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근 소설가·예총 남원지회장
전국적으로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한옥마을, 혹은 한옥촌의 한옥들은 겉 무늬만 한옥일 뿐, 속을 들여다보면 오직 편리함만을 추구한 국적불명의 시설을 해놓은 경우가 많았다. 그러던 차에 남원시가 추진하고 있는 남원예촌의 한옥은 한국인의 삶과 정신을 온전히 살려낸 그야말로 한옥다운 한옥이라 아니할 수 없다.
우선 남원예촌의 한옥은 목재를 다듬는 대목장, 전통 기와 잇기의 번와장은 물론 전통구들장 놓기와 황토 흙벽 시공에 인간문화재급의 명장들이 참여하여 백제와 고려, 조선을 거쳐 면면히 이어져 온 한옥의 양식을 온전하게 살려내었다. 남원예촌의 한옥은 목재는 육송을 사용하고 거기에 옻칠까지 하여 나무의 결을 자연 그대로 살려냈으며, 난방은 전통 구들장 위에 바닥에는 황토를 깔아 장작불로 데운 방에서 하룻밤 잠을 자고 나면 몸과 마음이 가뿐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또한, 전통방식으로 벽체를 황토로 시공하여 공기의 소통이 잘 되도록 하는 등 100세 시대에 걸맞은 건강을 추구하는 집으로 건축하였다.
전통은 지킬수록 발전하고 아름답게 빛난다. 또한, 전통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발전해 간다. 그것이 저급한 편리함의 추구가 아니라면 시대에 맞게 변화 발전시켜 가는 것도 후세를 위한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남원예촌의 한옥은 목재에 옻칠한 것이 다른 한옥마을에서는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건축기법이라고 한다. 전통한옥이 오랜 시간 가지고 있던 화재의 위험성과 곰팡이의 번식, 흰개미 등이 목재를 훼손하여 수명을 단축하는 약점을 해소한 것이 옻칠이라고 했다. 옻칠은 천 년을 이어 온 남원의 전통문화유산으로 옻칠한 남원의 목기는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반짝반짝 빛을 낸다. 남원예촌의 한옥이 명품이라고 주장하는 이유가 전통을 지키고 남원의 올곧은 정신과 품격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원예촌의 한옥체험은 단지 하룻밤 숙박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아궁이에 장작불을 때고, 남은 숯으로는 고구마와 감자도 구워 먹으며, 가마솥에 옥수수를 삶아 가족끼리, 혹은 연인끼리 오순도순 둘러앉아 소중한 추억을 쌓을 시간이 될 것이라 하니, 몸과 마음의 건강을 챙길 힐링의 장이 되리라 믿는다.
문화유산의 보고인 남원에 새롭게 조성된 남원예촌의 한옥은 남원의 또 다른 자랑거리로 우뚝 솟을 것이다. 남원예촌에서 한옥체험도 하고, 광한루에서 성춘향과 이몽룡의 사랑 얘기도 되새기며, 국악의 성지에서는 판소리의 향기에도 취해 본다면 남원의 문화예술과 역사의 진수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천 년의 전통에 편안함을 더하겠다’고 선언하며 개관하는 ‘전통한옥체험시설 남원예촌 바이켄싱턴’의 개관이 의미가 있는 것은 그 안에 남원의 천 년 정신과 예술혼이 오롯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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