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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전북일보 신춘문예 동화 심사평] "독창· 참신성 아쉬워…동심의 시각으로 봐야"

▲ 안도 아동문학가

신춘문예에서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독창성과 참신성입니다. 기존의 모습과 다른, 실험정신이 충만한 동화가 우리의 동화문단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올해 전북일보 신춘문예 응모 동화는 제재나 형식이 참신하지 못하고 고루하여 그러한 기대에서 다소 벗어났습니다.

 

최종심에 오른 5편의 작품을 보면 정유나의 ‘낮은 계단’은 지체부자유자가 보행보조기를 타고 서른 두 계단을 극복하니 높게 버티고 있던 계단이 낮게 보였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보행기를 고철이라고 한다든지, 어머니가 집을 나가고 아버지가 경마에 빠지는 등 작위적 불행한 환경 도출은 극복의지의 당위성을 희석시켰습니다.

 

‘하늘을 나는 백층이’는 산동네에 백층이 넘는 계단을 비행기 그림으로 변신을 시켰더니 주인공을 태우고 밤하늘을 날았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동화에서 제목의 기능은 동화의 핵심인데 백 계단을 백층이라 한 것과 깔딱이란 별칭이 낯설고 계단과 주변의 애환이 조화를 이루지 못했습니다.

 

‘엄마 인증제’는 비록 엄마 인증 기준에는 미달되었지만 자녀 사랑은 특 1급이라는 내용인데 엄마 인증제 필요성의 당위성이 부족했습니다.

 

‘꿀이와 별이’는 꿀벌들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동화에 삽입시켰으나 과학 동화에 가까웠고 특히 동화 분량이 20매 내외인데 40매를 웃돌아 기준에 미달했습니다.

 

최빛나 씨의 ‘엄마의 빨간 구두’는 그동안 많이 다룬 다문화 가정 소재여서 참신성은 결여되었으나 새 엄마로 들어온 외국인 엄마와의 갈등 해소 과정을 문장 및 화법의 간결함이나 짜임새 있는 구성을 통해 공감을 주었습니다. ‘팽팽한 토크 배틀’ 등 약간의 동화적 부적절한 언어가 거슬렸지만 가능성을 높이 사서 당선작으로 뽑았습니다.

 

동화작가로 입문하려는 분들에게 고언을 하고자 합니다. 시대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정보시대로 바뀌고 있습니다. 따라서 동화의 패러다임도 바뀌어야 합니다. 힘든 현실의 배경을 작위적으로 설정하고 동심이 아닌 어른의 시각으로 무리하게 교시적 교훈을 주려는 태도와 가슴으로 감동을 주지 못하고 머리로 짜내는 캐릭터 설정을 버리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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