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노인 100여명 돌봐줘 / 요양보호사 처우 개선 시급
박경란(43) 김제 노인복지센터장(전북 재가노인복지협회 운영위원)은 부모를 시설에 모신다는 미명 하에 속된 말로 ‘고려장’하는 세태를 먼저 걱정했다. 모든 자녀들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상황은 예전보다 더 심각해졌다고 한다.
“‘주·야간 보호서비스’의 경우 기초수급자가 아닌 분들은 한 달 15%의 자기부담금(약 15만원)이 발생하는데, 이 비용마저 자녀들이 도중에 외면하는 경우가 있어요. 또 지난해 12월 ‘재가노인 지원 서비스’를 이용하시던 A할머니는 방문 당일 인기척이 없으셔서, 이튿날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돌아가신 채 발견됐어요.”
박 센터장에 따르면 A할머니는 자녀와 연락이 끊긴 우울증을 앓던 독거노인이었다. A할머니는 1주일에 2번 1시간씩 방문하는 요양보호사를 그렇게 반가워하며 ‘요양보호사와 대화 하는 게 삶의 유일한 낙’이라고 말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요양보호사 방문일, 문이 잠겨 있고 인기척이 없자 이튿날 조사해 본 결과 며칠 전 집안에서의 낙상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센터장은 이어 지난해 도입된 ‘성년후견인제도’의 악용을 막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성년후견인제도에 따르면 친족인 후견인이 피후견인(노인 등)의 재산을 횡령·배임하더라도 처벌할 수 없는데, 이는 형법에 친족상도례 규정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노인들은 가용 재산이 없어도 기초수급자가 되지 못해 복지 사각지대로 몰리고 있다.
“이제는 국가의 예방적인 복지가 필요합니다. 장기요양등급을 받지 않고 최대한 건강하시도록, 우울증·고립·노인성 질환에 대한 선제적·체계적 관리가 이뤄져야 해요.”
김제가 고향인 박 센터장은 지난 2005년 성공회 신자가 된 뒤, 사회사업에 관심을 갖게 돼 노인복지에 투신했다. 현재 관리하는 노인만 100여명이며, 관련 요양보호사도 수십명이다. 박 센터장 역시 전북도가 요양보호사의 처우를 전국 평균에 근접하도록 개선해 줄 것과, 시설 운영상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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