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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 떠나는 자연 닮은 생태여행

▲ 조병옥 새만금지방환경청장
만 여년 시간의 비밀을 간직한 고인돌을 지나 꽃무릇이 반겨주는 매산재로 올라서면 구름 골짜기(雲谷)가 시작 된다. 좁다란 데크를 따라 녹색의 한가운데로 들어가면 산초향이 은은하고, 향 따라 날아온 산제비나비가 생기를 더해준다. 연못의 어리연꽃을 보고 있노라면 복잡한 도시에서의 상념은 구름과 함께 흘러가니 몸과 마음도 한결 맑아진다.

 

이곳은 지난 2014년 생태관광지역 성공육성모델로 선정된 고창운곡습지이다. 지금은 우리나라 대표 생태관광지역이 되었지만 알고보면 조금은 슬픈 과거가 담겨있다. 지난 1984년 아산댐 축조로 근처 9개 마을주민 158세대는 자자손손 살아온 고향을 떠나야 했다. 주민들이 떠난 후 30여 년 동안 사람의 발길이 끊겼고, 자연은 스스로 아픈 상처를 치유하듯 회복과정을 거쳐 원시 습지가 되었다. 습지의 가치를 알아본 주민들이 습지보전에 노력을 기울인 결과 지금은 연간 1만 7000명이 찾아오고 경제적 수익도 창출하는 생태관광지가 되었다.

 

생태관광(Ecotourim)이라는 말은 생태학(ecology)과 관광(tour ism)의 합성어로 자연 보전을 위한 활동을 주목적으로 관광객에게 환경보전의 학습기회를 제공하고 관광으로 인한 수익은 지역 생태계 보전에 사용된다. 이 용어는 지난 1983년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서 미국홍학 서식지를 해양레저시설지구로 개발하려던 계획의 대안으로 처음 등장했다. 우아한 자태의 홍학무리를 비롯해 고래와 바다거북 등을 찾아 전 세계관광객이 방문하는 이곳은, 주민들이 홍학이 다시 돌아 올 수 있는 서식지를 지킴으로써 환경보전이 항만개발보다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음을 믿고 지켜낸 보물이다. 정부는 생태관광이 참여자의 자연보전 의식을 높임으로써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사람이 찾아오는 마을을 만드는 효과에 주목하고 지난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생태관광정책을 추진하여 왔다. 고창 고인돌과 운곡습지를 포함하여 인제군 생태마을 용늪과 제주시 동백동산습지, 신안군 영산도 명품마을 등 총 20개 지역을 생태관광지역으로 선정하였다. 전라북도에서도 이에 발맞춰 백제문화유적지구인 익산의 서동생태관광지과 금강의 발원지인 장수 뜬봉샘 에코파크, 서북쪽의 용궐산과 남쪽의 무량산이 있어 장군이 나올만한 명당이 있다고 한 순창 장군목, 고려 태조 왕건과 조선 태조 이성계의 개국설화가 서려 있는 상이암을 품은 임실 성수 왕의 숲 등을 1시군·1생태관광지로 조성 중이다.

 

이렇듯 우리지역은 생태관광성공육성모델과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백제문화 유네스코 역사지구와 금강·섬진강의 발원지를 비롯한 명산제찰(名山諸刹)까지 자연경관과 역사·문화를 겸비한 지역으로 앞으로 생태관광이 더욱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 된다.

 

여행하기 좋은 가을이 왔다. 바야흐로 하늘에는 기러기가 날아들고 산은 붉게 물드며(정안홍엽征雁紅葉), 국화는 자태를 뽐내고 물은 비취처럼 푸른빛을 띠는(국오수벽菊傲水碧) 계절인 것이다. 관광주간(10월 24일~11월 6일)에는 우리지역의 자연과문화를 체험하며 마을경제에도 기여하는 생태여행을 해 보는 것은 어떨까? 생태여행은 자연을 닮아가는 ‘의미 있는 여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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