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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누굴 위한 집회인가

지난 28일 오전, 익산시청 앞 4차선이 통째로 막혔다. 수해를 입은 농민들의 집회가 열렸는데, 농민회를 비롯한 다수의 단체와 일부 정치권이 합세하면서 역대급 규모가 됐다. 그들의 주된 요구는 피해액 전액 보상과 긴급 재난지원금 지급, 충남도 수준의 보상이었다. 하지만 현장에서 마이크를 통해 전달되는 목소리는 전혀 효과적이지 않았다. 요구사항을 온전히 전하는 외침이 아니라, 시장 나오라는 식의 선동적 발언만 맴도는 듯 했다. 과연 피해 농민들을 위한 보상책을 마련하기 위한 자리인가 의심이 들었다. 동참한 일부 정치권과 주최 측 대표단이 무책임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집회든 농성이든 다중이 모여 목소리를 내는 데는 나름의 목적이 있다. 그 목적과 요구가 정당해야 하고, 대척점에 있는 집회의 상대방이 그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상황이어야 명분이 확보된다. 그런데 이날 집회는 어땠는가.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전액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긴급 재난지원금 지급이나 충남도 수준의 보상 요구도 시장과 함께 머리띠를 두르고 도청을 찾으면 찾았지, 아무리 생각해도 익산시와 각을 세울 일이 아니다. 행정 프로세스를 잘 알지 못하는 농민들 대부분은 그렇다 치더라도, 집회를 주도한 대표단과 정치권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한 것일까. 사상 초유의 폭우는 익산뿐만 아닌 호남지역 전체를 뒤덮었다. 이번 사태를 겪으며 익산시는 발 빠른 추가 피해 차단과 함께 정부로부터 가장 먼저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는 등 다른 어느 도시보다 잘 대응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특히 군부대와 경찰, 소방을 비롯해 지역사회 전반에 걸친 연대가 힘을 발휘하며 피해 농가들이 눈시울을 붉히며 감사의 뜻을 전했고, 봉사자들은 복구 현장에서 탈진과 고열 등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연일 구슬땀을 흘리며 아직은 서로가 함께 사는 따뜻한 세상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기도 했다. 그렇게 피해 농민들의 일상 회복을 위해 함께 해 온 익산시·지역사회와 소통과 협력이 이뤄지지 않으면 요구를 관철시킬 수 없다는 걸 몰랐을까. 시민 불편을 뒤로한 채 시청 앞 4차선 전체를 점령하고 시장 나오라고 압박을 하면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까. 곱씹어도 농민을 앞세운 정치적·선동적 집회에 다름 아니라는 생각을 지우기가 어렵다. 앞으로 이번 같은 재해가 발생하면 과연 누가 어려움에 닥친 이들을 돕겠다고 나설지 걱정이 앞선다.

  • 오피니언
  • 송승욱
  • 2023.08.29 15:28

잼버리 파행 구실로 전북죽이기 안된다

허탈하고 침통하다. 제국주의 식민지배를 받다가 제2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독립한 나라중 유일하게 선진국가의 반열에 올라선 대한민국에서 상상치도 못할 재정 전횡과 폭거가 발생했다. 잼버리 파행을 빌미로 새만금 개발사업이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다. 국민의 혈세를 모아 국가 재정을 가장 효율적이면서도 균형있게 집행해야 할 중앙정부가 감정적인 재정집행권을 행사하고 있다. 단순히 예산 수천억원이 삭감된게 문제가 아니다. 그간의 모든 열정과 땀이 휙 날아가버리고 전북도민으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이 연기처럼 사라지고 있다. 전북도민은 과연 선진 대한민국의 일원이기는 한 것인가. 전북도민들의 희망이 됐고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새만금이 일부 정객과 그 하수인들의 칼춤에 목이 잘리고 있다. 국무회의를 통과한 내년도 정부 예산안은 실로 놀랍기만하다. 전북의 국가예산 확보 규모는 약 7조9000억원인데 이는 전년도 정부 예산안 반영액 대비 3800억원이 감소한 수치다. 전년비 신규사업이 408억원, 계속사업이 3462억원이 감소했다. 특히 새만금 주요 사업의 부처반영액 6626억원이 1479억원으로 팍 쪼그라들었다. 무려 78%가 삭감된 것이다. 가히 대한민국 재정사에 기록으로 남을 일이다. 잼버리 파행이라는 돌발 변수는 결국 새만금 예산과 전북도 국가예산 칼질 이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그 돈은 결국 전북보다 훨씬 재정이 탄탄한 다른 시도 몫으로 돌아갔다. 가난한 동생을 두들겨 패 빼앗은 쌀 한두가마니를 잘먹고 잘사는 형에게 줘서 100가마니를 채워준 격이다. 형은 호의호식할 수 있는 호재를 만난 반면 동생은 겨우 끼니를 때우던 것도 모자라 이젠 동네를 돌아다니며 구걸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각 부처에서 타당성을 인정받은 사업들인데 기재부 심사과정에서 다 날라갔다. 과연 기재부는 어느나라 공무원들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교각살우가 바로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결과적으로 국민통합과 지역균형의 숭고한 가치가 무너지고 있다. 혹여 특정 정파의 총선 전략의 일환으로 잼버리를 빌미 삼아 새만금사업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닌가. 사실 잼버리는 불과 수년전 느닷없이 끼어든 일개 행사에 불과하다. 행사 파행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문책해야 하지만 잼버리와 새만금사업은 전혀 별개의 문제다. 동일시하는 것은 우매하고도 의도를 가진 편견일 뿐이다. 새만금사업에 적용하려는 ‘잼버리 연좌제’는 안된다. 이를 뻔히 알면서도 약자를 희생양 삼으려는 자들은 과연 훗날 그 책임을 어떻게 지려고 하는가.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8.29 14:19

군산공항 재개…새만금공항 조기개항이 정답

군산공항이 다음 달 9일부터 재개된다.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5개월 동안 미군측의 활주로 공사로 사용이 중단됐다 이번에 재개되는 것이다. 항공사인 진에어도 이날에 맞춰 티켓팅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 재개는 종전 군산∼제주 노선이 하루 3편(왕복 6회)인데 비해 하루 2편(4회)으로 줄어 들었다. 이로 인해 탑승객 30만 명 시대를 연 군산공항 활성화는 물론 도민 이용에도 불편이 예상된다. 이번 군산공항의 운항 중단과 재개를 보면서 왜 전북은 반듯한 공항 하나 없는지 자탄이 절로나온다. 25년 전에 추진했던 김제공항 건설사업이 제대로 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현재 군산공항은 미군과 함께 사용하는데다 운영권이 미군측에 있다. 따라서 미군측이 활주로 보수공사를 추진하거나 전투기 비상착륙 등이 발생하면 불가피하게 항공운항을 중단해야 한다. 우리 땅인데도 미군측에 운영권이 있고 사용료까지 내야하는 전국 유일의 공항이다. 여기에서 벗어나고, 새만금 개발에 날개를 달기 위해서는 새만금국제공항의 조기 개항만이 정답이다. 새만금공항은 지난 14일 부지매립과 활주로 조성 등을 위한 입찰을 실시해 공항건설사업이 착수된 상태다. 완공 시기는 2028년이다. 그런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파행으로 끝나면서 집권여당과 정의당, 일부 환경단체 등이 마치 기회라도 기다린 듯 공항사업 철회를 주장하고 있다. 한 발 더 나가 새만금사업 백지화까지 들고 나왔다. 그러나 이같은 행위는 금도(襟度)를 넘었다. 이미 여러 차례 수많은 정권을 거치며 검증을 거쳤고 국가균형발전에도 맞지 않는 주장이다. 오히려 새만금공항은 최근 1년 사이 새만금에 몰리고 있는 6조6000억원의 투자유치 등을 감안하면 조기에 완공하는 게 마땅하다. 새만금공항 공사에 들어가는 총사업비는 8077억원이다. 이는 부산 가덕도 신공항이나 TK신공항(대구경북통합신공항)에 비하면 너무나 작은 규모다. 물론 이용인구나 지역여건이 다르긴 해도 부산 가덕도의 경우 현시점 사업비가 15조4000억원이다. 당초 부산시 추계 7조원의 2배 이상이다. 공기도 6년을 앞당겨 2030 부산엑스포 개최 전에 개항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도 ‘폭주 기관차’처럼 추진되고 있다. 이에 비추어 보면 새만금공항은 이미 완성했어야 옳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8.28 17:57

걷기, 다시 신흥계곡으로

갑자기 흙냄새가 콧속으로 훅 들어오면서 후두둑 비 쏟아지는 소리가 들렸다. 느긋하게 천변을 산책하다 깜짝 놀라 함께 온 강아지 두 마리와 정신없이 달리는데, 소나기가 계속 뒤를 따라온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우릴 따라붙은 소나기 때문에 신흥계곡은 검은 바닷속이 되었다. 나는 깊은 바닷속 풍경 앞에 모종의 두려움 섞인 경이로움에 꼼짝 못 하고 현관에 서 있었다. 리호이나키였나, 한 장소를 안다는 것은 그 땅의 영기에 사로잡혀, 거기에서 두려움과 공경심, 겸손과 감사의 마음으로 산다는 것을 뜻한다고 했던 이가. 바닥이 훤히 보이는 맑은 계곡물 속에 자유로이 유영하던 물고기, 새우, 다슬기, 가재 등 온갖 수생물이 점점 사라져가고, 자연의 풍광은 쓸쓸하고 황량한 것으로 되어가고 있다. 신흥계곡이 점점 무시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계곡을 먹어 치운 자본의 욕망이 그려놓은 지금의 풍경이 신흥계곡이라 생각한다면 그것은 우리 모두의 위기이다. 지금의 이 풍경에 익숙해진다면 우리는 영영 풍경의 기원을 찾는 것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걷기 시작했다. 매주 토요일, 한 주도 빠지지 않고 걸었다. 지난주에 161회를 걸었으니 그간 흔들렸지만, 오래 걷기에 필요한 근기나 결기는 입증되지 않았나 싶다. 소수였기에 ‘지는 싸움’일 것이라는 두려움을 갖고 있었지만, 걷기는 “신흥계곡을 모두의 품으로”라는 구호를 가슴에 안고 현실의 벽 앞에서 속절없이 주저앉는 대신 출구가 돼 주었다. 욕망의 기분에 이끌려 호락호락 호출당하지 않고 매주 토요일 오전이면 앞서거니 뒤서거니 진득하게 따라 걸으면서 주고받은 충만한 대화는 연대의식을 솟아오르게 했다. 비록 사소해 보이지만 걷기는 동무들을 신흥계곡으로 매주 불러들였고, 신흥계곡을 둘러싸고 있는 자본제적 체계 밖으로 나가는 길을 함께 모색하게 했다. 언제쯤 발전이나 개발에 식상해하며 가지고 있는 가능성을 다 쓰지 않고 남겨둘 수 있을까. 자본주의의 동선과 속도를 벗어난 사라진 기원을 회복하는 것이 가능할까. 특히 걷기는 우리의 두려움을 용기로 바꾸어 주었다. 걷기를 시작한 후로 위기 상황이 아닌 적이 없었지만, 사회가 바뀔 때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마땅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는 대로 행동하는 것이 가능하게 했다. 무엇보다 자본의 탐욕은 무시간과 탈역사로 터질 듯 채워져 있으니, 그 속을 느리게 걸으며 바람과 구름, 금낭화와 찔레꽃, 하늘을 나는 새가 이렇게 가까이 있음을 느끼며 어떤 삶의 양식을 몸에 익혔다. 조금씩 탈자본주의적 시간성과 역사성을 회복하여 둔해져 버린 감수성을 벼리고 비틀거리면서 지속할 수 있었던 어떤 삶의 양식, 그것이 바로 걷기였다. 신흥계곡에 살면서 갖게 된 기이한 느낌이 있다. 그것은 가끔 어떠한 장소가 오히려 나에게 먼저 다가와서 자신을 열어 보이는데, 그때 느끼는 그 친숙함은 무어라 설명할 수가 없다. 이러한 설명할 수 없음은 마치 이곳에 우연히 그러니까 아주 우연히 들어간 복덕방에서 그곳에 놀러 온 아저씨와 몇 마디 나누다가 그 아저씨의 소개로 이사 오게 된 이 사건이 사실은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던 신흥계곡이 나를 이곳으로 부른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한다. 여전히 이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그러니 걷는다. “내가 위태로운 길 진물 나게 걷는 동안 그대는 다만 무사하신가”(권경인) /이선애 농부∙완주자연지킴이연대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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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8.28 16:06

도내 고교생의 여름방학 경제학 교실, 생각을 바꾸면 무한한 영토가 펼쳐진다.

연전에 한국은행 전북본부가 주최하는 도내 고교생의 여름방학 경제학 교실에서 <위대한 경제학자의 사상>이란 주제로 강의했다. PT 첫 화면은 아일랜드 대서양 끝에 깎아지른 듯한 모허(Moher) 절벽으로 장엄하게 채웠다. 이 곳은 지구가 사각으로 평평하다고 생각했던 시대의 서쪽 끝이었다. 가까이 가면 배와 사람들이 거대한 폭포수 아래로 추락하였다. 아무도 접근하지 못했다. 마침내 지구가 둥글다고 믿는 한 사람이 앞장섰다. 이제 지구의 끝은 둥근 지구에서 저 너머 다른 세계로 떠나는 출발점이 되었다. 생각을 바꾸자 영토는 아스라하게 넓어졌다. 위대한 경제학자들도 새로운 비전과 관점으로 세상을 바꾸었다. 몇 장의 슬라이드가 넘어가 1929년 대공황을 맞는 어두운 장면에서 영국 경제학자 케인스가 모습을 드러낸다. 종전의 시장경제에서는 예를 들어 빵을 만들어 공급하면 무조건 팔려서 종업원 임금, 우유와 밀가루 비용, 임대료를 즉각 지급할 수 있었다. 이렇게 빵집이 지출한 생산비는 다른 사람들에게 소득으로 돌아가서 빵을 사먹는 수요를 만들어주었다. 바로 ‘공급은 수요를 창출하였던 것이다.’ 당시 대공황으로 기업마다 상품이 팔리지 않자 공장은 문을 닫고 실업자가 넘쳐났다. 수요는 바닥을 헤맸다. 국가는 여전히 시장이 모든 것을 잘 해결해줄 것이라 믿고 자유방임하였다. 어떻게 할 것인가? 케인스는 생각을 뒤집었다. 새로운 관점에서 1933년에 학생들에게 말했다. “수요가 공급을 창출한다.” 그때부터 적극적 재정 지출을 통해 유효수요가 만들어지고 국가가 시장경제에 개입하는 혼합경제 자본주의가 출발하였다. 지금도 우리는 소비를 재화와 용역을 소모해서 만족을 얻는 것으로 생각한다. 130년 전에 미국의 경제학자 베블런은 소비의 개념을 바꾸었다. “소비는 과시하기 위한 것이다.” 소비는 자신의 엄청난 부를 과시하고 타인과 구별 짓기 위한 유한계급의 문화 상징적 행위로 포착되었다. 불로소득이 많아야 흥청망청 과시적 소비도 가능하다. 이 또한 부자들의 야만성이나 영리만을 추구하는 기업가의 약탈 없이 어찌 가능하겠는가. 베블런은 현대 소비욕망과 유한계급의 부조리를 파헤치는 새로운 길을 발견했다. 1987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로버트 솔로는 미국의 경제데이터를 살펴보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1909~1949년간 미국의 노동시간당 생산량이 2배나 뛰어 올랐던 이유를 도저히 알 수 없었다. 전통적인 생산요소인 노동이나 자본 공급량이 기여한 몫은 12%로 미미했다. 나머지 88%의 성장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결국 지식의 성장이었음을 발견했다. 이때부터 교육, 행동학습, 지식축적, R&D투자가 본격화되어 지식기반 경제가 시작하였다. 언어는 곧 세계라는 말을 조금 비틀면 새로운 경제사상과 언어가 세계를 바꾸었다. 특강을 마치자 질문도 탄탄했다. 오늘 강의는 학생들이 자기만의 길 위에서 무한한 영토를 발견하겠다고 설레기만 해도 성공이었다. 엉뚱하게도 마지막 슬라이드는 이렇게 끝을 맺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나있었다고, 그리고 나는 …… 사람들이 덜 지나간 길을 택하였고 그로 인해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원용찬 전북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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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8.28 16:05

치유농업은 시작되었다

농업에 새로운 바람이 일어나고 있다.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치유농업에 관해서 관심이 뜨겁다. 3차 산업의 농업 농촌이 초창기 체험농장으로 시작해서 품질인증 교육농장으로 변모한 후 지금은 치유농장을 중심으로 한 치유농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1차 산업으로 시작한 농업 농촌이 3차 산업으로 발전하면서 농촌관광이 시대적 흐름에 맞춰 치유농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우리나라 치유농업의 연구는 2013년부터 농촌진흥청 주도로 농촌의 새로운 소득증진과 국민건강을 위해 연구를 시작하였다. 유럽의 앞선 치유농업을 배우고 한국 치유농업의 모델을 만들기 위해 유럽을 직접 방문하여 각국의 장점을 연구의 기초로 삼았다. 유럽의 여러 나라 중 네덜란드의 경우는 치유농업 발전을 위해서 1999년부터 국가지원센터를 운영하면서부터 본격적인 치유농업을 시작하였고, 독일은 원예치료를 중심으로 치유농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졌으며 영국의 치유농업은 의료, 사회, 농장, 보호관찰 서비스 등의 목적으로 시행하였으며 벨기에는 정부 차원의 치유농업 연구를 수행하였고 재정적 지원 계획을 수립하였다. 특히 프랑스는 윤리적이고 공동체적 활동으로 사회적 네트워크를 중요시하는 치유농업에 관심이 많았다. 이렇듯 유럽 각국은 각각의 특징과 장점을 선행적으로 가지고 있어 우리나라는 다양한 사례를 중심으로 한국형 치유농업을 구축하게 되었다. 이런 연구를 토대로 현재 우리는 유아, 초등학생을 비롯하여 중, 고등학생 그리고 성인, 노인까지 전 국민에게 경제력과 무관하게 차별 없는 치유농업의 사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체계적이고 역량 있는 우수한 양성기관에서 수준이 높은 교육을 통해 국가자격 시험으로 검증된 치유농업사라는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한국형 치유농업으로 발전해 가고 있다. 치유농업이란 국민의 건강 회복 및 유지, 증진을 도모하기 위하여 이용되는 다양한 농업 농촌 자원을 활용하고 이와 관련한 치유농장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사회적 또는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을 말한다. 이로 인해 농촌의 새로운 활로가 만들어지고 농가의 다양한 소득원 창출을 통한 농업 농촌에 지속 가능한 성장과 함께 소득 증대를 도모하고 있다. 지난 2020년 3월 24일 치유농업 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 약칭 치유농업법이 국회에서 입법 제정된 이후 2021년 3월 25일에는 치유농업법이 국무회의 의결을 통해 시행령이 발효되면서 본격적으로 치유농업의 토대가 마련되었다. 치유농업법에 근거하여 치유농업사 2급 국가자격증 제도가 운영되고 있고 치유농업 운영자 역량강화 교육이 광역별로 개설되어 전문인력을 배출할 수 있게 되었다. 전북도는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40여 명의 교육생이 150시간의 이론과 실습으로 이루어진 역량강화 교육을 이수해 8월 28일 수료식을 진행하게 됐다. 또한 내년 2024년 7월에는 치유농장의 품질을 농진청에서 인증하는 품질 인증제가 시행되면 치유농장은 한층 더 수준 높아진 양질의 대국민 사회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이제 첫발을 뗀 치유농업이 앞으로 농업 농촌의 자원을 기반으로 문제행동 청소년, 사회심리적 환자, 장애인, 실업자, 노인, 다문화가정 등을 대상으로 지자체와 복지기관 등이 협업하여 대상자별 폭넓은 예방치유 서비스를 제공하고 맞춤형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차별화되고 전문화된 치유농장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정문선 연이랑 수련연꽃 치유농장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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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8.28 16:05

케이블카 열풍, 허와 실

이번엔 케이블카다. 한옥마을 중심의 관광 외연 확대 방안을 모색해온 전주시가 관광트램에서 케이블카로 방향을 돌렸다. 물론 민선 8기 바뀐 시장의 선택이다. 한옥마을~기린봉~아중호수~호동골 지방정원을 잇는 길이 3km의 관광케이블카는 우범기 시장의 공약이다. 민선 7기 전주시는 한옥마을 관광트램 사업에 주력했다. 전력선 없이 운행하는 ‘무가선 관광트램’을 전국 최초로 한옥마을에 도입한다는 청사진이었다. 하지만 헛심만 쓰고 끝났다. 시계를 더 돌려보면 전주시는 지난 2000년대 초 경전철 도입을 추진했고, 논란 속에 결국 무산되면서 막대한 예산만 날렸다. 전주시가 관광트램을 추진할 당시 전국이 트램 열풍이었다. 경전철 추진 때도 경기도를 중심으로 경전철 열풍이었다. 지금도 그렇다. 가라앉아 있던 관광케이블카 열풍이 다시 불고 있다. 지난 2월 환경부가 수십 년간 논란을 거듭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을 승인한 게 발단이다. 환경부의 국립공원 정책 변화 시그널이 감지되면서 국립공원 1호 지리산권역 4개 시‧군(전북 남원, 전남 구례, 경남 산청‧함양)의 케이블카 유치 경쟁도 10여년 만에 재점화됐다. 남원시의 행보가 관심이다. 지난 2012년 지리산권 4개 지자체가 각각 신청한 케이블카 사업계획이 모두 부결되자 남원시는 2013년 지리산 산악열차(친환경 전기열차)로 방향을 틀었다. 지난해에는 철도기술연구원이 남원시를 ‘산악열차 시범사업 우선협상 대상 기관’으로 선정하면서 사업에 탄력을 받았다. 케이블카는 완전히 내려놓은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중단했을 뿐 폐기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승인을 계기로 버리지 못한 카드를 다시 만지작거리고 있다. 올 추경에 예산을 편성해서 연내에 다시 용역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시대의 열풍에 편승해 서둘러 장밋빛 청사진을 내놓고, 포장에 급급하는 지자체의 졸속행정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한옥마을 관광트램이 그랬다. 애초에 타당성이 없어 보였지만 점점 환상에 빠져들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법규에 발목이 잡히자 전주시는 ‘법률을 개정해서 추진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았다. 근거 없는 자신감은 딱 거기까지였다. 결국은 애초부터 되지도 않을 사업에 행정력과 예산만 낭비한 꼴이 됐다. 한옥마을 케이블카도 처음 구상이 나올 때와는 다르게 점차 장밋빛으로 물들고 있다.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다. 전주 관광케이블카는 민간사업자가 시설 투자와 운영을 맡는 100% 민자사업이다. 첫 번째 산은 6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다. 우 시장이 투자 유치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껏 제안서를 낸 업체는 한 곳도 없다. 환경단체의 반발 등 치열한 논란 속에 예산만 낭비한 채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행착오로 인한 대가는 그동안 충분히 치렀다. 전주시는 더 신중해야 하고, 남원시는 어설픈 미련을 버려야 한다. / 김종표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종표
  • 2023.08.28 15:35

산책로 안전을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하라

전국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발생하고 있는 각종 사건을 접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은 임계치를 넘어서고 있다. 특히 시민들이 가장 밀접하게 피부로 느끼는 치안지수 중 하나는 바로 산책로의 안전 여부라는 점에서 이에대한 신속하면서도 종합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전주시를 비롯, 대다수 산책로에 아예 CCTV가 없거나, 안심벨도 부족하다는 점에서 경찰관의 순찰 확대 등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만일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비상벨이 제대로 작동해야 하고, 관할 지구대가 신속하게 출동하는가 여부는 체감 치안지수의 으뜸이라고 할만하다. 대한민국은 전세계를 통틀어서 치안질서가 가장 잘 유지되는 최상위 국가에 랭크돼 있다. 주요 강력 범죄가 발생할 경우 검거율은 다른 선진국과는 아예 비교도 되지 않을만큼 높다. 하지만 최근들어 각종 묻지마 범죄 등이 횡행하면서 시민들이 안전하게 거리를 다니는데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각종 안전 시설물 점검과 순찰 확대 등이 필요한 이유다. 경찰뿐 아니라 각 시군에서도 안전취약 지역을 중심으로 방범 CCTV 및 바닥조명 설치 등을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한가지 사례를 들면, 전주천과 삼천변, 생태공원 등을 찾는 시민들이 늘고 있으나 일부 산책로와 공원에 가로설비나 방범설비가 부족하다며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전주시 송천동 오송제 같은 경우엔 가로수 설비 부족 등으로 인해 산책로가 너무 어두운 실정이다. 오송제 산책로를 지켜보는 CCTV가 단 한 대도 없는 실정이라고 하니 더 말해 무엇하랴. 전주뿐 아니라 일선 시군 모두 이번 기회에 산책로 방범망을 완벽하게 점검해야 한다. 지난 23일 밤 전주시 완산구 삼천변 산책로에서 40대 남성이 산책하던 30대 여성의 목을 잡아 강제로 풀숲으로 끌고 가 성폭행하려 한 사건이 발생한 것은 매우 충격적이다. 전북은 범죄에 관한 한 안전지대라는 인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우범지대를 중심으로 CCTV를 대폭 추가 설치해야 한다. 자치단체, 경찰을 비롯한 관계당국에서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갖춰서 산책하는 시민들의 불안감을 확실히 제거해야 한다. 시민들이 느끼는 체감 치안지수는 바로 거기에서 시작함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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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8.28 14:34

사즉생(死卽生)으로 간 김 지사

잼버리 실패에 따른 모든 책임을 전북도가 잘못해서 그렇게 된 것처럼 뒤집어씌우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이 처음부터 이 같은 논리로 전북을 맹공해서 곤궁에 빠뜨렸는데 중앙언론이 한 발짝 앞서 전북 잘못을 침소봉대해 흠집내기에 바빴다. 만약 광주전남이나 다른 지역에서 잼버리 개최를 잘못했다면 이처럼 융단폭격을 가할 수 있었겠는가. 전북을 동네북 신세로 만들어 왜 조리돌림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5인 공동조직위원장 가운데 여가부장관이 예산을 승인하고 그 부처 고위직이 사무총장을 맡아 쥐락펴락한 상태에서 김관영 지사가 집행위원장을 맡았다는 이유로 맨 먼저 감사원 감사를 받는다는 게 모순이다. 이태원 참사와 오송 참사를 겪었는데도 이 정권서 그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고 정치 도의적으로 면피하는 데만 급급한 것처럼 그런 식으로 돼 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윤석열 대통령과 현 정권한테로 책임론이 옮겨붙을까봐 전전긍긍, 사전에 차단하려고 전북 책임론을 집중 부각시킨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개최지인 전북은 국비를 지원받았기 때문에 위생시설 미비와 온열환자 급증에 따라 대회 초반 영국과 미국이 철수한 탓으로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진다는 자세다. 국가적으로 망신을 산 국제대회라서 모든 실체적 진실을 까발려 책임질 일이 있으면 그 누구라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도민들은 전북 책임론이 불거진 데 대해 몹시 성이 나 있다. 특히 잼버리에 대한 실패 책임을 국힘에서 새만금사업 때문에 잘못되었다고 지적한 것에 정치적으로 저의가 있는 것으로 보고 더 분노를 느낀다.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 국책사업으로 추진한 새만금사업을 너무 일방적으로 매도한 것은 잘못이라는 것. 이번 예산국회에서 국힘이 새만금사업 관련 예산을 삭감하려고 단단히 벼른 것은 너무 치졸해 도민들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할 수 있다. 한편으로 지역민심이 극도로 악화됐지만 전북정치권의 대응방식을 보면 한심할 노릇이다. 죽기를 각오하고 의원배지를 떼고 정부와 국힘에 대해 행동으로 아닌 것은 아니라고 일사분란하게 보여줬어야 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 전북출신 의원들이 물러터져 강력하게 응징을 못해서 더 짓밟히고 있다. 지금까지 전북정치권이 무기력하게 무대응 일변도로 나가는 것에 도민들은 실망이 커 모두 갈아치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북 현역의원들이 마치 원팀으로 강력하게 응징할 것처럼 했지만 아무것도 한 일이 없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각자도생하기에 급급한 전북의원들은 생즉사(生卽死) 행태로 가버렸다. 죽기를 각오하고 싸워야 사는 길이 나오는데 먼저 사는 것부터 생각해 지리멸렬해졌다. 이재명 사법리스크로 전북 정치권의 생각이 어수선해서 김관영 지사가 사태해결에 도움을 못 받고 있다. 일각에서 김 지사의 책임론을 은연중 즐기는 측면도 있다 면서 말로만 원팀 운운하지 실제로는 생각들이 다르다 고 지적한다. 김 지사가 처음부터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사태해결에 나섰기 때문에 비 온 뒤끝처럼 도민들의 지지가 더 견고해졌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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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23.08.27 17:39

줄폐업 위기 소상공인 지원 대책 급하다

코로나19 한파를 힘겹게 버텨낸 소상공인들이 다시 줄폐업 위기에 몰렸다. 치솟는 물가와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렵다. 설상가상, 코로나19 대출 상환 유예 조치 만료일이 다가오면서 소상공인들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때 살아남기 위해 받은 대출이 숨통을 조여오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소상공인 부담 완화를 위해 실시한 대출 상환 유예 조치는 9월 만료된다. 정부는 2020년 4월부터 소상공인들의 대출 상환 유예 조치를 실시했다. 앤데믹을 맞아 매출 회복을 기대했지만 아직은 요원하다는 게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하소연이다. 이들은 ‘코로나로 인한 타격이 아직 회복되지 않아 원리금 상환이 어렵다’며 유예기간을 다시 연장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피해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고금리·고물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심각한 자금난과 경영위기에 몰려 있는 게 사실이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처해 있는 현재의 위기 상황을 방치하면 줄폐업·줄도산을 막을 수 없게 되고, 이는 곧 중산층 몰락이라는 사회·경제적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소상공인들이 누적된 피해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상당한 시일이 요구되는 만큼, 지금껏 실시해온 금융지원 정책을 중단하거나 축소해서는 안 된다. 대출만기 연장과 상환유예, 고금리 대출의 저금리 대환 특례보증제도 추진 등으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연착륙을 유도해야 한다. 이와 함께 지역 신용보증기금의 재정 건정성 확보 방안도 시급하다. 신용도가 낮은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이 활용하는 지역 신보 특례보증이 급증하면서 전국 신보의 재정 위기가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보의 재정 고갈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지역 신보에 대한 금융회사의 출연요율 상향 조치를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제 정말 한계에 내몰린 소상공인들의 줄폐업 사태가 발생해도 이상할 게 없다. 소상공인들의 줄폐업이 가져올 더 큰 경제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방식에서 벗어나 더 과감하고 적극적인 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지원정책은 그 시기가 중요하다. 이들을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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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8.27 17:12

제60회 전북도민체육대회를 준비하며

2024년 1월 18일, 전라북도가 전북특별자치도로 새롭게 출범하는 전라북도 역사의 획기적인 전환점이 되는 날이다. 출범을 4개월여 앞둔 올해, 180만 도민의 화합과 축제의 장인 전북도민체육대회를 김제에서 10년만에 다시 개최하게 된 건 8만 김제 시민의 염원을 담아낸 너무나 가슴 벅찬 일이다. 전북도민체육대회는 지난 1964년 7월 전주종합경기장에서 제1회 대회를 시작으로 올해 환갑의 연륜을 맞았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전북 최대의 스포츠 축제이며 도민을 하나의 끈으로 묶는데 큰 역할을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라북도가 매년 개최 시군을 바꿔가면서 치러오고 있는 체전은 여러 가지로 그 의미와 취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14개 시군간의 화합과 도민의 소통에 있다. 이에 필자는 도민 모두가 전라북도 발전을 위한 강렬한 의지를 하나로 모으고 도민 대화합의 함성을 힘차게 토해내는 축제의 장을 이루기 위해 오늘도 철저한 각오를 다진다. 우리 사회는 건강과 생활체육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자신의 여가를 활용해 스스로 참여하는 생활체육의 시대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따라 시민이 생활체육을 즐길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함께 즐기고 참여하는 장을 발굴하고 추진해야 한다. 이렇듯 사회에 활력을 넘치게 하고 시민들에게 즐거움과 행복을 주는 체육에 대한 열망을 담아내기 위해 올해 초 전북도민체전 TF팀 구성 이후 체전 준비를 위한 실무추진단 조직위원회를 기반으로 성화봉송, 개‧폐막식, 공개행사 연출, 프로그램 구성을 본격 추진하여 도민화합과 역량 결집의 장을 마련하는데 집중했다. 먼저, 도민 모두가 하나되는 화합 체전을 위해 관계자와 끊임없이 위생, 친절, 교통 문제를 논의하고 분야별 자원봉사 참여를 통한 시민들의 자발적 활동으로 참여 체전을 만들어가는데 주력했다. 특히, 선수단과 관람객들이 대회기간 중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경기장 및 선수단 숙박시설에 대한 점검을 실시하고 도로‧교통 시설물 보수와 호우로 인한 제초작업 등 환경을 정비함은 물론 선수와 방문객들의 안전을 우선시하는 안전 체전을 기본 바탕으로 유관기관과 협의하여 안전사고에 대비한 재난 예방 및 대응태세를 중점적으로 강화했다. 금빛 희망 전라북도! 함께하는 김제에서! 라는 슬로건 아래 오는 9월 1일부터 3일까지 김제시민운동장외 종목별 경기장에서 2개 시범종목을 포함한 총 39개 종목으로 2만 5,000여명의 선수와 관람객이 참가한 가운데 선의의 경쟁이 펼쳐지며 3일간의 뜨거운 열전이 장엄하게 타오른다. 도전은 인생을 흥미롭게 만들며, 도전의 극복이 인생을 의미 있게 한다는 말이 있다. 그동안 자신의 한계를 두려워하지 않고 흘린 땀과 값진 눈물로 갈고닦은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여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치고 경기의 승패를 떠나 서로 간의 우정과 화합을 돈독하게 다질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8만 김제시민의 염원을 담아 응원한다. 제60회 전북도민체육대회의 성공개최를 위해 노력한 모든이의 피, 땀, 눈물의 결실이‘건강한 체육, 행복한 도민, 빛나는 전북’실현에 성큼 다가가는 기쁨의 축전이 되기를 바라며, 128년만의 새이름 전북특별자치도 새로운 변화의 시작에 김제의 미래가 함께하는 체전으로 도민들에게 영원히 기억되길 소망해본다. /정성주 김제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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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8.27 17:11

아이들의 안전한 통학로 조성에 동참을! ‘우리목소리 우리로드’

전주시 완산구 서서학동 내 남초등학교의 후문 등굣길은 주민들과 남초등학교 아이들의 위험에 대한 목소리가 높은 전형적인 구도심 도로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 지역이다. 초등학교 5학년 아이가 ‘최근 뉴스에서 아이들이 사고가 많이 나는 것을 보았다.’ 며 ‘새롭고 안전한 통학로를 개발하면 사고가 줄어들 것 같다, 사고가 나면 부모님이 슬퍼하고 친구들이랑 같이 놀 수 없으니까...’라고 말했던 것이 기억에 난다. 반복되는 스쿨존 사고에 아이들도 불안해 하는 것이리라. 어른들도, 아이들도 불안한 통학로로 아이들은 오늘도 학교에 가고 있다. 지난 5월 9일, 남초등학교의 안전한 통학로를 위해 초록우산 전북종합사회복지관에서 안심등하굣길조성사업‘우리목소리 우리로드’의 시작을 알리는 발대식을 진행했다. 이 날 발대식에는 전주시청, 완산구청, 전북일보, 완산경찰서, 전주시의회 예산결산위원회 최주만 위원장, 도로교통공단 전북지부, 전주남초등학교. 전주시서서학동, 전주시보건소, 전북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등 11개 기관 및 단체가 안전한 통학로 만들기에 동참했다. 지역 아동의 목소리를 대표해 아동대표단 9명은 ‘차도 말고 인도를 넓혀주세요.’,‘학교가는 길에 횡단보도를 만들어 주세요’,‘학교 앞에 과속방지턱을 만들어주세요.’‘안전 펜스를 만들어 주세요.’ 등 안전한 통학로 개선을 위한 의견을 전달했다. 또한 실무자그룹 간담회에서는 FGI(Focus group interview)를 통해 ‘구도심 인도 정비의 물리적 한계’,‘어른도 아이도 불안한 통학로’,‘지역사회 아동의 교통안전 문화형성’,‘아동을 고려한 통학로 정책 필요’의 4가지 주제를 도출했고 구체적인 실행방안으로 ‘아이들을 보호하는 어른들의 인식 개선’,‘대안도로 건설’,‘구도심의 안전한 통학로 모델 연구 필요’,‘어린이 통학로 교통안전을 위한 조례 제정’등을 제시다. 이후 6월 15일‘우리목소리 우리로드’네트워크가 전주남초등학교 통학로 일대를 조사하면서 어린이보호구역 내 안전 가드레일이 없는 곳, 불법주정차가 통학을 방해하는 곳, 차와 아이들의 시야 확보가 어려운 통학로, 횡단보도 및 신호등이 없어 무단횡단이 잦은 곳, 과속하는 차량들이 많은 곳 등 여러 안전 문제가 지적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기도 했다. 또한 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 주민 만남을 통해 아이들의 안전한 등하굣길 만들기 동참 서명을 진행했고 많은 주민들이 참여 보다 안전해진 통학로를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한편 지난 5월, 월 100만 원 상당의 임대수익을 포기하고 자신의 건물에 통학로를 만들어 11년째 운영 중인 전주시 인후동 건물주의 마음 따뜻한 선행이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원래 계획대로 건물이 지어졌다면 학생들은 차가 다니는 이면도로를 따라 빙 둘러서 학교와 집을 오가야 했던 상황이었지만 부부는 “내가 사는 주위가 행복하고 안전하면 살기 좋은 동네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통학로를 만든 배경을 설명했다. 어른들의 배려와 용기있는 실천이 안전한 통학로를 만든다는 ‘우리목소리 우리로드’의 가치와도 맞닿아 있는 사례였다. 어린이가 안전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모두의 관심과 참여 없이는 어려운 일 일 것이다. 지역사회의 동참으로 서서학동에 따뜻한 사례들이 이어지고 아이들이 안전하게 통학로를 오갈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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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8.27 17:07

저출산 고령화 시대의 이민 정책

한국 사회가 현재 당면한 최대 도전 과제중 하나가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인구절벽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는 것 같다. 우리나라 인구는 건국 이래 계속 증가해 왔으나, 2019년부터 감소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 인구감소가 우리 경제에 끼치는 부정적 영향은 실로 막대하다. 우선 산업 현장에 필요한 인력 부족을 초래하고, 전체 소비를 감소시킨다. 이는 기업들의 일자리 창출 능력 감소와 고용 침체로 이어지고 다시 소득 감소와 소비를 위축시키는 악순환을 가져온다. 전북에서는 1970년대만 해도 250만을 넘던 인구가 해마다 감소하여 2021년에 180만명 선마저 붕괴했다. 전북내 14개 시군중 전주, 익산, 군산, 완주를 제외한 10개 시군이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이 지정한 인구감소지역에 해당할 만큼 상황이 심각하다. 이제 인구 절벽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출산 장려 정책만으로는 대처가 어렵고, 이에 더해 적극적 이민 정책이 해법이라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그간 적극적 이민 정책은 체류 외국인들이 국내 일자리를 감소시키고, 불법 체류자와 이들의 범죄 증가 우려로 인해 좌초되어 왔으나, 이제 국가 대계 차원에서 종합적 이민 정책을 추진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중앙 정부 차원에서는 정책 콘트롤 타워로서 이민청 설립을 검토중이고, 외국인 인재들을 대거 유치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도 추진중이다. 우리 전북은 현재 지역특화형 비자의 시범 사업 지자체로 지정되어 시행중이고, 전북특별자치도 특별법에는 도내 외국인 체류 자격 및 기간 등 사증 관련 권한을 전북특별자치도로 위임하는 방안을 포함하여 협의하고 있다. 현재 국내 체류 외국인 수가 210만명을 넘어서 전체 인구의 4%를 넘어섰으나, 전북 내 외국인은 6만여 명에 불과하다. 산업 현장의 인력난과 지방 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도 차원의 더욱 적극적 이민 정책이 필요한 이유이다. 전북도는 이에 금년 3월 외국인주민 지원조례를 제정하고, 맞춤형 외국인 정책을 위한 외국인정책 종합계획 용역을 발주하였다. 나아가, 전라북도는 금년 하반기 발표되는 법무부 외국인정책 기본계획에 따라 전북 외국인주민 지원계획을 수립하여 시행할 예정이다. 필자는 우리 이민 정책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 이러한 법과 제도의 정비도 중요하지만, 도민 모두가 외국인에 대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주민이라는 인식과 상호 존중하는 마음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금년 7월 프랑스에서 경찰이 도주 이민자 청소년에 발포하여 사망케 한 사건 이후 발생한 대규모 폭동은 이민자에 대해 아무리 우호적이고 선진적 법 제도를 가지고 있어도 진정한 화합이 없으면 파국적 결과를 초래한다는 교훈을 준다. 문화적 차이 등 어려움을 겪는 외국인과 눈높이를 맞추고, 함께 공감하는 것은 우리 외국인 정책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아울러, 이제 우리 외국인 정책도 단순 배려 차원을 넘어 보다 적극적으로 다양한 배경, 관점, 경험을 가진 인재를 영입하고 포용하도록 설계할 시점이 되었다. 다양한 구성원들로부터 4차 산업 혁명시대 혁신의 원동력이 되는 창의적 아이디어와 새로운 관점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모쪼록 우리 전북에서 다양한 글로벌 인재들을 영입하고 함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여 현재 우리가 가장 필요로 하는 도내 경제의 새로운 활력과 혁신을 불러 올 수 있기를 기대한다. /류창수 전북도 국제관계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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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8.27 17:07

서 교육감 1심 무죄…전북교육 안정 찾아야

서거석 교육감이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지난해 6·1 지방선거가 끝난지 1년 3개월이 지나서야 1심 판결이 나온 것이다. 그동안 보이지 않게 뒤숭숭하던 전북교육이 이제 안정을 되찾았으면 한다. 가뜩이나 교육현안이 많은데 교육 수장이 재판을 받고 있어 교육행정에 힘이 실리지 않았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서 교육감은 심기일전해 전북교육의 선진화와 인재양성에 앞장섰으면 한다. 전주지법 형사1부는 25일 지방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 중 허위사실 공표혐의로 기소된 서 교육감에게 “이 사건은 피고인에 대한 범죄에 관한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앞서 서 교육감은 지난해 지방선거 TV토론 과정에서 상대후보였던 전주교대 천호성 교수가 ‘후배 교수 폭행 의혹’에 대해 묻자 ‘폭행한 적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자 천 교수가 이를 문제 삼아 고발한데서 발단이 되었다. 사실 이번 일은 10년 전인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전북대 총장 신분이었던 서 교육감이 회식자리에서 ‘후배교수를 폭행했다’는 말이 떠돌았다. 피해자로 지목된 이모교수는 당초 경찰조사에서 “폭행이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러나 법정에서는 “단순 부딪힘에 의한 행위가 폭력으로 왜곡되고 무분별하게 확대 재생산됐다”고 증언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이 수차례 번복돼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번 판결은 검찰이 지난해 11월 공소제기한 후 9개월만에 선고가 나왔다. 선거법 선고기한인 1심 공소제기 후 6개월 이내에 선고하도록 한 강행규정을 어겼다. 하지만 일단 법원의 1심 판결이 내려진 만큼 전북교육이 안정을 되찾고 바로 설 수 있었으면 한다. 전북교육은 지금 위기와 기회의 기로에 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임 김승환 교육감 재임 12년 동안 교권 붕괴와 학력저하 현상이 뚜렷했다. 도민들은 이를 만회하고 바로 세워야 할 책무를 서 교육감에게 부여했다. 학생 위주의 인권을 교사와 학생이 같이 존중받도록 하고 기초학력 등 전국에서 가장 뒤떨어진 학생들의 실력을 향상 시키는 일이 급한 상황이다. 나아가 각급학교는 물론 자치단체와 협치를 통해 인재를 키우는데 앞장섰으면 한다. 이번 판결이 전북교육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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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8.27 17:06

[금요수필] 마음을 잇는 다는 거

주말 부부로 사는 내겐 기차를 타는 일이 다반사다. 어느 땐 창가에 기대어 지친 나를 내려놓고 꾸벅꾸벅 졸기도하고 또 어느 땐 초롱초롱 더 눈빛이 밝아오기도 한다. 창 넓은 유리창 밖으로 보이는 계절의 변화에 사뭇 인생의 무상함도 느끼게 되곤 하는데 이번 주일엔 불쑥 여름나들이가 떠오른다. 창문에 비치는 산자락에는 여름꽃들로 물들어가고 우리동네 가로수 길가엔 연 초록빛깔로 수놓은 듯 아름다운 여름날이다. 유난히 올해는 한꺼번에 꽃들이 찾아와서 꽃 멀미가 날 듯하지만 이런 날 꽃 마중이 가고 싶어져 감성이 풍부하신 P 선생님이 떠올라 데이트 신청을 하였다. 그리하여 우리는 소녀가 된 듯 두 손을 잡고 꽃길을 걸었고 분위기 좋은 곳에서 차와 다과를 먹었다. 이렇게 소소한 작은 일에 고마워하시는 선생님이셔서 진즉 이런 자리를 마련 못했을까 아쉬움과 죄송함이 앞선다. 인연이란 만남의 연속이라고들 이야기한다. 하지만 만남에도 울림이 없으면 그건 만남이 아닌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P 선생님도 사람 좋아하는 내 성격에 딱 맞는 모습이시다. 외동딸로 자라온 나는 늘 외로움이 몸에 배인 아이처럼 사람들이 좋았다. 언니, 오빠도 있는 친구들을 보면 너무 부러워 혼자 울곤 하였던 기억도 잊혀 지지 않는다. 그런 나에게 늘 내곁에서 외로움을 달래주신 분은 우리 어머니뿐 이었다. 어느 시인처럼 혼자 시소를 타고 있다는 생각이 전부 였던 그 시절, 부끄러움에 사람들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못했는지 참으로 바보 같은 내 모습이었다. 이해인 시인도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나면 말에 취해 멀미가 나고 꽃들을 너무 많이 대하면 향기에 취해 멀미가 난다고 하셨다. 그래서인지 나또한 미리 겁이 나서 사람만나기가 두려울 때도 있었다, 그러나 이젠, 훌훌 향기 나는 사람들을 사랑하고 싶다. 인연이란, 인내를 가지고 공과 시간을 들여야 비로소 향기로운 꽃을 피우는 인연을 만나게 되는 일 이라는 것도 뒤 늦게 알았으니까. 그러나 좋은 인연을 만들기에 서로가 배려하고 존중해야 만이 가능한 일이다. 우리가 살아가다 보면 좋은 인연을 만났어도 자신의 불찰로 놓쳐버린 인연들도 허다 할 때가 있는데 지나고 보면 나의 부족함 때문인 것 같아 안타깝고 부끄럽기조차 하다. 나는 따뜻한 선생님과의 만남을 좋아한다. 어느 날에는 서점에서 책을 건네주시기도 하고 글을 열심히 써보라며 도닥여 주시기도 한다. 선생님을 만난 지도 세월이 흘러 어느덧 여름날에 서있다. 참으로 인생을 살아가며 여러 인연들과 마음을 이으면서 사랑하며 산다는 일은 어려운 일이지만 행복이 우수수 쏟아지는 일이라서 나는 기꺼이 험한 이 길을 좋아하고 있음이다. 그 어디선가 저 멀리서 차분하면서도 애절한 피아노 선율이 들려온다. 바리톤의 중저음 목소리는 슈만의 연가곡집에 수록된 시인의 사랑의 곡이기도 하다. 이처럼 아름다운 칠월이면 마치 연 보랏빛의 수국꽃이 활짝 피어날 것만 같아 내 마음이 설레 임으로 다가오는 듯하다. △이종순 수필가는 월간 종합문예지<문예사조> 신인상 부문에서 수필가로 등단했다. 그는 현재 '전주 아이가 크는 숲 예솔' 대표 및 원장으로 근무하며 우석대학교 아동복지학과 겸임교수와 호원대학교 유아교육학과 외래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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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8.24 17:05

새만금 표적說의 진실

전주 시내 팔달로와 관통로는 구도심의 핵심 도로망 역할을 해왔다. 17년 간격으로 개최된 전국체전을 계기로 만들어졌다는 이색 공통점이 있다. 1963년, 1980년 체전을 앞두고 도시 정비 차원에서 개통됐다. 전북 기초단체에서 처음 열린 2018년 익산 전국체전도 전주와 크게 다르지 않다. 대회 준비 과정을 통해 익산 IC에서 시내 진입 도로인 금마까지 4.2㎞ 6차선이 확장돼 도시 면모를 새롭게 했다. 이처럼 전국체전은 SOC 확충을 통해 도시 발전을 앞당기는 효과 때문에 유치 열기가 뜨거웠다. 전국체전이 이럴진대 국제대회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획기적 지역 발전과 함께 브랜드 가치를 높여 도시 경쟁력을 키운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새삼스런 얘기도 아니다. 헌데 지금 잼버리 파행 책임을 이런 공공연한 유치 목적과 엮으려는 움직임 속에 ‘새만금 표적’ 논란이 심상치 않다. 잼버리 불똥이 지금 새만금을 집어삼킬 형국이다. 국민의힘과 중앙 언론의 지적대로라면 잼버리가 목적이 아니라 새만금 사업에 초점이 맞춰져 파행을 자초했다는 논리다. 선입견과 억측, 가짜 뉴스까지 뒤엉킨 상황에서 감사원 감사가 제대로 진실을 밝혀낼지 의문이다. 개최지인 전라북도 지사가 조직위 집행위원장을 겸해 사실상 전권을 행사한 것처럼 초반에 부풀려졌으나 사실 그럴 위치가 아니었음이 확인됐다. 조직위 115명 중 전북 파견 48명에서 38명이 6급 이하로 알려져 전북 책임론도 가라앉았다. 잼버리 준비 기간은 고작 6년이다. 하지만 그 행사장을 둘러싸고 있는 새만금 사업은 30년 넘게 국책 사업으로 진행 중이다. 지난 1991년 착공 이후 정권이 7번 바뀌는 동안 33㎞ 방조제만 덩그러니 있다가 문재인 정부 이후 동서 도로와 남북 도로, 새만금 항만, 수변 도시 등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오랜 세월 사업 진척 속도가 더뎌 속앓이를 해온 새만금이 이제야 희망의 땅으로 바뀐 것이다 이 상황에서 잼버리 희생양을 삼아 또다시 도민 가슴에 ‘대못질’ 을 가하는 건 언어도단이다. 정치권과 각급 기관, 사회 시민 단체는 물론 도민 전체를 분노케 하는 건 국제적 망신을 자초한 잼버리 원인 규명에 힘써야 하는데 본질을 호도한다는 것이다. 지역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셈법은 그때마다 다르다. 계획과 준비, 실행 단계에서 달라지는 여건과 상황에 맞추되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변화는 불가피하다. 새만금 잼버리도 마찬가지다. 논란을 불러일으킨 문제에 집중함으로써 국제적 불신 해소가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한다. 잼버리 예산이 투입됐는데도 프레 대회가 열리지 못한 까닭과 푸세식 화장실 설치, 엉망인 침수 대책 등 풀어야 할 문제가 수두룩하다. 굳이 새만금 사업에 한눈 팔 겨를이 없다. 김영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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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8.24 16:12

거리의 선생님들

딸아이가 초등 저학년이던 시절, 학부모 공개수업일에 찾아간 나는 잊을 수 없는 하루를 보냈다. 도심공동화의 충격을 제일 먼저 맞이한 오래된 마을, 한 학년에 40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 작은 학교였다. 기억나는건 아이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던 동작들이다. 선생님이 무지개~ 라고 나직하게 말하면 아이들은 즉시 책상을 반원형으로 새로 늘어놓고 앉았다. 여섯명~ 하면 다시 착착 움직여 여섯 명씩 그룹을 지어 마주 앉고, 전체~ 하면 스무 명이 칠판을 바라보는 평범한 대형으로 돌아갔다. 선생님의 손끝이나 몸짓, 입모양까지 집중해서 바라보다가 아주 작은 힌트만으로도 기다렸다는 듯 번개같이 지시를 수행하는 아이들은 첨단 동작인식 AI를 탑재한 고성능 기기 같아 보였다. 선생님의 손짓만으로 요술같이 움직이던 아이들 속에는 발달지체아동도 있었는데, 그 아이의 얼굴에도 다른 아이들과 똑같은 환한 미소와 열정이 일렁였다.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조그만 아이들을 황홀하게 지켜보며 뿌듯한 하루를 보냈다. 그것은 툭하면 폐교 위기가 닥쳐오는 작고 오래된 학교에서, 평범한 수업참관일에 보았던 풍경이었다. 그 요술같은 풍경을 만들어낸 사람은 퇴직을 몇년 앞둔, 덩치가 자그마한 담임선생님이었다. 그분은 교감이나 교장 처럼 높은 자리에 오르지 않고 평교사로 정년퇴임하셨는데, 그분을 담임선생님으로 오래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동네 아이들과 부모들이 누렸던 작은 축복이었다. 물론, 내가 학생으로 지냈을 때나 학부모가 되어 다시 학교에 돌아갔을 때나, 학교에서 늘 좋은 일만 겪었던 것은 절대로 아니었다. 12년의 학창시절을 요약해보자면 축복같은 선생님을 한두 분, 그냥 평범한 선생님을 열 명쯤 만났고, 악몽같은 선생님을 한두 번쯤 겪었다. 결론적으로 그냥 평범한 정규분포 곡선이었는데, 일상의 대화에서는 악몽같은 선생님 이야기가 화제에 훨씬 더 많이 올랐다. 행복과 감사는 고통과 분노에 비하면 훨씬 잔잔한 감정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작가가 되고 나서 전국의 학교를 찾아다니며 강연을 하게 되었다. 내가 등단할 때만 해도 학교에서 작가를 초청해 강연하는 프로그램은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학교는 판에 박은 수업을 벗어나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하려는 방향으로 꾸준히 진화해왔고 그 덕분에 나는 방방곡곡의 학교에서 아이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작가로서의 내 삶에 가장 축복같은 시간이었다. 내가 찾아가는 학교들은 유명하거나 특별한 학교들이 아니다. 아파트 단지에, 오래된 마을에, 혹은 전교생이 스무명도 채 안되는, 여러 가지 형태의 평범한 학교들이다. 그곳에는 평범한 아이들과 평범한 선생님들이 있다. 나를 한번 초대하려면 선생님들은 여러 장의 기안서와 행정서류를 작성하고, 아이들에게 책을 읽히고, 토론이나 연극 같은 연계 활동을 시키고, 감상문과 보고서를 받아야 한다.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을 시켜줄 생각 하나로 선생님들은 돈도 되지 않고 일만 많은 행사를 자청해서 벌인다. 모든 선생님들이 다 축복같은 존재라고 할 수는 없지만, 가장 평범하고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많은 선생님들이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열정으로 아이들을 보살피고 있다. 무더위가 기승이던 8월, 오래 전 내가 폐교 반대 시위를 하러 갔던 교육청 앞에는 난데없는 근조 화환이 무더기로 섰다. 거리에는 검은 옷을 입은 선생님들이 뙤약볕 속에 주말마다 시위를 했다. 시위대에 익숙한 광화문 주민이지만 낯선 풍경 앞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내가 겪은 선생님들의 얼굴을 떠올려보았다. 검은 옷의 시위대 속에는 축복같은, 평범한, 악몽같은 선생님들이 정규분포의 비율로 섞여 있었을 것이다. 집단 속에 좋은 것과 나쁜 것이 섞여 있는 것은 자연의 순리다. 선생님은 생활인으로서 누구나 일찍 퇴근하고 싶었고 궂은 일은 피하고 싶었고 하는 일에 비해서 급여가 박하다는 한탄을 했을 것이다. 우리와 똑같다. 학교는 지금보다 더 좋은 직장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 아이들 곁에 좋은 선생님들이 남는다. /심윤경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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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8.24 15:22

세상에 던져진 한 여성의 단상

'커트 남성 20,000원 / 여성 23,000원' "원장님, 왜 여자 커트가 더 비싸나요?" "아, 보통 여자 손님들 머리를 감겨드리거나 고데기를 해드리는데 시간이 더 많이 걸리거든요. 아무래도 샴푸 양도 더 많이 들고요. 모발 길이의 차이죠." 끄덕끄덕. 머리 길이의 차이 때문이라던 대답에 수긍하던 나는 얼마 지나지 않아 머리가 복잡해질 수밖에 없었다. 짧은 투블럭이던 나에게 여자 요금을 청구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여성 손님의 커트 비용이 비싼 이유는 그만큼 시간과 제품이 많이 들어서이고, 보통 남성보다 머리 길이가 길기 때문인데 남성의 머리 길이와 같은 경우에도 여성의 요금을 부과한다. 결국 기준은 ‘머리 길이’가 아니라 ‘성별’인가.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요금 기준에 대해 다시 물었다. 그러자 짧은 머리여도 여성은 남성보다 많이 스타일링을 해야 해서 그렇다고 했다. 여성은 더 예뻐야 하고 더 꾸며야 한다. 나는 스타일링에 관심이 없다. 싼 가격으로 서비스를 받고 싶은 것도 아니다. 단지 일관적인 기준과 논리적인 근거에 설득 당하고 납득 당하길 바랐다. 머리 길이가 아니라 성별에 따라 비용이 달라지는 곳은 의외로 많다. 핑크 택스(Pink tax)가 부과되는 것이다. 그렇지 않은 곳을 찾기 위해 검색을 하면 핑크 택스 없는 미용실 지도가 나오기는 하지만 서울⸳경기 수도권 중심이라 지역에서는 미용실 한 곳 한 곳을 직접 찾아보는 수밖에 없다. 내가 지금 말하는 문제는 원장님 개인만의 문제 또는 미용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다. 핑크택스는 꾸밈노동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데, 여성들에게 꾸밈노동을 부추기는 것은 이 구조와 사회이다. 여성들은 일상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할 때 얼마나 기능을 다하며 편하고 안전한지가 아닌 ‘아름다움’, ‘치장’과 같은 사회가 제시하는 성차별적 기준에 맞춰진다. 예컨대 속옷이 그렇다. 삼각팬티가 불편하여 여성 트렁크를 검색한다. 기능이 같고 원단도 조금 들어갔는데 남성 트렁크보다 배로 비싸다. 추가되는 거라면 바지 입을 때 걸리적거리게 하는 ‘예쁜’ 리본 정도. 동생은 할 수 없이 남성용 트렁크를 사 입는다. 같은 기능의 면도기라면 ‘여성용’이라는 단어가 붙는 순간 가격이 높아진다. 스킨로션, 데오드란트, 화장품이 역시 성차별적 비용이 부과된다. 여성들은 꾸밈 노동을 위해 화장품을 사야한다. 지금껏 산 화장품 가격을 다 합치면 얼마더라? 여성들은 사회가 내건 기준에 맞춰 성역할을 수행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건가. 우리에겐 여성성을 강요받지 않고 정당한 비용을 지불할 합리적인 선택지가 없다. 핑크 택스와 꾸밈노동 시장은 여성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작동하며 아주 오랫동안 견고히 유지되어 왔다. 그 안에서 여성은 죽을 때까지 관리하고 꾸며야하는 존재가 된다. 그래서 '도시'에 사는 '비장애인' '인간 동물'임에도 불구하고 '여성'으로 태어난 게 억울하다. 여자라서 가지는 (것처럼 보이는) 장점은 오히려 여성의 발목을 잡고 차별을 심화시킨다. 우리는 여성을 선택하지 않았다. 성별이 선택가능하다면 차라리 남성을 택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여성으로 태어났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여성으로서 살아갈 앞으로의 길을 바꾸는 것이다. 과거 많은 사람들의 투쟁이 모여 현재를 만들었듯 어차피 세상에 던져진 존재라면 미래를 향해 던져지고 싶다. 먼지 같은 차별들을 인식하고, 깨어 있으려 부단히 노력하고 싶다.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다고 발화할 수 있는 용기와 불편함이 불편함으로 인식될 수 있는 논리, 그리고 함께 나누고 해쳐갈 동료. 우리에겐 그것이 필요하다. / 모아름드리 환경단체 프리데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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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8.24 15:22

증여신고를 안해도 될까요

자녀들이 어려 학교를 다닐때에는 경제적인 능력이 없기 때문에 부모님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입니다. 그리고 사회 초년생에는 모아둔 자금이 없어 지원을 받기도 하고, 결혼시점에는 결혼자금으로 지원을 받습니다. 자녀들은 커오면서 무상으로 얻은 혜택들이 많은데, 세법에서는 개인이 무상으로 재산을 취득하는 것에 대하여 증여세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자녀들은 부모들에게 받은 모든 것들에 대하여 증여세를 신고해야하는 걸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증여세법상 증여재산 중 비과세항목을 열거를 하였는데, 그 중에는 사회 통념상 인정되는 생활비 및 교육비 등이 있습니다. 자녀들이 학교를 다니는데 있어서 부모님이 지원해주시는 생활비, 교육비 등은 증여세 신고를 안해도 괜찮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비과세 항목중에는 자녀가 결혼할 때 받게 되는 축의금, 혼수용품들도 있습니다. 결혼식에서 받는 축의금 중에는 부모님의 귀속인 금액도 있을 텐데 이 또한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금액에 한해서는 비과세를 적용가능하고, 혼수용품 중에서도 일상생활에 필요한 가사용품에 한합니다. 이렇게 열거를 하면서 중요한 단어가 있는데, 그건 “사회통념상 인정”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굉장히 추상적일수도 있겠지만 누구나 인정할만한 수준의 증여라고 이해하시면 쉬울 것입니다. 예를 들어 부모님으로부터 차량 및 호화·사치용품을 사는데 자금을 받는 부분은 과도한 증여라 판단이 들 것입니다. 또한 부모가 자녀의 결혼시 주택취득자금을 보태어 주는 것이 사회의 전통적인 미풍양속으로 확립이 되어 사회적 관행으로 볼 수는 있지만 법적으로 근거가 없기에 이 또한 증여로 볼 수 있습니다.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재산이 증여세 신고대상인지 여부의 판단은 부모가 사망시 상속재산가액의 포함여부에 영향을 미치게 되며, 규제지역 내 주택취득시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해야하는데 있어서도 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에 전문가와 상의 하에 증여세 신고여부를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조정권세무회계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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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8.24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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