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융합·소프트웨어 적용 산업·창업 부분 활성화 / 민선 6기 정책 방향 농생명·탄소 등 전략 수립 구상 / 中企 시장경제 논리보다 사회 정책적으로 접근해야
상공부 수습 사무관으로 근무할 당시 필리핀의 바나나 7000톤을 구상무역 형태로 들여와 판매한 수익금 150억원을 중소기업진흥기금에 전달하는 등 중소기업 지원업무는 시작하면 해결하거나 매듭짓는 ‘소방수(消防手)’ 역할을 자청해 왔다. 그는 어쩌면 중소기업과의 인연이 그때부터 닿아 현재 도내 기업 지원의 거점 역할을 하는 전북테크노파크 원장으로 자리하게 됐는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전북테크노파크에서도 소방수가 되길 바라는 그를 전주시 팔복동에 있는 전북테크노파크 원장실에서 만났다.
-취임한 지 3개월이 지났습니다. 먼저 소감은.
“저는 1983년 산업통상자원부(옛 상공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해 창업진흥원장으로 근무하다 좋은 계기로 30년 만에 고향인 전북으로 내려오게 됐습니다. 지금은 창의성이 활발히 꽃 피는 지식 정보화 시대, 창조 경제 시대인데 전북은 ICT 융합, 소프트웨어 적용 산업 및 창업 부분이 미진한 것 같아 이 분야를 활성화하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중앙정부에서 그리고 해외에서 9년 정도 일해 본 결과 우리 중소기업들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은 글로벌화입니다. 앞으로 전북지역의 글로벌화 속도가 배가 되도록 더욱 힘쓰겠습니다.”
-전북테크노파크가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간략하게 설명해 주시죠.
“원래 테크노파크란 기업과 대학, 연구소 등 인적·물적 자원이 집적화된 산업 단지를 말합니다. 전북테크노파크는 이러한 산업 단지에서 R&D 등 기술 고도화 작업을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조직으로 2003년 12월 설립됐습니다. 산자부와 전라북도의 출연기관으로 국가 기획 과제와 지역 특화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전북테크노파크 원장 응모 당시 발표했던 프리젠테이션(PT) 내용이 궁금합니다.
“전북테크노파크 운영 계획을 PT를 통해 15분 내외로 발표했던 기억이 납니다. 전북의 4대 성장 동력산업 외에도 전북의 발전을 위한 방안으로 새만금이라는 큰 마당을 활용한 사물인터넷이나 3D 컴퓨터, 나노, 바이오기술 등 다양한 미래 기술을 제시했습니다. 향후 10년 또는 20년을 내다보는 전기자동차실증단지, 사물인터넷실증단지 등을 구축해 제품을 만들고, 초기 벤처기업의 아이디어를 시제품으로 제작해 주는 미국의 테크숍(Techshop)과 같은 시제품 제작소를 통해 새로운 제조업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자동차·기계, 녹색에너지, 융복합소재산업, 식품·생명산업 등 전북의 4대 성장 동력산업과 관련해 전북테크노파크가 어떤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지.
“성장 동력산업 구조 고도화를 위해 우선 해당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8개 연구회(16개 분과)의 전북과학기술위원회를 통한 상시 기획 체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전라북도 전략산업협의회, 정책 포럼 개최 등의 산학연 협의체 운영으로 정보 공유를 통해 산업 육성 방향을 수립하고, 국내외 산업 이슈에 대한 정보 제공을 위해 산업정책정보 브리핑, 이슈&테크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민선 6기 지방정부의 산업 육성 정책 방향인 농생명, 탄소, ICT 융복합 등과 연계한 주요 산업 분야의 전략 수립을 구상 중에 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서울지방중소기업청, 창업진흥원장 등 새로운 직책을 처음 맡았을 때마다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요.
“직책을 처음 맡게 되면 조직이나 기관의 비전을 바로 세워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비전은 그 조직이 달성해야 할 청사진, 목표, 꿈을 의미하기 때문에 중요하고, 직원들의 의견 수렴을 통해 비전을 함께 만들어 가는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전북테크노파크의 비전은.
“제가 강요하기보다는 직원들 전체가 가진 생각을 모으기 위해 비전 공모를 했습니다. 민선 6기 지방정부를 맞아 전북테크노파크에서는 새로운 비전으로 ‘창조적 산업혁신의 허브, Challenge 2020’을 제시하고, 2020년까지 달성할 구체적 목표로 ‘전북도민 300만 시대, 전북도민 1인당 소득 4만 불, 전북 일자리 1만 개 창출’을 내걸었습니다.”
-서울지방중기청과 창업진흥원 등 중소기업 가까이에서 근무하면서 기억에 남는 활동(에피소드)이 있었다면.
“창업진흥원에 근무하면서 중소기업들의 애로 기술을 해결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기업에서 디자인이 예쁜 가습기를 판촉용으로 선물 받은 적이 있었는데, 딸에게 선물로 주었습니다. 사용 3개월 후에 고장이 났는데 A/S를 받을 데가 없어 난감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중소기업들의 발전을 위해서는 안정성이나 신뢰성에 대한 인증이 있어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SSM(Super SuperMarket) 문제로 작은 동네 슈퍼를 운영하시는 분이 자살 시도를 했다는 소식을 접한 후에는 중소기업들은 시장경제 논리보다 사회 정책적으로 접근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존경하는 인물이나 역할 모델이 있으신지요.
“닮고 싶은 사람은 정약용 선생과 이율곡 선생입니다. 정약용 선생은 목민심서에서 공직자의 자세를 논했습니다.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3차 면접시험에서 면접 위원이 ‘만약 자신의 뜻(소신)과 상관의 지시가 일치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하겠는가’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정약용 선생은 사대부의 벼슬살이하는 방법은 언제라도 벼슬을 버린다는 의미로 ‘버릴 기(棄)’ 한 글자를 벽에 붙여 놓았습니다. 저 또한 소신을 펼치는데 맞지 않는다면 그만두겠다고 답했던 기억이 납니다.”
-만약 현재 면접관이 똑같은 질문은 한다면 어떨까요.
“소신을 갖고 있기 때문에 소신이 옳다고 생각한다면 설득을 해야 하고, 만약 안 된다면 뜻이 관철되도록 시간을 갖고 추구해 나가겠다고 답하겠습니다.”
-끝으로 도민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많은 기업들이 창업하고, 많은 일자리가 창출되며, 사람이 모이는 300만 시대가 되려면 도민들이 마음을 열고 보다 개방적인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도민들의 개방적인 마인드가 외국인 방문, 외국 기업 유치에 도움이 됩니다. 우리 기업, 우리 도민처럼 반가운 마음으로 맞이해야 전라북도가 살고 싶은 도시, 기업을 세우고 싶은 도시가 될 것입니다.”
● 백두옥 원장은
- 9년간 대사관 근무, 현지 기업 애로 해결 앞장
전북테크노파크 백두옥(60) 원장은 익산 남성고등학교와 원광대학교 영어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과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미국 벤터빌트대학 대학원에서 연수를 마치고 동아대학교 대학원 법학과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지난 1983년 행정고시(26회)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다. 상공자원부 서기관으로 근무하다 1997년부터 9년간 외교부 주대만대표부 산업자원관, 산업자원부 수출입조사과장, 외교부 주인도네시아 대사관에서 산업자원관으로 활동했다. 이후 산업자원부 지역개발총괄과 및 무역구제정책과에서 부이사관으로 근무하고 중소기업청 감사담당관, 서울중소기업청장, 창업진흥원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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