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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기업가 정신이 필요한 전북

Second alt text일제강점기 때 조선팔도의 큰 부자들은 대지주가 많은 호남에 집중됐다. 대표적인 사람이 전북의 김성수, 전남의 현준호였다. 김성수는 동아일보, 고려대를 운영했고, 현준호는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의 친할아버지다. 그런데 광복 이후엔 영남에서 큰 부자들이 많이 나왔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바로 진주시 지수면 승산마을이다. LG, GS, 삼성, 효성 등 글로벌 기업 창업주들이 나고 자라 재계의 산실이라고 일컬어진다. 지수초는 재계의 창업주가 동문수학했던 학교였다. 삼성 이병철, 럭키금성(LG와 GS의 전신) 구인회, 효성 조홍제는 진주에 있는 지수초를 함께 다닌 기이한 인연이 있다. 이병철은 원래 의령군 정곡면에 살았는데 누님이 허씨 집안에 시집와 지수초를 다녔고, 조홍제는 함안군 군북면에 살았지만 지수초를 다녔다고 한다. 구인회는 당연히 이 마을에 살았기에 지수초를 다녔다. 요즘엔 돈 많은 사람이 존경과 부러움의 대상이나 1950년대만 해도 사업을 하면 사람 취급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기업인은 흔히 모리배(謀利輩)라고 손가락질 받았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익만 추구하는 사람이라는 멸시의 의미가 가득 담겨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가 전쟁과 가난의 아픔을 딛고 지구촌 최고 선진국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기업가정신’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기업가정신’은 새로운 사업 기회를 포착해 자원을 재결합하고 위험을 감수하며 가치를 창출하는 과정과 태도를 뜻한다. 지난 2018년 한국경영학회에서 진주를 ‘대한민국 기업가정신 수도’로 선포하면서 옛 지수초등학교를 ‘K-기업가정신센터’로 재단장했다. 그런데 연원을 따져보면 K-기업가정신의 뿌리는 멀리 남명 조식의 ‘경의사상’과도 맞닿아있다. 마음의 수양과 사회적 실천을 동시에 추구하는 철학이다. 급변하는 기류를 잘 읽지 못해 가난한 전북이 오늘날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 바로 기업가 정신이다. 주요 대기업 창업자 중 전북출신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기 어려운 것은 그저 우연이 아니다. 지역의 풍토와 분위기를 무시할 수 없다. 청년 창업가들이 많이 나오고 유수의 기업들이 전북에 오게 하려면 도민들의 기업친화적 마인드가 가장 중요하다. 가뜩이나 인적, 물적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에서 전북에 온 기업이 이런저런 애로를 겪는다면 그것은 바로 기업을 내쫒는 결과밖에 되지 않는다. 오늘날 전북이 가난한 것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당연한 결과다. 현대차 새만금 9조원 투자를 필두로 모처럼 전북엔 기업유치 훈풍이 불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까지 나서서 독려하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살리려면 지역주민들이 더 적극적으로 기업친화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전주 금융중심지 역시 지정이 끝이 아니라 굴지의 금융사들이 편안하게 활동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 그것이 바로 지금 전북이 해야할 일이다. 

위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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