으로도 계속 달릴 것"

▲ 2014년 마이산 전국마라톤대회 최고령 출전자인 정갑주옹이 5㎞ 코스를 완주하고 있다. 추성수기자 chss78@

“마라톤을 시작하고 나서 허리가 펴졌고, 이제는 마라톤 없는 삶을 생각할 수 없습니다.”

 

전북일보와 진안군이 공동주최한 2014년 마이산 전국마라톤대회 5㎞ 코스에 출전한 정갑주옹(81·김제마라톤클럽)은 남들은 상상하기도 어려운 68세에 마라톤을 시작한 늦깎이다.

 

교통사고로 허리를 다친 뒤 일어나지도 못하는 상태로 6년간을 엎드려 살면서 바깥과는 담을 쌓고 살아왔다. 남들 보기가 창피해서 아예 집밖으로 나갈 생각조차 못했다.

 

그러나 세상은 그를 가만히 놔두지 않았다. 빚보증을 서준 젊은 농부가 예기치 않게 사망하는 바람에 그 빚을 떠안게 됐다. 벼농사와 과수원, 채소 등 평생을 농사만 지으며 살아온 ‘순농사꾼’ 으로서 어떻게든 빚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고, 그러기 위해서는 활동을 할 수 있어야 했다. 그래서 처음 시작한 것이 풍선 터뜨리기였다. 4개월 동안 계속됐다.

 

그러던 중 국방과학원에 근무하는 딸이‘달리기를 하면 허리가 펴진다’는 이야기를 듣고와서 함께 뛰자고 했다. 허리가 구부러진 상태로 2개월을 함께 훈련했는데 심한 요통으로 움직일 수 없었다. 아무리 치료를 해도 낫지 않았다. 그런데도 딸은 불과 2개월뒤에 대전에서 열린 열린 독거노인돕기 마라톤대회에 참가신청서를 냈고, 마라톤이 끝나고 나니 거짓말처럼 허리가 펴졌다. 이 것이 첫 마라톤대회 참가기록이고, 그 때가 2001년이었다.

 

사실 정씨는 평생을 ‘운동’으로 살아왔다. 1957년부터 4-H 활동 전도사를 맡아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지덕노체(智德勞體) 이념을 전파했고, 1968년부터는 식생활개선운동에 앞장섰다. 식생활이 간편하게 개선돼야 여권이 신장되고 사회가 발전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그래서 당시 친구들은 그를 만나면 인사가 “밥먹었냐?”가 아니라 “빵먹었냐?”였다.

 

마라톤을 시작하고서도 그의 운동기질은 그대로 이어졌다. 한글날이 공휴일이 아닌게 안타까웠던 그는 한글날을 공휴일로 지정하라는 글을 새긴 옷을 입고 잠실 등에서 열리는 마라톤대회에 꾸준히 참가했다. 아직도 마라톤을 하는 사람들중에는 그를 ‘한글날 영감님’으로 기억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때만해도 5000명이 뛰면 2500등 안에 들 자신이 있었습니다. 저는 마라톤을 시작한지 2년만에 풀코스에 도전했습니다. 비록 실패했지만요…. 저는 젊은 사람들이 (시도해보지도 않고) 안된다고 하는 말을 들으면 안타깝습니다.”

 

전북일보 진안마라톤대회에 한번도 빠짐없이 참가해왔다는 그는 앞으로도 전북일보 마라톤대회와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씨의 호적상 나이는 1936년생. 그러나 그는 호적이 3년 늦게 기록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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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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