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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한 맘으로 추석을

▲ 신이봉 명성화학 대표·본보 객원논설위원

추석이 성큼 다가왔다. 설날과 추석은 우리 민족에게 가장 큰 고유의 명절이다. 이 황금연휴를 통해서 민족의 대이동이 시작된다. 항상 고향은 어머님의 따스한 품과 같아서 사랑과 생명으로 넘쳐난다. 우리가 동심의 세계에서 살아왔던 고향 땅은 지금 각종 열매가 풍성하게 익어가고 있다.  

 

곡식들이 고개를 숙이고 황금 물결이 출렁이는 들판과 서늘한 바람은 전형적인 우리의 농촌 풍경이다. 이 자연의 섭리가 마음을 풍요롭게 하면서 흐뭇함을 가져다 준다. 고개 숙인 벼처럼 더 겸손해야 한다. 자신을 낮추는 겸손은 주위 사람들을 편하게 한다. 그간 자신도 모르게 겸손이란 덕목을 잊고 자만심에 빠진 것은 아닌지 뒤돌아보는 추석이 되길 바란다.

 

누구나 고향을 그리워한다. 그 이유는 고향이 생명을 주었고 사랑을 베풀어 주었기 때문이다. 1960년대 광부와 간호사 만여명이 고향 산천을 떠나 낯선 이역만리 독일 땅에서 한인사회를 이루며 살아왔다. 왜 그들이 독일까지 갔겠는가. 지긋지긋한 가난을 물리치기 위해 돈벌이하러 홀연히 떠난 것이다.

 

그들은 날마다 목숨을 걸고 깊은 막장에서 석탄을 캤다. 간호사들도 마찬가지로 중증환자 대소변을 받아내면서 심지어 시체를 솜으로 닦아내는 일을 했다. 참으로 하루하루가 고달픔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모두가 힘든 일이라서 꺼렸지만 이를 악물고 쉴 겨를도 없이 열심히 일만 했던 것이다.

 

그것도 줄 없고 배경 없으면 가지 못하였다고 하니 지금 생각하면 웃음거리요 참으로 믿기지 않았다. 그러나 당시 우리의 형편이 너무 가난하고 힘들었을 때라 궂은 일을 마다치 않고 간 것이다. 이제 그들도 고령이 되어 조국 고향을 몹시 그리워한다고 한다. 그들 가운데는 현지에서 살면서도 자신이 사랑받고 자라온 고향 땅으로 돌아가는 것을 학수고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구초심(首丘初心)이란 말이 언뜻 떠오른다. 우리도 이제는 독일 못지않게 잘사는 나라가 되었다. 우리도 그들이 조국 땅으로 돌아오고 싶으면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그들이 땀 흘려 번 돈이 원천이 돼서 오늘과 같은 풍요의 땅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올 추석은 감사하는 맘으로 맞이해야 할 것 같다. 그 이유는 가마솥 폭염 속에서도 하늘이 결실을 맺어줬기 때문이다. 이처럼 풍요의 땅으로 변화시켜 준 자연의 위대함에 더 감사함을 느껴야 할 것이다. 항상 우리를 맘속 깊이 보살펴준 조상님과 부모님의 은공에 대해서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번 추석은 자신을 낮춰 부모 형제와 이웃을 섬기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그렇게 되면 가정의 화합을 통해 이웃 간에도 정을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추석에는 크고 작은 사건과 사고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서로가 기분 좋은 만남 속에서 불행한 일이 생겨서는 안 되겠기 때문이다. 음주운전 음주폭력 음주사고를 비롯해 안전 불감증이 빚어낸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항상 사고는 안일한 사고방식에서 비롯된다. 2015년 기준으로 세계 120개 국가 중에서 대한민국이 범죄 발생 1위라는 사실에 부끄러울 뿐이다. 이런 상황인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정부한테 맡기고 신뢰할 수 있겠는가.

 

김영란법이 이제 28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부정부패를 발본색원하여 원칙과 기본이 바로 서는 나라가 됐으면 한다. 이번 기회에 법치가 제대로 서는 대한민국이 됐으면 한다. 유럽이나 선진국처럼 만인이 법 앞에 평등하다는 것을 실천하는 나라가 됐으면 한다. 이번 추석은 사상 유례없는 폭염을 견뎌내며 알찬 수확철을 맞이 했기 때문에 모두가 가족과 함께 행복한 추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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