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포의 다른 말 '픽미' / 협동조합으로 '픽업' / 청년들 창업 기회로
지금 대한민국호(號)의 시계(視界)가 제로(0)다. 정치적 격랑과 함께 경제, 산업 전반이 침체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앞 다투어 그야말로 ‘퍼펙트 스톰’을 경고하고 있다. 이러한 엄혹한 현실 속에 서울대 김난도 교수가 펴낸 <트렌드 코리아 2017> 에서 핵심 키워드로 선정한 픽미 세대(pick-me generation)란 단어가 눈길을 끈다. 트렌드>
치열한 경쟁 속에 ‘나를 선택해 달라’는 간절함을 품고 사는 대한민국 20대의 새로운 모습이라고 한다. 단군 이래 최고의 스펙을 갖췄지만 선택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하는 고단한 세대라는 의미이기에 ‘3포 세대’나 ‘N포 세대’의 또 다른 이름인 셈이다. 이들의 절박한 ‘픽미(pick-me)’라는 외침에 ‘픽업(pick-up)’으로 응답해 줄 대안은 없을까?
필자가 몸담고 있는 신협에서는 청년실업, 양극화, 저출산 등 당면한 사회문제에 대해 기존의 금융협동조합만으로는 해소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융복합 협동조합’을 추진하고 있다.
스페인의 몬드라곤 협동조합 그룹을 주목하고 있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일자리 창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몬드라곤은 제조업, 금융업, 서비스업 등 110개의 협동조합과 260개 자회사를 거느린 협동조합 복합체로 기업목표가 이윤 극대화가 아니라 ‘고용창출’이다. 금융위기 때에도 영리기업들과 달리 일자리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재배치하는 방법을 택했고 실직시 월급의 80%를 실직수당으로 받도록 하는 등 실업을 개인의 탓으로 돌리는 것이 아니라 공동의 책임으로 끌어안았다. 덕분에 노동자들은 고용불안 없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을 하며 이것이 몬드라곤을 세계 최대의 협동조합 그룹으로 만들었다. 개개 협동조합은 작고 힘이 없지만 연대하면 경제 위기와 같은 큰 태풍에서도 안전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2012년 협동조합법 제정 이후 1만여 개의 협동조합이 설립됐다. 이들 협동조합 중 49.4%가 지역사회에 재투자하고 있고 평균 4.3명의 고용창출을 이루고 있다는 반가운 통계가 있지만 실질적인 청년 일자리 창출의 동력이나 실효성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
우리 신협은 청년 협동조합 창업 공모전을 비롯해 협동조합 멘토링 사업을 지원함으로써 자본과 사회경험이 부족한 청년들에게 협동조합 창업의 기회를 제공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1807년 독일, 나폴레옹 군대가 휩쓸고 간 초토화된 상황 속에 철학자 피히테는 ‘독일 국민에게 고함’이란 강연에서 “절망의 시대에 공장 몇 개 짓고 경제를 세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정신이고 꿈”이라고 일갈했다. 19세기 현자(賢者)의 외침이 ‘꿈을 꾸는 것조차 사치’라는 21세기 대한민국 청년들에게는 공허한 울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다시 이들이 ‘꿈을 꾸는’사회로 만들어야 한다. 우선 반세기를 넘는 역사를 가진 우리 선배 협동조합들부터 다양한 협동조합 인큐베이팅의 장을 만들어 청년들의 꿈을 협동조합을 통해 실현해 나가도록 촉진하고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이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청년들이 새로운 꿈을 꾸고 열정적으로 도전하고 신명나게 일할 때, 우리 대한민국호(號)의 미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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