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몸을 누이는 늦은 밤에도 외양간 소는 끝없이 되새김질을 합니다. 어쩌면 그것은 생존을 위한 그들만의 숭고한 삶의 방식인지도 모릅니다. 저 역시 숙명처럼 끝없이 글쓰기를 되새김질 했습니다.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꼭꼭 씹어 내면 깊숙한 위(胃)에 쌓는 그 일은 온전히 외롭고도 쓸쓸한 내 삶의 방식이었습니다. 울컥울컥 목구멍을 넘어오던 그것들을 운명처럼 함께 품어가고 싶었습니다. 기약 없는 날들이었지만 그 기약 없음을 사랑했습니다.
들꽃이 피는 계절에는 그 사랑 또한 아득했다가, 강물이 불어 가로수가 잠기는 계절이면 처연하기도 했습니다. 아픔이었고 때로는 고통이었지만 그 조차도 진득이 품었습니다. 아득한 빛을 향한 그리움으로 살아온 시간들. 그러고 보니 삶이란 겪는 사람의 것이지 밖에서 바라보는 이의 것은 분명 아닌 가 봅니다.
수필을 짝사랑하는 내 사랑의 도량형은 어떤 형태일까?불안하고 초초했지만 그냥 온전한 그 사랑 하나만으로 행복하고 싶었습니다.
남다른 삶을 살아오면서 겪어야 했던 고통들이 꽃을 피우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못갖춘마디 같은 그 한 시간 한 시간이 있었기에 오늘의 제 악보가 완성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시 되새김질은 시작될 것이고 또 아파해야 하는 시간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냥 이 기쁨을 가만히 음미하려고 합니다.
뽑아주신 심사위원 선생님과 영광의 자리에 이름을 올려주신 전북일보에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손 잡아주신 김영식 선생님께 감사드리며 시거리문학 회원 여러분들과 이 기쁨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매일 밤 물그릇 들고 나가 기도로 마음을 보태준 남편과 지켜보며 응원해주던 가족에게 사랑한다는 말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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