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어느 조합장의 그릇된 농민사랑

▲ 김효종 제2사회부 기자·무주

얼마 전 기자는 ‘무주 일부 사과농가가 잎 따기 작업시기를 앞당겨 농사를 망쳤다’는 내용의 보도를 한 적이 있다.

 

햇볕 데임(일소·엽소) 피해의 원인이 폭염이라는 자연적인 탓도 있지만 잎 따기 작업을 서두른 ‘농민의 과실’탓도 있다고 했다.

 

물론 잎 따기 작업을 앞당겨 했다손 치더라도 지독한 폭염만 없었더라면 피해는 비껴갈 수 있었고 시골마을의 일손이 부족하지만 않더라고 작업을 서두르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피해의 직접적인 원인이 빠른 잎 따기 작업이었다는 것은 불변이며 피해농가 대부분은 무풍면에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보도 후 군 관내 농협조합장으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농사를 망친 농민들에게 위로는 못할망정 마음의 상처를 주는 기사를 써서 되겠느냐. 언론이 사회적 약자 편에 서줘야 되는 것 아니냐”는 등 일종의 항의내용이었다.

 

모두 맞는 말이었고 기자 역시 공감하는 바가 컸다.

 

하지만 조합장이 간과한 것이 있다. 잎 따기 작업을 하지 않은 농가는 거의 피해가 없었다는 점이다.

 

농가들에게 전문지식을 알려 농사에 큰 도움을 주는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잎 따기 작업을 적기에 하도록 영농지도를 해왔고 이런 피해를 입게 된 건 날씨 탓도 있지만 농가들이 수확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그 작업을 서둘렀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결국 작은 욕심이 큰 화를 불러온 것.

 

이번 폭염으로 인해 무주사과가 수확량 감소와 함께 상품으로써의 가치하락까지 가져왔다는 것인데 작황이 좋은 농가들은 이에 대해 불만이 높다.

 

과수농가들은 “농사가 잘못된 건 안타까운 일이지만 마치 무주사과 전체가 품질이 좋지 않은 것처럼 호도하는 것에는 큰 문제가 있다”며 “이런 일로 인해 소비자들로부터 무주사과가 외면당한다면 그 책임은 누가 져야 하냐”고 했다.

 

조합장은 최초로 사과농가들의 피해사실에 대해 취재를 부탁한 장본인이다. 조합장의 무한한 농민사랑 그 자체는 감동이지만 한쪽 면을 바라보는데 치우쳐 무주과수농가 전체가 농사를 잘못지은 것 마냥 비치는 건 우리 모두의 손해다.

 

모든 일에 신중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특히 기관단체장은 더 말할 나위 없다.

김효종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읍 ‘다시, 사람이 하늘이다’…제59회 동학농민혁명기념제 개최

교육일반전북 퇴직 교원 333인, 이남호 교육감 예비후보 지지 선언

노동·노사“우리도 노동자”···‘구슬땀’ 흘려도 권리는 없어

금융·증권코스피, 7,000 돌파…'꿈의 7천피' 시대 열렸다

군산“공약은 넘치는데”…군산 표심, ‘실행력’에 관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