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도시들이 20세기 후반부터 자전거에 주목하고 있다. 나날이 악화되는 환경속의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 수십년의 노력을 통해 덴마크 코펜하겐은 50%를 넘게 자전거가 담당하고 있다. 네덜란드, 독일 등은 물론 일본에서도 20~50% 가량의 수송을 담당한다.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는 2019년부터 승용차 도심 진입을 전면 금지한다. 빌딩숲 사이의 별천지로 여겨지는 뉴욕도 마찬가지이다.
이밖에 많은 도시가 서두르고 있다. 왜 이런 길을 향하고 있는 것일까?
전주시는 올 초 ‘자전거 정책과’를 신설했다. 그리고 ‘기린대로 자전거 전용도로’ 개설에 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시민들의 생각을 반영하기 위한 민관협의기구인 ‘자전거 다울마당’ 위원으로서 그간의 과정과 고민을 소개하고자 한다.
지난 20년간 자전거 도시를 표방했지만 실패했다. 수백억의 예산이 투입되었음에도 나아지지 않고 있다. 여러 요인들이 있지만 결정적인 것은 길의 부재다. 도로는 자동차의 것으로 인식되며 인도로 밀려났다. 하나 그 길은 걷는 사람들의 길이다.
이런 문제의식이 오래전부터 기린대로를 통해 제기된바 있다. 시민들이 제기하고 시가 의지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동부우회도로에 공모되었던 자전거도로 개설 국비를 기린대로로 돌리는 문제를 두고 중앙정부를 상대로 설득하였다. 애초 충분한 검토 없이 신청한 것이니 환수해야 한다는 행정자치부를 설득해 냈다. 그리고 자전거과는 몇 개월째 이 구간을 달리며 연구하고 있다.
도로는 우회전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여기서 만나는 장애물이 문제였다. 그러다 도로 중앙을 달리면… 하는 고안이 나왔다. 다른 나라의 사례를 알고서 시작된 접근은 아니다.
실제 도로 중앙을 달리는 것이 자동차 운전자에게 더 잘 띠게 되고, 예상보다 그리 위협적이지 않다는 확신을 갖기 시작했다.
다른 부서와도 함께 달리며 연구가 이어졌다. 해외 사례도 접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Passeig de sant joan 지구와 뉴욕 퀸스플라자는 2010년을 전후해 자전거 길을 도로 중앙에 개설했다. 기존 가변 도로의 한계를 극복한 사례다.
그 밖의 많은 길에서의 고민이 기린대로에 모여 새로운 생각을 만든 셈이다.
다울마당에는 자전거인과 함께 시민단체 관계자, 교통전문가, 택시 및 버스운전사 등이 참여한다. 거듭된 토론을 통해 고민을 나누고 갭을 좁혀가며 성숙시키고 있다. 오랜 논의를 거쳐 조만간 자전거도로에 대해 정리된 안이 만들어질듯 하다. 시민 생활과 직결되는 문제이니만큼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확정해 나갈 것이다.
새로운 시도가 다 좋은 일 일수는 없다. 그 길위 사람들의 안전과 평온함이 우선이다.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안전을 챙겨 만드는 새로운 풍경이어야 한다.
‘자전거면 충분하다’는 말이 전주에게 딱 맞는 말이라 여기며 이 길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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