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가정은 기본적으로 화목해야 하고 마땅히 따뜻한 보금자리여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도 가정이 화목해야 모든 일이 잘 풀린다는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란 말은 동서고금을 망라해 인간사를 관통하는 삶의 지혜가 담긴 통찰이 아닐 수 없다. 가정이 화목하지 않은 상태에서 바깥 일이 잘 풀리기 힘들고 설사 잘 풀리더라도 지속적으로 유지되기는 더욱 어렵다.
그렇다면 모든 삶의 바탕이자 에너지원인 가족과 가정의 화목은 어떻게 하면 이루고 잘 유지할 수 있을까.
당나라 때 장공예라는 사람은 9대를 내려오며 자손들 수백 명이 한 집안에서 살았다. 그럼에도 그 가족은 언제나 서로 위하고 화목하게 살았다. 이 사실이 당왕조 3대 황제인 고종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고종은 이를 기특하게 여겨 그 집을 직접 행차해 가족 화목의 방법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이에 장공예는 종이와 붓을 가져와 대답 대신 무릎을 꿇고 앉아서 묵묵히 글로 대답했다. ‘참을 인(忍)자’ 100여 자를 써서 올린 것이다. 장공예가 써 올린 글을 받아 본 황제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선물을 하사했다 한다. 어느 집안이고 갈등과 대립은 현실적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화목하게 지내는 이유는 그 갈등과 대립을 일단 참고 또 참으면서 시간적 여유를 두고 그 원인을 풀어간다는 의미였다.
누구나 알고는 있지만 대부분 실천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참는 것’이다. 가족간에 갈등이나 반목이 발생하면 참을 인자 100개는 아니더라도 몇 개만이라도 마음에 새겨보자. 그냥 참으라고 하면 좀 억울하지만, 참는 것이 용서라고 생각해 보자. 영국의 시인인 한나 무어는 “용서란 마음의 경제학”이라고 말한다. “용서는 분노의 비용을 절감시켜 영혼을 낭비하지 않도록 돕는다”고 주장한다. 결국 참으면서 용서하는 것이 나뿐만 아니라 가족에게도 경제적으로 이익이라는 말이다.
행복한 결혼 생활의 조건 또한 다르지 않다. 체질도 생각도 살아온 환경과 방식도 다른 두 사람이 한 집에서 행복하게 살려면 자기 권리의 절반을 포기할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 배우자에게 맞추어 자기 권리의 절반을 포기하고 인내할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
맹자는 “하늘의 시운이 지리적 유리함만 못하고, 지리적 유리함은 사람 간의 화합만 못하다(天時不如地利, 地利不如人和)”고 했다. 화합과 화목이 이길 수 없는 것은 이 세상에 아무것도 없다는 이야기다. 삶의 무게가 가혹해질수록 가족 간의 화목이 더욱 절실해지는 이유다.
가족화목의 비결은 다름 아닌 바로 참고, 참고 또 참는 것이다. 화목한 가족이란 ‘작은 인내와 용서로 쌓아 올린 탑’이다. 그 작은 돌중에서 으뜸은 인내다. 뜻 깊은 가정의 달을 맞아 집집마다 인내의 돌로 화목의 금자탑을 쌓아 올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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