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으로 여름에 접어들고 수온이 증가하면서 그 질긴 생명력의 조류가 활기차게 번성하고 있다. 그로 인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캐나다, 중국 등 세계 곳곳에서 관련뉴스가 연일 보도되며, 전 세계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조류(algae)는 어떤 생물이고, 녹조현상은 무엇일까? 먼저, 조류는 물속에서 광합성을 하는 식물성 플랑크톤으로 종에 따라 여름철뿐만 아니라 봄, 가을 심지어 겨울에도 존재한다. 조류는 지구상 먹이사슬의 가장 기본이 되는 1차 생산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생명체이다.
여름철과 같이 높은 수온과 일조량, 영양염류 유입 등 조류 성장에 적합한 환경이 조성되면 조류가 과번식하면서 하천과 호소를 진한 녹색으로 만들게 되는데 이러한 현상을 녹조현상이라고 한다.
녹조현상은 물이 걸리는 일종의 ‘감기’라고 볼 수 있다. 감기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면역력이 약해진 상태 또는 일교차가 심한 봄, 가을에 주로 많이 걸린다. 즉, 누구든 언제나 그 잠재성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이와 같이 물도 오염물질 유입으로 인하여 면역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일조량과 수온 등의 조건이 맞으면 언제든 감기에 걸리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역시 적합한 조건이 해체 되거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레 낫게 된다.
올 여름에도 녹조현상은 여러 지역에서 예외 없이 발생하고 있지만, 인간이 인위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조건은 그리 많지 않다. 즉, 오염물질이 물로 흘러 들어가고, 이상기후가 지속되는 한 수생태계는 계속해서 감기에 걸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더욱 심해지는 녹조현상을 그저 바라보고 방관할 수는 없다. 필자가 근무하는 K-water 섬진강댐관리단에서도 조류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조류제거물질을 살포하는 등 조류 제어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물로 흘러드는 영양염류를 최대한 줄여 조류의 발생을 최소화하고 물과 강이 하루 빨리 건강을 되찾도록 하는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우리가 기억해야 할 사실은, 녹조현상과 상관없이 우리가 사용하는 수돗물은 항상 깨끗하다는 점이다. 녹조가 이슈가 되는 이유는 우리가 사용하는 수돗물에 유해한 성분이 들어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자리 잡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정밀한 처리과정을 거쳐 완벽하게 정수 처리된 수돗물은 매우 깨끗하고 안전하여 걱정할 문제가 아니다. 앞으로 이상기후의 원인이 되는 현상들을 바로잡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녹조현상에 대한 막연한 걱정과 근심보다는 그 자체를 자연현상으로 받아들이고 발생을 최소화하려는 국민적 노력에 동참하는 현명한 자세가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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