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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아침을 여는 시] 낙엽-박유선

봄 햇살 부름에 

수줍게 내민 속잎

 

오월의 

찬란함이

덧칠을 했다

 

진초록 유월이

반가워 춤추더니

 

어느덧 꽃 지고

잎 지는 가을이 왔다

 

저마다 다른 사연 

가득히 담고

떨켜의 힘에 밀려

마지못해 내린 잎들

 

나목 발등에 사분이 내려앉아

다시 만난 사랑인 듯 포근히 품어 안고

새로운 꿈꾸며 영면에 들겠구나

 

△ “떨켜의 힘에 밀려/ 마지못해 내린 잎들”도 조금만 더 가을의 햇빛을 주시라고 기도했을 법하다. 생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떨켜에 밀려 내려오는 낙엽의 기분이라니. 마냥 호기롭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적 화자가 낙엽을 찬양하는 이유가 있다. 낙엽은 다 헐벗은 나무에게 다가가 “다시 만난 사랑인 듯” 안아준다. 그의 시린 발등을 덮어준다. 그렇게 “새로운 꿈”을 꾼다. 그리고 다시 “봄 햇살이 부”르면 수줍게, 처음인 듯, 속잎을 내밀 것이다. 그렇게 세상의 봄은 다시 환희에 찰 것이다./ 김제 김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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