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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와 전북선관위가 함께하는 특별기고] 음모론

▲ 박종범 전주시완산구선관위 지도담당관
지난 제19대 대통령선거를 치르던 당시의 일이다. 1일차 사전투표를 무사히 마치고 늦은 밤 퇴근 후 잠에 들려는 순간, 친구로부터 전화가 한 통 걸려왔다. 전화를 건 친구는 나에게 대뜸 이번 선거에 투표용지가 두 장인지 물었다. 무슨 소리인가 하고 자세히 물어보니 사전투표소에서 후보자란 사이에 여백이 없는 투표용지를 교부 받았다는 글로 인터넷 게시판이 시끄럽다는 것이었다. 바로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과연 그런 내용의 글이 각종 포털사이트 게시판을 도배하고 있었고, 그 친구마저도 나에게 자신이 그런 투표용지를 받은 것 같다는 말을 했다. 다음날 새벽부터 이와 관련된 문의 전화가 우리 선관위 사무실로 빗발쳤고, 이번 선거에서 다량의 무효표를 발생시키기 위해 정규의 투표용지가 아닌 투표용지를 발급했다는 주장의 글이 각종 인터넷 게시판을 뜨겁게 달궜다.

 

선거를 앞두고 지난 18대 대선의 개표결과가 조작됐다는 내용의 영화 ‘더플랜’으로 인해 우리 선관위와 개표의 신뢰성에 대해 각종 의심의 시선이 가득한 상황에서 정규의 투표용지가 아닌 투표용지가 배부됐다는 소문은 업무를 마비시킬 정도로 큰 지장을 주었다. 일부 시민단체 회원들은 우리 선관위 청사 내·외부에서 24시간 동안 직원들의 업무를 감시했고, 투표함 접수 같은 각종 절차사무 전반에 대한 지속적인 사진촬영 등으로 업무에 지장을 초래했다. 그들의 활동은 선거일 개표장 안에서까지 이어졌고 우리는 가뜩이나 어려운 업무환경 속에서 일부 시민들의 불신에 찬 감시 하에 개표업무를 진행해야만 했다.

 

그러나 결과가 보여주듯 우리 선관위의 19대 대선 선거관리는 완벽했으며 이와 관련한 개표 조작 의혹도 전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이는 우리를 철저하게 감시했던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개표결과에 대해 전혀 이의나 의문을 제기하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증명되었다고 할 수 있다.

 

선거는 후보자등록으로 시작해 사전투표, 투표, 개표 등 여러가지 복잡한 절차를 거쳐 진행된다. 구체적인 선거과정을 모르는 일반인들은 선거가 단순히 투·개표만 하면 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우리나라의 공직선거는 공정성 담보를 위해 철저한 검증절차를 두고 있다. 투표용지 작성 및 배부, 우편투표의 투표함 투입 등 주요 선거 절차에 있어서는 각 정당에서 추천된 위원의 입회 하에서만 진행이 가능하고, 선거의 가장 중요한 과정이라 할 수 있는 투표 및 개표는 각 정당 및 후보자가 추천한 참관인의 엄격한 입회 하에서만 모든 절차가 이루어질 수 있다. 또한, 투표 및 개표과정에 참여하는 사무원은 국가기관 및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각급 학교 교직원, 공공기관 및 공정한 일반시민들로 구성되어 있어 이들 한명 한명을 모두 포섭해 투·개표를 조작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현재는 음모론의 시대다. 대형 사고나 유명 연예인의 사망에 대한 각종 의혹들이 사실인 양 퍼지고 있고 이에 대한 법원을 비롯한 여타 기관의 공식적인 판정이나 결정도 음모론의 숭배자들에게는 신뢰할 수 없는 공허한 메아리로 여겨질 뿐이다.

 

대한민국의 선거관리는 공정하고 신뢰할 만 하다. 각종 제도와 규정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선관위 직원들의 강한 사명감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언제나처럼 각종 실체 없는 음모론이 득세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단언한다. 음모론은 음모론에 불과할 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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