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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격서(聲東擊西)

▲ 고미희 전주시의회 의원
아무리 좋은 칼도 오래 쓰다보면 칼날이 무뎌지기 마련이다. 사람의 반응도 그와 다르지 않다. 어떤 큰일을 처음 당했을 때는 하늘이 무너질 것처럼 놀라 혼신의 힘을 다해 대응하지만 그 일을 반복적으로 겪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어느새 무덤덤해지기 시작한다.

 

얼마 전 북한이 또 핵실험이라는 엄청난 도발을 감행했다. 1차 핵실험 때만 해도 유엔이 단 5일 만에 대북제재결의안을 채택했었다. 하지만 2차, 3차, 4차 이렇게 반복될수록 유엔의 결의안 채택 기간이 18일, 23일, 이렇게 길어지고 있다. 북한의 핵 보유에 대한 거부감이 그만큼 무뎌지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반응 또한 눈에 보이게 무뎌졌다. 1차 실험 때만 해도 금방 전쟁이라도 터질 것처럼 놀라 비상시에 필요한 생필품 사재기에 바빴다. 그런데 2차, 3차 핵실험을 겪으면서 서서히 무뎌져 이번 4차 핵실험은 늘 짓던 뒷집 개가 또 짓는구나! 하고 큰 반응 없이 시큰둥하기만 하다.

 

유엔이나 우리 국가가 북한을 제재하는 것을 살펴봐도 그렇다. 김정은이 겁을 집어먹고 움츠리게 만들거나 옴짝달싹 못하게 만들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이 없다. 그저 국제사회와 공조하여 북한의 경제를 경색시키는 제재 정도에 불과하다.

 

북한은 핵실험 아니라 핵실험 할아버지 규모의 무기 실험을 감행해도 국제사회나 유엔에서 북한의 근간을 무너뜨릴 만큼 결정적인 제재를 가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걸 안다. 그 한계를 알기 때문에 북한은 대놓고 핵실험 도발을 감행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 벌이고 있는 핵실험은 미국이나 남한을 위협하겠다는 의도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지금까지 북한이 벌이는 대남전략을 보면 늘 삼십육계비본병법(三十六計秘本兵法)중 6번째 계책인 성동격서(聲東擊西)의 계책을 쓰고 있다. 동쪽에다 소리를 지르고 서쪽을 공격하는 것이다. 이번 4차 핵실험도 그 범주를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을 위시한 서방국가에 위협을 가하는 척 하면서 실제로는 남한에서 뭔가를 얻어내려는 속셈이 분명하다.

 

그런 김정은의 꼼수에 국가가 더 이상 놀아나지 말아야한다. 끈에 묶인 강아지처럼 눈을 빤히 뜨고도 어쩔 수 없이 짖어대기만 하는 무기력한 대응도 이제 그만 할 때가 되었다. 그렇게 늘 끌려만 다니니까 북한이 반복적으로 성동격서의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유엔이나 서방국가는 어디까지나 제 삼자일 뿐이다. 그들이 정하는 제재의 한계에 묶이지 말고 자주국방적 차원에서 야생멧돼지처럼 겁 없이 천방지축으로 날뛰면 언제든지 물어죽일 수 있다는 강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제 북한을 견제하기 위해 묶어놓았던 사냥개의 끈을 풀 때가 되었다. 사자는 나약한 사슴 한 마리를 잡는데도 사정을 두지 않고 최선을 다한다. 사자처럼 최선을 다해 강경하게 응징하면 아무리 무분별하게 날뛰는 야생 멧돼지라 해도 다시는 함부로 날뛰는 일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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