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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 나무쪽으로 한 걸음 더

▲ 조봉업 전북도 기획관리실장
미국의 언론인 토머스 프리드먼은 세계에 대한 깊은 통찰로 유명한 칼럼니스트다. 그의 저서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를 보면 지역개발과 성장전략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렉서스’와 ‘올리브나무’는 각기 서로 다른 것을 상징한다. 최첨단 장비와 기술로 만들어져 전 세계에 팔리고 있는 자동차 렉서스는 ‘일반화된 개발의 상징’으로 언급되고 있다. 반면 지중해 지역에서만 자라는 올리브 나무는 ‘고유한 정체성(정치, 사회, 문화 등)을 바탕으로 한 발전’의 상징이다. 프리드먼은 올리브 나무로 표현되는 지역의 특수성과 렉서스로 대변되는 지역의 일반성, 이 양자가 적절한 균형을 이룰 때 바람직한 지역발전을 이끌 수 있다고 말한다.

 

이와 비슷한 개념을 언급한 철학자 강신주 교수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강신주 교수는 ‘단독성’과 ‘보편성’이라는 개념으로 양자의 의미와 관계에 대해 설명했다. 단독성은 말 그대로 절대 대체될 수 없는 것, 즉 나니까 겪을 수 있는 고유의 경험들을 의미한다. 반면 보편성은 세부 디테일은 다르지만 누구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경험을 의미한다. 결국 인생이란 보편성만으로는 풍족해 질 수 없기 때문에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신만의 단독성(singularity)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단계를 통해 경제발전을 이룩해왔고 전라북도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민선 이후 투자유치와 도로·철도·항만 등 인프라 구비를 위해 수없이 많은 땀을 흘렸고 수많은 자원을 투입하였다. 그 결과 현대중공업·효성·일진 등 유수의 대기업을 유치하는데 성공했고, 사통팔달의 고속도로망 구축과 새만금 신항만 건설에 돌입했다. 호남고속철도도 연말 개통을 앞두고 있어 지역발전의 호기를 맞이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만이 전북발전의 장밋빛 미래를 담보해주는 것이 아니다. 이를 딛고 한 단계 올라설 전략이 필요하다. 기업유치와 SOC 보강 등 기본적인 인프라는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되, 우리 도가 다른 지역과 차별화하여 성공할 수 있는 전략적 포인트를 개발해야 한다. 앞서 강신주 교수나 프리드먼이 얘기한 ‘전라북도만의 단독성’, ‘전라북도만의 올리브 나무’를 찾아 심고 가꾸어 나가야 한다.

 

그 단독성과 차별성이 한(韓)문화 자원에 있다고 본다. 우리 도는 한식, 판소리, 한지, 한옥 등 우수한 한문화 자원을 독보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특히 전주는 대한민국 유일의 유네스코 지정 음식창의도시다.

 

문화에 덧붙일 또 하나의 올리브 나무는 농생명산업이다. 우리 도는 고추장, 된장, 간장, 청국장 등 발효식품의 본고장으로 이름이 나있다. 차별화된 지역의 경쟁력과 공동체 문화를 바탕으로 농생명산업을 이끌어간다면 전라북도의 새로운 발전도 그리 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민선 6기 출범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전라북도뿐만 아니라 14개의 시군에서도 새로운 시대의 비전에 대한 많은 탐색과 궁구가 있을 것이다. 보편적 요소의 기반 위에 시군만이 고유하게 가지고 있는 단독성(uniqueness)을 천착하고 발견한다면 지역발전 전략에도 아이디어가 반짝 켜질 것이다. 이제 우리의 무게 중심이 보편성보다는 단독성으로, 렉서스보다는 올리브 나무쪽으로 한 걸음 움직일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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