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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이 사는 길

트위터·페이스북 통해 독자와 꾸준히 소통하며 지역 생활정보 제공을

▲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신문과 방송이 뉴스를 독점적으로 생산하는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독자와 시청자들이 뉴스를 직접 생산하는 시대가 되었다. 속보성 측면에서 이미 신문과 방송은 소셜미디어를 따라갈 수 없다. 지난 2011년 오사마 빈 라덴이 사망했을 때도 사람들은 바로 트위터를 연결했고, 공격 현장 주변에서 일반인들이 트위터로 상황을 중계하기도 하였다. 이러다 보니 신문과 방송은 뒷북 신세가 되고 말았다. 그래서 지난 2012년 9월 우크라이나에서 개최된 제 64회 세계신문협회 총회(World Newspaper Congress)에서 ‘뉴스란 15초 전에 알지 못했던 그 어떤 것’으로 새롭게 정의되기도 하였다.

 

그러면 신문은 이대로 죽는 건가? 신문에게는 다행스럽게도 소셜미디어 역시 한계가 있다. 트위터 등은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전달해줄 수는 있지만, 왜 그런 일이 벌어지는지에 대해서는 말해주지 않는다. 트위터 등이 뉴스를 먼저 알리지만, 더 깊이 들어가는 것은 여전히 신문 몫으로 남는다. 결국 신문은 어떻게 하면 뉴스를 짜임새 있게 정리하여 독자들에게 전달할지를 생각해야한다. 다시 말해 사건의 원인과 배경, 의미, 전망 등을 분석하여 전달해 주는 뉴스의 문맥(context)에 더 주목해야 한다. 그게 신문이 살 길이다.

 

모바일 미디어시대에서 중앙지 보다 더 어려운 환경을 맞이하고 있는 지역신문은 독자감소→광고수익 감소→경영 악화→신문의 질 하락→독자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지역신문도 살길이 있는가? 물론 있다.

 

지역신문이 살기 위해서는 먼저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 독자와 꾸준히 소통하면서 뉴스 룸을 재편해야 한다. 예를 들어 스웨덴의 ‘스벤스카 다그블라데트’신문은 편집국을 빠른 뉴스(fast news)팀과 느린 뉴스(slow news)팀으로 재조직하였다. 빠른 뉴스는 온-오프라인에서의 속보를, 느린 뉴스는 신문 발간에 앞서 미리 많은 양의 기획 콘텐츠를 생산해내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지역민들이 지역신문을 구독하지 않는 이유를 보면 ‘돈을 내면서 까지 읽을 만한 정보가 없어서’가 가장 많았고, 이어서 ‘지역민의 이목을 끄는 핵심 콘텐츠 부족’이었다. 지금처럼 거의 모든 지면이 도지사나 시장, 군수 동정으로 도배되는 관공서 중심 기사로는 일반 독자들이 떠날 수밖에 없다. 언젠가 같은 날 같은 신문에 전주시장 사진이 무려 여섯 번이나 실린 적도 있다고 하니 말 다했다. 지역민들이 돈을 내면서까지 지역신문을 구독하는 이유는 단체장이나 관청정보 보다는 지역생활정보를 알고 싶어서이다.

 

예를 들어 보자. 독일의 ‘진델핑어/뵈블링어 차이퉁’은 직장인들의 가장 큰 지역생활정보가 점심식사 장소와 메뉴라는 점을 알고서 매일 3~4개의 식당이 제공하는 점심식사 메뉴 정보를 지면과 사이트를 통해 게재하고 있다. 식당 위치, 전화번호, 오늘의 점심메뉴, 가격, 좌석수, 흡연석 유무, 애완동물 동반가능여부, 주차가능여부, 엘리베이터 설치여부 등 다양한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하고, 해당 식당을 클릭하면 지도까지 나온다. 아울러 종이신문에 실린 쿠폰을 지참하는 독자에게는 가격을 할인해주도록 하였다. 지역신문독자들은 바로 이같이 피와 살이 되고 돈이 되는 정보를 원한다.

 

지역신문이 살 길은 관청기사를 확 줄여버리고, 소셜미디어를 연결고리 삼아 독자와 끊임없이 소통하고 호흡하는 소셜 미디어(social media together)와 함께 전략을 유지하면서 교육, 쇼핑, 먹거리 등 지역밀착형 생활정보의 발굴이 최선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권혁남 교수는 한국언론학회장, 전북대 사회과학대학장, 전북민언련 공동대표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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