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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지자체 산하기관 임원 채용 공정성 강화하라

전북도와 각 시·군 등 지자체 산하기관의 임원 채용을 둘러싼 공정성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정인 내정설’과 ‘선거 캠프 인사에 대한 보은의 자리’라는 소문이 파다하게 나돌고 실제로 뚜껑을 열어보면 그 소문이 사실인 경우가 대다수다. 그러다 보니 해당 산하기관 운영에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 아닌 지자체장의 측근이거나 해당 기관을 스펙을 쌓기 위한 디딤돌로 활용하려는 인사가 임원으로 채용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당연히 불공정 시비가 있지만 워낙 오랫동안 관례로 굳어지다 보니 ‘으레 그려러니’하고 넘어가는 분위기가 돼 버렸다. 실제 치열한 선거과정을 거쳐 입성한 지자체장 상당수가 산하 공공기관장 자리를 선거캠프 관계자의 논공행상이나 퇴직 공무원 자리보전 용도 정도로 여겨 인사권을 행사해 온 게 사실이다.

지자체 산하기관은 기존 공직사회의 경직성을 탈피하면서 지역주민의 욕구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설치한 지방 공공기관으로 그 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지자체 산하기관이 설립 목적에 맞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먼저 인사의 공정성부터 확보해야 한다.

물론 특정 산하기관장 인사에 대해서는 광역의회의 인사청문회를 통한 후보자 검증 절차가 있지만 이에 앞서 채용과정에서부터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그런데 전북도 산하기관 임원 채용공고의 자격요건을 보면 이해할 수 없는 조항이 있다. 지자체장이 해당 기관에서 요구하는 전문성과 상관없이 측근이나 캠프인사를 챙길 수 있는 조항을 포함해 놓고 있는 것이다. 기관마다 표현의 차이는 있지만 예를 들면 ‘기타 각 호에 상당하는 자격·능력·경력이 있다고 인정되는 자’라는 조항이다. 채용공고문에 자격 요건을 비교적 상세히 서술하고는 있지만 이런 것과는 상관없이 ‘측근을 뽑겠다’고 버젓이 공고한 후, ‘규정된 절차에 따라 공모를 통해 선발한 만큼 문제가 없다’는 식이다. 

‘자리 챙겨주기 낙하산 인사’라는 수십 년간 지속된 논란의 고리를 이제는 끊어야 한다. 더 이상 도민을 우롱해서는 안 된다. 산하기관 임원의 자격요건을 대폭 강화하고, 채용 공고를 내면서 불공정 논란이 생길 수 있는 두리뭉실한 조항은 철저히 삭제해야 한다. 인사의 공정성과 조직의 전문성을 확보하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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