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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된 전라감영 철저하게 관리해야

조선왕조 500년 동안 호남과 제주를 관할했던 지방관청인 전라감영이 복원돼 일반에 공개된 지 만 2년도 안된 시점에서 ‘관리 부실’ 문제가 불거졌다. 감영 내 주요 건물 곳곳에는 곰팡이가 번지고 있고, 오랜 세월 감영터를 묵묵히 지켜오며 전라감영의 상징이 된 회화나무는 따스한 봄볕 속에서도 푸른 이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다. 수령 200년의 이 회화나무는 지역사회의 관심 속에 보호수로 지정돼 있는데도 고사 위기를 맞아 안타까움을 더 한다. 우여곡절 끝에 전라감영을 복원한 후 기념식에서 전북도는 “전북인의 자존심을 한층 높일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전주시는 “복원된 전라감영은 전주의 자긍심이자 한옥마을을 포함한 전주 옛 도심 문화 심장터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0년이 넘는 논의와 3년 여의 대공사를 통해 복원된 전라감영은 ‘전북 자존의 시대’를 활짝 여는 상징공간으로 도민의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애초 기대와 달리 복원된 감영은 도민들에게 큰 관심을 끌지 못했고, 관람객의 발길도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천년도시 전주의 중심 공간에 자리잡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더 크다. 전라감영 복원은 단순한 옛 건물 복원의 의미에서 그치지 않는다. 전북 재도약과 전북인 자긍심 회복의 계기를 만드는 과정이었다. 그런만큼 그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우선 도민에게 사랑받고 도민의 자긍심을 세워주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논의에서 준공까지 약 20년의 대장정을 거쳐 전라감영을 복원한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복원된 전라감영이 도민의 자긍심을 높이고, 시민의 사랑을 받는 역사·문화 공간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건축물과 시설물에 대한 철저한 유지·관리가 기본이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효과적인 활용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물론 원목을 사용해 전통방식으로 건립한 목조 건축물을 관리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전북인의 자긍심을 상징하는 공간이다. 애써 복원한 역사문화 공간이 오히려 타지역 관광객에게 보여주기 부끄러운 곳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전북도와 전주시는 감영 복원의 취지를 되새겨 전라감영 곳곳을 철저히 점검하고, 이를 토대로 체계적인 유지·관리 대책을 세워 시행해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2.05.02 12:25

고시 3관왕 김관영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 미당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 가 이 봄 끝자락에 생각나는 이유는 뭘까. 지난달 29일 민주당 전북도지사 후보로 김관영 전 의원이 선출 되었기 때문이다. 도지사 출마 선언 38일만에 민주당 도지사 후보 티켓을 거머쥔 김 후보를 억세게 운 좋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송하진 지사가 컷오프 되리라고 생각지 않았는데 그게 현실로 나타나면서 김 후보의 운발이 발현되었다. 송 지사가 차려 놓은 밥상을 김 후보가 그대로 앉아서 먹어 치운 격이 되었다. 어느정도 도지사 출마 예상은 했지만 그가 단숨에 후보 5명 가운데 지지율 2위를 기록하며 기염을 토할지는 그 누구도 몰랐다. 전주 효천지구에서 개소식을 가질 때 권리당원 모집도 전혀 안되 있어서 그가 왜 이번 선거에 나왔는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이재명 대선 후보가 영입인사 1호로 지목해 민주당에 복당되긴 했지만 도지사 후보가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을 안 했다. 도민들은 재선인 김관영 전 의원이 22대 총선 때 신영대 의원과 군산서 리턴매치 하려고 이름이나 알리려고 나온 것으로 인식했었다. 18살 때 공인회계사에 합격한 후 22살에 행정고시에 합격 재경부에 근무했고 28살 때는 사법고시에 합격한 고시 3관왕이었다. SKY 출신들로 짜여진 김앤장 로펌에 성균관대 출신인 그가 당당히 들어 갈 수 있었던 것은 실력 때문이었다. 고시동기 17명이 차관급으로 있어 소통하는 것은 큰 문제가 없을 듯 하다. 그의 도전정신과 뚝심은 정계에서 정평이 나 있다. 강봉균 장관이 군산에서 버티고 있었는데 도전장을 낸 것은 시사점이 컸다. 두드리면 열린다는 평범한 진리를 알고 실천했던 것. 다소 무모하게 보일 수도 있었지만 고시 3관왕이라는 타이틀이 그를 행동으로 옮기게 했다. 2012년 민주통합당 소속으로 군산에서 나와 정계입문 했고 2016년에는 안철수 국민의당 소속으로 녹색 돌풍을 일으키며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전북의원들이 국회에서 존재감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지만 김 후보는 초재선 때부터 원내대표와 국민의당 수석부대표를 지내면서 중앙정치의 한 복판서 존재감을 나타냈다. 특히 그는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 시절이었던 2016년 12월 2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표결에 앞서 탄핵소추 안 제안 설명을 맡아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렸다. 세상 사는데 운이 결정적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이 운이 그냥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는 것. 김 후보처럼 실력을 겸비하고 평소 내공을 쌓았기 때문에 이번과 같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그간 도민들은 꺼져가는 전북을 일으켜 세울 인물을 찾는데 목말라 했다. 그래서 송 지사에 대한 교체지수가 높았다. 전북의 특정세력들이 시나리오까지 짜서 송 지사를 컷오프 시킨 것 까지는 성공했을 지 몰라도 그 이후에 불어닥칠 역풍은 생각지 않았던 것 같다. 결국 그 역풍의 이익도 고스란히 김 후보 한테 다가와 승리를 안겼다. 거세게 불어닥친 전북민심이 조직을 무력화시켰다. 벌써부터 다음 총선 때 현역 대거 물갈이론이 나온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2.05.01 17:12

어린이날 제정 100주년의 의미

2022년은 어린이날 제정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소파 방정환 선생은 1922년 5월 1일 어린이날을 처음 제정하였다. 어린이날을 제정한 핵심은 어린이가 어른의 종속물이 아닌, ‘한 사람으로서의 몫’을 찾아주자는 운동에서였다. 즉, 어린이는 자기 삶의 주인이며 독립된 주체라는 취지가 담겨 있다. 사실 1980년 이전만 해도 유교 사상이 팽배했던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권에서 어린이에 대한 인식은 매우 열악하였다. 부모는 어린이를 마음대로 할 수 있으며 어른들의 일에 어린이를 이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어린이날 100주년은 아동문학 100년의 역사를 상징하기도 한다. 이를 기념해 전국 지역문화관과 서점, 도서관, 학교 등에서 어린이를 위한 다채로운 문화 행사가 진행되고 있어 반갑다. 어린이도서연구회에서는 방정환의 ‘어린이’ 잡지부터 우리나라 아동문학 100년의 흐름을 시대별로 살펴보는 한국 아동문학 명작 100권을 선정해 전시한다고 한다. 책은 아이들의 정신적 영양소가 될 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 책 읽는 즐거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아동문학가들의 바람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일이다. 그런데 문득 지금 우리 아이들이 행복할까? 라는 물음표를 던져 본다. 올해 3주 동안 사회활동 프로젝트로 아이들과 함께했던 시간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나름 재미있게 현장 수업을 마치기는 했는데 우리 아이들 문해력이 생각보다 약하다는 점이 안타까웠다. 질문에 엉뚱한 대답을 하고 자기 생각을 제대로 표현하는 걸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의외로 많았다. 그동안 마스크로 입을 가리고 있었던 기간이 2년이 훌쩍 넘었으니 그럴 수도 있지 싶었다. 하지만 4월에 다른 현장에서 만난 아이들에게서도 이와 비슷한 현상을 발견했다. 자기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생각을 전달하는 방법을 몰라 스스로 자해하는 아이들도 많아졌다는 사실을 알았다. 마음껏 웃고 떠들어야 할 시기에 자기 동굴에 갇혀 지낼 수밖에 없었던 우리 아이들. 무엇보다 또래 친구들과의 단절은 큰 충격이었을 것이다. 뜻하지 않는 질병 유행으로 겪는 고통과 상처는 어른들보다 아이들이 더 클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다행히 올해 신학기부터 대면 수업으로 전환되어 우리 아이들이 학교로 향하는 걸 보고 가슴 한쪽을 쓸어내린 어른은 비단 나만이 아니었으리라. 올해는 학부모와 교육청, 학교와 도서관이 앞장서서 어린이를 위한 힐링 체험활동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 숲 체험, 어린이 토론대회, 어린이 작은 운동회, 공연, 놀이 게임, 가족 영화 상영 등. 어린이들이 마음껏 소리 지르며 정서적 교감을 느끼고 가슴에 응어리진 답답함을 풀어냈으면 좋겠다. 우리는 그동안 어린이날이면 음식과 장난감을 사주는 것으로 어른의 의무를 다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는지! 우리 어린이들이 ‘한 몫을 다하는 어른’으로 자랄 수 있도록 어른들의 세심한 관심이 필요할 때다. 어린이날 100주년을 맞아 어린이에게 사람으로서 권리를 인정하고 하나의 인격체로 대우하자는 어린이날 제정 정신을 우리 모두 다시 한번 되짚어 보았으면 좋겠다. /김자연 아동문학가·전북작가회의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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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5.01 14:53

과열·혼탁 지방선거 이대론 안된다

더불어민주당의 후보 공천이 진행되면서 6·1 지방선거가 진흙탕 싸움으로 변하고 있다. 대선 패배 이후 혁신 공천을 강조하던 민주당의 공천 과정이 유권자들의 기대와 달리 국회의원들의 제식구 감싸기와 계파 줄세우기 양상으로 진행되면서 곳곳에서 갈등과 반발이 일고 있다. 공천 과정의 공정성과 형평성 논란 속에 후보자들간의 비방과 음해가 난무하고 고소 고발전으로 비화하면서 과열·혼탁 양상이 심화되고 있다. 민주당 도지사 후보 공천의 경우 송하진 지사가 컷오프되고 1차 경선에서 후보자가 결정되지 않아 결선 투표가 진행되면서 지지 세력 규합 과정이 고발전으로 까지 비화됐다. 안호영 후보 측이 전주시장 경선 후보자들의 지지와 협력을 이끌어냈다는 공식 보도자료를 내자 일부 후보가 사실과 다르다며 반박했고, 김관영 후보 측은 질 나쁜 정치 공작이자 여론 조작이라며 안 후보 측을 허위사실 유포 등 선거법 위반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전주시장 후보 공천 과정에서는 선거 브로커 개입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강제 수사에 나섰고, 군산시장과 익산시장 후보 경선 과정에서는 경쟁 후보를 비방 음해하는 문자메시지가 무차별적으로 유포돼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완주군수 후보 공천 과정에서도 공천을 받은 후보자의 과거 도박 사실이 경선 막판에 언론 제보를 통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공천 탈락 후보들이 반발하고 있다.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6·1 지방선거와 관련해 지난 28일까지 총 32건 65명의 선거사범에 대한 수사가 진행중이다. 선거사범 대부분은 고소 고발이 접수된 사건으로 이 가운데는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이 9건, 금품선거가 8건에 달하고 있다. 6·1 지방선거가 자신의 장점과 능력을 부각시키는 정책 대결보다는 경쟁 후보를 깎아내리는 비방 음해와 세몰이 대결에 치중하는 과열·혼탁 양상으로 흐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비방과 음해, 과열과 혼탁 선거는 과거 공직선거 과정에서 수없이 지켜봐온 구태다. 일당 독식의 전북 정치구조가 가져온 폐단이다. 공정 선거를 흐린 정당과 정치인들의 책임이 크지만 이같은 선거 구조를 만든 유권자들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사법당국은 불법 선거행태를 철저히 밝혀내 일벌백계하고 유권자들도 구태 타파에 앞장서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2.05.01 14:31

김제 용지 생태복원사업 차질없이 추진해야

전북지방환경청이 김제시 용지면 일대의 현업 축사를 국비 481억 원을 들여 오는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매입해 이 일대 생태환경을 복원하기로 했다. 지역의 대규모 축사를 철거하고, 축산폐수와 악취로 물든 땅에 푸른 숲을 조성한다니 무척 반가운 소식이다. 지난 1960년대 정부의 한센인 이주 정책에 따라 조성된 이 지역 축산단지는 익산 왕궁면의 대규모 축산단지와 함께 새만금 수질 악화의 주범으로 꼽혀왔다. 또 민원이 잇따르고 있고 전북혁신도시 악취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일찌감치 철거 방안이 논의돼 왔다. 실제 전북도와 김제시는 수년 전부터 ‘김제 용지면 정착농원 현업축사 매입’사업을 지역 현안으로 선정해 정부에 국가예산 반영을 요구해왔다. 김제 용지면 일대 축사 매입사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한다면 우선 새만금으로 흘러드는 만경강 지류 용암천의 수질 개선효과가 기대된다. 익산 왕궁 축산단지에 이어 새만금 상류 수질개선 사업의 큰 과제 중 하나가 또 해결되는 셈이다. 아울러 전북혁신도시 악취 저감과 수목식재를 통한 생활 속 탄소흡수원 확충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김제 용지면 현업축사 매입과 생태복원 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하기 위해서는 우선 해당 축산농가의 대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또 전북도와 김제시, 그리고 지역사회에서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쏟아야 한다. 오는 2025년까지 계속되는 사업인만큼 해마다 국가예산을 차질없이 확보해 사업이 지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앞서 새만금 수질개선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익산 왕궁 환경개선사업의 경우 보상가 현실화를 요구한 축산농가의 매각 기피와 국가예산 확보 차질 등으로 난항을 겪었다. 그러면서 사업 지연과 중단, 재추진이라는 우여곡절이 장기간 계속됐다. 결국 전북도와 익산시는 해당 사업을 새만금과 함께 국가예산 확보를 위한 지역 현안사업으로 분류하고 중앙정부를 상대로 매년 사업의 필요성을 역설해야만 했다. 김제 용지면 생태복원사업은 이 같은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정부와 자치단체가 협력해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10년 넘게 추진된 익산 왕궁 축산단지 환경개선 사업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사업은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추진하기를 기대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2.05.01 14:31

미래가치와 기업유치

㈜미원상사 3000억 원, 로얄캐닌코리아(유) 2000억 원. 올해 들어 전북에 대규모로 투자한 기업이다. 2021년에는 한 해만 100개의 기업이 투자를 약속했다. 그 중에는 이차전지 소재를 생산하는 ㈜천보비엘에스, 차량용 수소탱크를 제조하는 일진하이솔루스㈜, 수소연료전지를 생산하는 두산퓨얼셀㈜ 등 신산업을 리드하는 굴지의 국내기업도 있다. 지난해부터 전북에 투자를 약속한 기업이 120여 개며 이로 인해 7600여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 예정이다. 이는 전라북도가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친환경․스마트 산업 거점으로 부각 되고 있기 때문이다. 새만금에 추진 중인 신재생에너지사업, 예비타당성 조사 중인 그린수소 클러스터, 서남해 해상풍력, 전기차 클러스터 등은 RE100(재생에너지 100% 활용) 참여 글로벌 기업은 물론 신산업 관련 기업들에게 매혹적인 비즈니스 환경으로 인식되고 있다. 때마침 지난달 전북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전북지역의 미래가치와 성장 잠재력을 언급하며 규제 대폭 완화와 기업유치에 힘을 실어주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새만금은 세계 어디와 비교해도 좋은 입지”라며 “새만금 개발을 중심으로 전북을 기업들이 바글바글거리는 지역으로 만들어 보자”고 강조했다. 이처럼 전북은 그동안의 낙후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새로운 산업생태계를 구축해 기업유치 환경을 조성하는데 혼신의 힘을 기울일 것이다. 먼저, 서울시 면적의 2/3에 해당하는 세계 최대 규모(409㎢)의 간척지인 새만금의 성공적인 개발을 위해 공항․항만․철도의 트라이포트(Tri-Port)가 속도를 낼 것이다. 대통령 당선인이 임기 내 새만금 개발 완료를 언급한 만큼 새만금의 대규모 SOC가 조기 완공될 것이다. 특히 전북도는 시속 1000km 이상의 꿈의 열차인 ‘하이퍼튜브 테스트베드’ 구축도 계획하고 있다. 기업에게 이러한 완벽한 교통 인프라를 갖춘 새만금이 매력적인 투자지로 느껴지는 건 분명하다. 둘째, 현 정부의 공약이기도 한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에도 진척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북은 2018년부터 서울, 부산에 이어 제3의 금융중심지로 지정을 추진하고 있었으나 여전히 검토 중이다. 그러나 윤석열 당선인이 “금융산업 규제를 풀면 고소득 일자리를 만들고 지역경제를 견인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언급한 만큼 금융중심지 지정은 물론 금융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국가적 지원이 기대된다. 셋째, 전북도는 침체된 조선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군산에 ‘특수목적선 선진화단지’를 구축한다. ‘특수목적선 선진화단지’는 관공선, 군함 등 특수한 목적의 선박을 친환경․첨단화하기 위한 시험연구센터와 기업 입주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선진화단지가 조성되면 조선 관련 기업, 방위사업체 등이 군산에 몰려와 현대중공업 가동 중단으로 침체되었던 군산의 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다. 비자득기(備者得機)라 하였다. 준비된 자가 기회를 얻는다는 뜻이다. 전북은 이미 미래 신산업을 위해 준비를 시작했다. 이제 시작된 일들이 제대로 마무리하여 몇 년 내 결실을 맺을 것이다. 그러나 기업이 알아서 오는 경우는 드물다. 전북의 투자환경을 알리고 적극적인 행․재정적 지원도 필요하다. 상대적으로 기업유치가 저조했던 전북이 미래 신산업 분야 핵심기업이 유치될 수 있도록 전북도와 시․군, 기존 도내 기업 등이 함께 노력하여 국내를 넘어 글로벌 기업들의 집적지로 우뚝 서기를 바란다. /신원식 전라북도 정무부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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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5.01 14:16

계속되는 악플로 인한 피해, 최소화 하려면

인터넷으로 유명인들의 기사를 접하고 소통한 이래로 ‘악플’은 끊임없는 사회적 문제였다. 2019년 말, 악플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겪던 가수 설리와 구하라가 연이어 극단적인 선택을 하였고,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다. 특히 설리는 2016년 6월부터 10월까지 ‘악플의 밤’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본인에 대한 악플에 당당하게 대처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 프로그램이 방영 중이던 시기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악플의 밤은 JTBC2에서 방영하였던 프로그램으로, 스타들이 자신을 따라다니는 악플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면서 올바른 댓글 매너 및 문화에 대해서도 한 번쯤 생각해본다는 취지로 기획된 것인데, 이 프로그램에서 본인에 대한 악플을 직접 읽고 평가하면서 평소 누적되어있던 정신적 고통이 심해져 결국 안타까운 선택으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2019년 10월 다음은 연예 뉴스의 댓글 기능을 없앴고 네이버도 2020년 3월 관련 서비스를 종료했다. 연예 기사에 대해서는 ‘좋아요’, ‘훈훈해요’, ‘화나요’ 등의 이모티콘을 통한 감정 표현만 할 수 있고 직접 구체적인 의견을 담은 글을 쓰지는 못한다. 이를 통해 어느 정도의 성과는 거두었지만, 최근 유튜브 등 동영상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소통이 점점 증가하고 있고 이러한 콘텐츠의 댓글 창은 여전히 열려있기 때문에 악플 근절은 어려운 상황이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1항은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것으로, 제70조 제2항은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형법에도 명예훼손죄가 있지만 형법상 명예훼손죄는 ‘사실 적시’의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 ‘허위 사실 적시’의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그 법정형이 정보통신망법에 비해 낮다. 사이버 공간에서의 명예훼손 피해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정보통신망법이 제정된 것인데, 실제 처벌 수위는 법정형의 상한이 더 높게 규정된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낮은 편이다. 벌금형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그 벌금의 액수도 낮다. 또한 수사관의 주관적인 기준에 따라 비슷한 정도의 사안이라 하더라도 불송치 또는 불기소 처분으로 종결되는 경우도 많아 피해자들이 혼란스러워 하기도 한다. 정보통신망법의 실효성 있는 적용을 통해 사이버 공간에서의 명예훼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수사기관의 기준 확립, 보다 강한 처벌을 통한 사회적 경각심 고취가 필요할 것이다. /김은강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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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5.01 14:15

<금요수필> 당신들의 여운

월요일 아침, 상쾌한 바람을 양껏 들이마신다. 코로나로 온라인 예배를 드리게 된 이후로는 주말 외출이 더 뜸해졌다. 바쁜 시간표 속으로 출근하는 월요일 아침은 그래서 내게 ‘환기’의 느낌으로 다가온다. 내가 지금의 직장에 몸담은 것은 2002년 3월이었다. 연고 없는 지방에서 안내견과 함께 사회 조직에 첫 발을 들였다. 토요일도 출근했고, 휴일 일직도 있었다. 일요일이면 직원들이 돌아가면서 빈 학교를 지켰다. 보완 장치를 풀고 주요 건물들의 안전 상태를 확인한 다음 대충 자리를 정리하면 법인 시설에 기거하는 학생들이 교무실로 놀러왔다.수업 중에는 나눌 수 없는 개인 상담도, 정다운 다과도 그 시간에는 가능했다. 동생 같던 여고생들이 놀러오면 눈깜짝할 사이 퇴근 시간이 됐다.장애인 활동보조지원제도가 없던 그 때 내 주식은 배달 음식과 각종 인스턴트 식품이었다.요리에 재능도 흥미도 없었지만 별로 불편하지는 않았다. 혼자 몸으로 먹고 싶을 때 요기했고, 먹기 싫으면 건너 뛰었다. 사회 초년생으로 어설프게 적응해 가는 과정에 배운 술은 내 위를 더 혹사시켰다. 위경련이다, 위염이다 번번이 병원 신세를 졌다.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취업한 내게 선배 교사들은 무턱대고 부담스럽거나 두려운 존재였다. 사근사근한 성격도 못되는 데다가 전맹으로 사회 경험 폭이 넓지 않았던 나로서는 동료들과의 유대 관계를 구축하는 게 풀기 어려운 숙제 같았다. 더구나 내 또래 교사가 없는 환경에서 내성적인 내가 살아 남는 방법이 무엇일지 사실 완벽하게 무지했다. 꾸역꾸역 출근했고, 방학을 손꼽아 기다렸다. 서울 본가에서 윤택하고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는 기간에만 내가 살아 있는 것 같았다.업무에도, 사회 적응에도 나는 미숙했다. 그래서 교무부장님이 더 어려웠다.교무부장님은 워킹맘이었다. 맹학교 교사답게 목소리가 높았고 컸다. 함께 15년 정도 근무했다. 초등학생 아들이 소풍 가는 날이면 교무실 탁자 위에 먹음직스러운 김밥 접시가 펼쳐졌다. 맥주와 커피를 좋아했고, 따끔한 충고를 서슴치 않았다. 열무 김치를 처음 담가봤다며 불쑥 김치통을 내밀기도 했고, 한사코 운전을 마다하다가 친구가 떠넘긴 티코에 나를 태워주기도 했다. 조수석에 아들을, 뒷좌석에 나를 태우고 달달 떨던 그녀가 생각난다. 언제까지고 한 울타리 안에서 일할 수 있을 것 같던 그녀가 갑자기 하늘나라로 떠났다.간암 때문이었다. 진단 받고, 입원하고, 수술하고 상황은 급박했다. 작별 인사도 나누지 못한 채 그녀를 보냈다. 장지로 떠나는 마지막 길에 장성한 아들이 엄마의 영정 사진을 들고 학교에 들렀다. 청명한 어느 가을날이었다. 내 삶도 누군가의 가슴에 진한 여운으로 남을 수 있을까? 장영희 교수가 남긴 저서를 읽으며 곁에서 조근조근 대화하듯 그녀의 삶과 생각을 배웠다. 위로를 받고 다시 시작해볼 용기도 얻었다. 교수님 생전에 직접 만나뵐 기회가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그녀가 남긴 생생하고 소소한 에세이는 언제까지고 살아서 많은 이들에게 교훈이 되어줄 거다. 혼탁한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할 때 은은한 길잡이가 되어줄 거다.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 김성은 수필가는 서울 출생으로 국립서울맹학교와 대구대 특수교육과를 졸업했다. 신아문예작가상을 수상했고, 표현문학으로 등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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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4.28 16:45

사회복무요원 소집 연기에 대해서 궁금합니다

사회복무요원의 소집일자를 연기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병역이행일자연기원을 소집일자 5일 전까지 관할 지방병무청에 우편이나 팩스 또는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됩니다. 인터넷을 통한 병역이행일자연기 신청 방법은 “병무청 누리집(www.mma.go.kr)-병무민원-사회복무-입영(소집)일자 연기원 신청”에서 접수하시면 되고, 병역이행일자연기원을 접수한 때로부터 2일 이내에 소집연기 여부를 결정하고 그 처리결과를 실시간으로 소집대상자에게 통보합니다. 사회복무요원 소집일자 연기는 「현역병 입영업무 규정」과 「생계유지곤란자 병역감면 처리규정」을 준용하되, 통산 2년의 범위 내에서 연기횟수는 5회를 초과할 수 없으며 현역병 입영일자 연기 횟수와 사회복무요원 소집일자 연기횟수를 포함합니다. 예를 들어 현역에서 보충역으로 역종 변경된 경우 연기횟수가 통틀어 5회를 초과한 사람은 더 이상 소집일자를 연기할 수 없습니다. 다만, 질병사유로 소집일자를 연기하고자 하는 사람이 5회를 초과하여 연기를 희망한 경우에는 1회에 한하여 추가로 소집일자를 연기 할 수 있습니다. 소집통지 후 신상변동 등 병적정리 및 실태조사과정에서 생계곤란사유 병역감면원을 제출하여 처리 중에 있는 사람과 질병사유 병역처분변경원을 제출하여 정밀신체검사 또는 재신체검사 대상인 사람에 대해서는 직권 소집일자 연기 처리하되, 연기횟수에는 포함하지 않습니다. 소집통지 후 「입영연기 관리 규정」 제17조(국외 입영연기 대상자 관리)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이 소집일 이전 국외출국한 사실이 확인되고 소집일까지 연락이 되지 않을 경우 소집일부터 입국일까지 직권 소집일자 연기 처리하되, 연기횟수에는 포함하지 않습니다. 선복무자의 군사교육소집일자 연기 횟수는 소집일 기준 1년 이내의 범위에서 2회를 초과하지 못하며 나이제한은 없으며 소집(입영)일자 연기일수는 합산하지 않습니다. /전북지방병무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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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4.28 14:48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민주당 기초단체장 공천자가 결정되었다

민주당 전북의 기초단체장 공천이 마무리되었다. 이번 경선에서는 가점과 감점이 당락을 가른 곳이 많았다. 전주. 남원. 장수. 순창 군수 공천자가 정치신인으로 가산점을 받았다. 하지만 퇴직을 앞둔 관료나 오랜 정당 활동을 한 모두에게 선출직 출마가 처음이라는 이유로 일괄적으로 정치신인 20% 가점을 주는 것이 타당한 것인지 의문이다. 최소한 40세 이하의 출마자 등 정치신인의 정의에 대해 새롭게 고민해야 한다. 경선을 가른 변수 중 하나인 ‘선출직 공직자 평가’가 과연 공정하고 정의로웠는지도 논란이다. 혹시 ‘보이지 않는 손의 작동’을 위한 안전장치나 무기로 왜곡된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공천자 중 여성이나 청년은 없다. 변화와 혁신, 개혁 공천은 공염불이 되었다. 완주 군수 공천자는 언론에 어마어마한 돈을 배팅하며 노름을 하는 사진과 더불어 도박 녹취록이 나와 큰 충격을 주었다. 중앙당 최종 공천자 결정 과정이 녹록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큰 판돈의 도박은 범죄이다. 즉각적인 조사로 진위 여부를 명확히 하여 한 점 의혹도 없어야 한다. 만약 사실로 밝혀지면 공천은커녕 사법처리되어야 한다. 이번 민주당 경선은 정책과 공약은 거의 없거나 베끼기, 뻥튀기가 많았다. 오직 네거티브와 아니면 말고 식의 상호 비방을 중심으로 여론조사 응대를 독려하는 문자 폭탄이 전부였다. 이 와중에 전주시장 이중선 후보의 선거 브로커 폭로 회견과 녹취록이 공개되어 큰 파문을 일으키며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늘 설로만 회자되던 경선 카르텔과 선거 브로커의 실체와 행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여기에 전북자원봉사센터 전격 압수수색과 권리당원 입당원서 사본의 무더기 발견으로 내부 횡령 사건이 조직적 당원 모집 사건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한마디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공천 과정이었다. 선거 브로커 득세, 여론 조작, 권리당원 동원과 대납, 이중투표, 당내 심사 과정의 공정성 시비 등 돌출된 문제들에 대해 도당은 역시나 모르쇠로 일관했다. 공천이 곧 당선과 직결되는 지역 정서를 무기로 일당 독재의 폐해와 오만함을 고스란히 노출하였다. 전북의 민주당 공천에서 가장 충격적인 사건은 공직 평가와 각종 여론에서 앞서던 송하진 지사의 느닷없는 컷오프 탈락이었다. 교체 지수와 3선 피로감 이외의 명확한 탈락 이유가 없어 많은 설들이 난무했다. ‘보이지 않는 손’의 작동으로 인한 충격적인 인위적 퇴장이었다. 광주 시장 경선이 컷오프 없이 경선으로 결정되면서 희생양으로 전북 지사의 컷오프가 이루어졌다는 것이 정설이다. 컷오프를 항의하던 캠프 구성원의 일부가 느닷없는 경쟁 후보 지지선언은 이유를 떠나 권력 무상과 기득권 유지를 위한 새집 찾기로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각종 여론조사 수위를 달리던 전주시장 임정엽 후보가 8년 전과 똑같이 컷오프 되었다. 대선에서 조건 없는 입당을 받고도 이미 20년도 더 지난 해묵은 사건으로 일사부재리의 원칙도 무시하고 또다시 경선 기회조차 박탈한 것이 과연 타당한지 의문이다. 소수파인 유력 후보를 경선에서 배제하는 보이지 않는 손의 작동 논란을 일으켰다. 공천을 담당하는 민주당 도당 자격심사위와 재심위. 공관위가 구성부터 공정성 시비를 일으키며 특정 인사들의 중복 참여로 비판을 받고 객관성과 독립성을 상실하여 논란과 반발을 자초했다. 최근 국민적 공분을 산 부동산 투기와 이해 충돌, 음주운전 등의 처리에 있어 이중 잣대 등 많은 문제를 노출했고 공천이 사천으로 전락하여 충성도와 정적 제거 등이 변수로 작용하여 유력 후보들이 대거 탈락하였다. 공당의 공천은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 동원과 대납, 브로커의 산실, 여론조작, 이중투표의 대명사인 권리당원 비중을 낮추고 시민 참여를 더욱 넓혀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공천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민주당이 변해야 전북이 산다. /김영기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지방자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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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4.28 14:46

3선 전북교육감, 마지막 날까지 역할 다해야

임기를 불과 두달 여 남겨놓은 3선의 김승환 전북교육감이 퇴진 요구를 받고 있다. 그것도 자신의 최대 지지기반인 전교조로부터의 압력이어서 교육계에 파장이 크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코로나 시기에 일선 학교의 어려움을 외면한 채 역할을 수행하지 않는다면 더이상 자리에 머물며 세비를 축낼 이유가 없다’는 게 전교조의 주장이다. 천막농성과 단식투쟁을 이어간 전교조 전북지부는 ‘진보교육감 12년이 빛 좋은 개살구였음을 목도했다’는 극한 표현까지 서슴지 않았다. 전교조가 그동안 흔들림 없이 지지해 온 이른바 진보진영의 현 교육감에 대해 12년 행적까지 들먹이며 강도 높게 비판하는 걸 보면 양측의 관계가 단단히 틀어진 게 분명하다. 3선 교육감 시대, 우려한대로 전북교육의 레임덕 현상은 심각하게 나타났다. 공직기강이 흔들리면서 내부 비리사건이 잇따랐고 일선 교육현장의 연이은 파열음에도 전북교육청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교사와 학부모 등 교육현장의 요구에 귀를 열지 않았고, 대화 요청에는 묵묵부답이었다. 평소 너무 과하다 싶을 정도로 청렴과 윤리를 강조하고, 교육철학과 신념을 주저없이 내놓던 김 교육감의 목소리는 듣기 어려워졌다. 급기야 전교조마저도 그의 불통행정을 강하게 질타하기에 이르렀으니 전북교육의 현 상황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교육감 선거를 눈앞에 두고 진보진영의 단일 후보가 힘겹게 뛰고 있는 상황에서 김 교육감의 불명예 퇴진을 촉구한 전교조의 속내도 관심이다. 전북교육의 불통을 우려하는 지역사회와 교육현장의 목소리가 12년 내내 이어졌는데도 전교조는 왜 이제서야 문제제기를 넘어 분노를 표출하는지, 그리고 사실상 김 교육감의 퇴진이 본인 외에는 아무에게도 의미가 없는 현 시점에서 이를 요구하는지 의문이다. 진영논리를 떠나 오직 전북교육의 현실과 미래를 위한 결단이기를 바란다. 지역의 미래를 책임지는 교육행정에 ‘임기말 현상’은 없어야 한다. 교육감은 임기 마지막 날까지 학생들을 위해, 지역교육 발전을 위해 초심으로 뛰어야 한다. 이는 임기말의 문제점을 충분히 인식하면서도 끝내 ‘3선 임기’를 욕심낸 김 교육감이 전북교육을 위해 반드시 새겨야 하는 책무이자 도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2.04.28 13:15

물류전쟁에서 지면 지역경제발전 요원

현대는 물류전쟁시대다. 기업은 물류비용이 적게 소요되는 곳을 찾는다. 또한 지자체들은 이런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 항만 활성화에 최선을 다한다. 물류란 물적유통의 줄인 말이다. 물류란 필요한 양의 물품을 가장 적은 경비를 들여 신속하게 효율적으로 원하는 장소에 때맞춰 보낼 수 있도록 함으로써 가치를 창출하는 경제활동을 뜻한다. 기업의 입장에서 매출액의 증대를 제 1 이익원, 제조원가의 젊감을 제 2 이익원이라고 한다면 물류는 매출액의 증가뿐만 아니라 대폭적인 비용절감을 기대할 수 있어 제 3의 이익원이라고 불린다. 쉽게 말해 운송비를 제외한 제품의 생산원가가 1000원이라고 가정할 때 물류비용으로 2000원이 소요된다면 그 기업의 생산 제품은 경쟁력을 잃게 된다. 때문에 기업들은 이윤을 극대화하고자 생산비용 가운데 특히 원료와 제품의 운송비가 가장 적게 소요되는 곳에 입지한다. 그런만큼 물류은 기업의 입주와 유치 및 경쟁력 제고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바다를 낀 전국 지자체들은 보다 많은 기업을 유치, 지역경제발전을 도모코자 물류지원시설인 항만의 시설 확충과 세일 등에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123년이란 개항 역사를 가진 군산항은 도내 정치권과 지자체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다시피 했다. 그 결과 토사매몰로 항만의 여건은 악화됐다. 위상은 전국 12위로 추락했다. 도내 상당수의 수출입 업체들에게 군산항의 이용은 그림의 떡이 됐다. 도내 수출입 물동량의 물류 흐름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지난 2020년 도내에서 발생한 수출 물동량은 250만여톤에 이르고 있지만 군산항의 이용은 고작 18.5%인 46만여톤이다. 부산항이 37.5%, 광양항이 37.1%로 주로 이용되고 있다. 군산시의 수출 물동량이 도내 전체 수출 물동량의 48.7%인 121만여톤인 점을 감안할 때 군산의 수출 물동량조차 38%만이 군산항에서 소화되고 있을 뿐이다. 또한 도내 수입물동량 824만여톤의 62.6%만 군산항에서 반입되고 24.5%는 광양항, 5.8%은 부산항에서 취급되고 있다. 이는 적지않은 물류비용 부담으로 도내 수출입 업체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말과 같다. 이런데도 "왜 그럴까"하는 의문을 품고 해결 방안을 마련하려는 열정은 눈에 띄지 않는다. 문제는 오는 6.1 지방선거 출마자들에게서도 항만에 관심을 갖고 활성화에 주력하겠다는 외침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현재 전국에는 31개의 무역항이 있고 이들 항만들은 물동량 유치에 보이지 않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무역항을 가진 지자체마다 물류 개선을 위해 항만 활성화 방안 마련과 추진에 혈안이 돼 있다. 하지만 전북은 여전히 '남의 일' 보듯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 오는 2026년에는 우선 5만톤급 2개 선석으로 새만금 신항이 문을 연다. 군산항과 새만금 신항이 최소한 도내에서 발생하는 수출입 물동량을 소화할 수 있도록 해야 되지 않겠나. "군산항이 있어 군산국가산단에 입주했지만 바로 코 앞에 군산항을 두고도 많은 물류비용부담을 하면서 멀리 부산항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다른 자치단체와의 물류전쟁에서 지면 지역발전은 요원합니다" 도내 한 기업인의 말이 귓전을 때린다.

  • 오피니언
  • 안봉호
  • 2022.04.28 10:23

선거 연대 효과

선거는 전쟁과 마찬가지로 승자는 모든 것을 가지지만 패자는 아무것도 얻을 수가 없다. 이 때문에 출마자는 선거 승리를 위해 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게 된다. 경쟁 후보와의 선거 연대나 후보 단일화는 선거에서의 최대 승부수가 아닐 수 없다. 선거 연대의 하이라이트는 1997년 15대 대선 때 DJP연합이다. 네 번째 대권 도전에 나선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총재는 1996년 4월 15대 총선에서 79석을 확보하는 데 그쳐 대권가도에 적신호가 켜졌다. 게다가 호남 출신으로서 지역구도를 뛰어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자민련 김종필 총재와 선거 연대를 추진했고 내각제 개헌과 실세 국무총리, 경제부처 장관 임명권 등을 조건으로 연합을 성사시켰다. 여기에 박태준 전 최고위원도 합류하면서 DJP연합을 이뤘고 열세 지역인 충청권과 영남권의 지지세 확산에 결정적인 동력을 확보했다, 선거 결과 신한국당 이회창 후보를 39만여 표 차로 꺾고 여야 평화적 정권교체를 실현했다. 하지만 내각제 개헌 약속은 파기되고 김종필 총리의 장관 임명권 행사에 동교동계 인사들이 반발하면서 결국 DJP연합은 파국을 맞게 된다. 지난 3월 치러진 20대 대선에서도 후보 단일화가 여야 정권교체의 결정적 단초가 됐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초박빙의 승부를 펼치던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0.1%라도 더 얻기 위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선거 막판 단일화를 성사시켰다. 개표 결과 24만7000여 표, 0.73%라는 대선 사상 최소 표 차로 대권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의 첫 내각 인선에서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추천한 인사가 단 한 명도 포함되지 않자 공동정부 약속이 파국을 맞는 듯했지만 양자 회동을 통해 일단은 봉합된 상태다. 이번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 간 합종연횡이 두드러진다. 도지사 경선에선 컷오프당한 송하진 지사의 측근그룹은 김관영 전 의원을 공개 지지했고 1차 경선에서 탈락한 김윤덕 의원은 결선에 오른 안호영 의원의 손을 들어주었다. 전주시장 경선에선 컷오프당한 임정엽 전 완주군수와 우범기 예비후보가 선거 정책연대를 선언했다. 사실상 임 전 군수가 우 후보를 지지한 것이다. 이에 여론조사에서 다소 밀리던 우범기 후보가 민주당 공천권을 따내는 뒷심을 발휘했다. 교육감 선거에선 천호성 후보와 황호진 후보가 4대 공동 정책 실천협약을 맺고 연대 전선을 구축했다. 단일화 수순으로 가는 공동보조인 셈이다. 이러한 선거 연대가 이번 지방선거 판도에 어떻게 작용할지 유권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하지만 나눠 먹기가 어려운 게 권력의 속성이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22.04.27 18:03

참 따뜻하고 아름다운 도시, 전라북도

계절은 언제가 봄이었느냐는 듯 꽃은 지고 신록이 우거졌다. 이런 자연을 보면 시간이 참 빠르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전북으로 발령받아 온 것이 지난해 3월이었으니 이제 1년여 지났는데 뜻하지 않게 정든 전북을 떠나게 되었다. 종이 한 장으로 옮겨지는 것이 인사라긴 하지만 참 아쉬움과 섭섭함이 크다. 그동안 낯선 이방인을 따뜻하게 품어준 전북도민 여러분, 도지사님을 비롯한 공직자 여러분, 그리고 그동안 만났던 수많은 기부자님, 사회복지현장의 동역자들, 한 분 한 분께 크나큰 신세만 지고 갑자기 떠나게 되어 면목이 없다. 또한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버지처럼 한없이 믿어 주시고 이끌어 주셨던 모금회장님과 사랑하는 직원들께는 더욱 죄송하다. 만나면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것이 인생이라지만 너무도 좋은 분들이었기에 더 아쉬움이 크다. 사실 고백하건대 일 년 전 전북 발령 소식을 듣고는 마음이 무거웠다. 전북이 싫어서가 아니라 당시 홀어머니께서 많이 편찮으셨기에 조금이라도 어머니 가까이에서 남은 시간을 지켜 드리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그날의 무거웠던 마음의 짐을 전북 도민 여러분께서는 잘 다독여 주셨고 감싸 주셨다. 그래서 함께했던 짧은 1년 2개월이었지만 저는 참 행복했다. 그동안 주로 광역시 지역에서만 근무하다 전북에 와서 보니 만나는 사람마다 참 푸근하고 넉넉했다. 각박하지 않고 인심이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또 회색의 높은 빌딩을 주로 보다가 이곳 전북에서는 드넓은 평야와 높은 산, 강과 바다를 언제나 곁에 두고 꺼내 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 아마 모르긴 해도 전북 도민 여러분의 이러한 넉넉함도 이런 자연에서 나오는 힘이 아닐까 생각이 된다. 모두 아시겠지만 전북은 경제적으로는 타 시도에 비해 객관적으로 아직 앞서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이 많은 것도 아니어서 전북 발령을 받는 순간 모금을 하는 직장인으로서 걱정이 앞섰던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몇 개월을 지나며 그 걱정은 기우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도민 여러분께서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물질로도 마음으로도 헌신해 주셨고 공직자들도 그리고 언론도 이웃을 돕는 일엔 내일처럼 나서 주셨다. 많은 지역을 다녀 보았지만 이러한 모습은 참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 결과 지난 일년동안 전북 도민들께선 저희 사랑의열매에 235억 원을 기부해 주셨고 이는 도민 1인당 모금 참여액으로 보면 13,150원으로 전국 4위에 해당할 만큼 앞섰다. 그리고 지난 연말연시 캠페인에서도 나눔온도(모금목표 달성률)가 137.2도로 전국 2위를 달성할 만큼 우리 전북도민 여러분들의 따뜻한 마음은 그 어느 도시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돌이켜보면 함께했던 직원들도 참 훌륭했다. 업무량에 비해 적은 인원이었지만 서로 간의 배려와 협력으로 전국 어느 지회보다 업무 분위기 좋았고 그 결과였을까 매년 실시되는 17개 시도 지회 평가에서도 지난해까지 무려 4년 연속 최우수지회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이제 제게 있어 전북은 참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지역이 될 것이다. 어쩌면 향수병처럼 얼마 가지 않아 그리울 것 같다. 아침과 저녁으로 자주 걸었던 ‘전주 바람쐐는길’과 ‘아중호숫길’은 아마도 다시 시작되는 저의 인천생활을 가장 힘들게 하는 복병이 되지 않을까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전북 도민이었음에 감사했고 앞으로도 또 하나의 마음의 고향이 될 전북을 위해서 저는 어느 곳에서든 늘 응원하고 기도하는 작은 홍보대사가 될 것이라 다짐해 본다. /박용훈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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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4.27 16:39

해운과 조선산업의 동반성장

2017년 군산조선소 가동 전면중단의 주요한 원인은 해운 시황 하락으로 인한 선박수주 감소였다. 2016년 컨테이너선과 건화물선 운임이 동시에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선박의 신조 발주량 또한 전년 대비 1/4 수준인 ‘2,217만톤’까지 급감했고 이러한 여파로 전 세계 많은 조선소들의 가동 중단이 이어졌다. 글로벌 경기가 좋아지면 해상운임이 상승하고 이로 인해 영업이익이 늘어난 선사들의 새로운 선박 주문이 증가하면서 조선산업의 호황이 도래하거나 그 반대로 해상운임 하락이 조선경기 침체로 이어지는 패턴이 반복되기에 해운과 조선산업은 상생 협력의 영원한 파트너일 수밖에 없다. 불황기에 과감한 투자 전략을 통해 두 산업의 생존을 지원하고 동반 성장을 이끌어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선가가 낮은 불황기에 선박을 많이 도입해서 원가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선박투자의 정석이나 우리나라 선사들은 선박금융 조달의 어려움으로 인해 호황기에 비싼 가격으로 해외 조선소에 선박을 발주하면서 위기가 반복되는 구조적인 문제점이 있었다. 그러나 2018년 해운 시황이 장기불황의 터널 속에서 좀처럼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국적선사가 국내 조선소에 초대형 친환경 컨테이너선 20척을 대량 발주하였다. 국내외 업계의 많은 우려가 있었으나 당시 국적 대표 선사의 글로벌 시장 순위가 선박투자 부진으로 인해 13위까지 밀려나는 동시에 국내 메이저 조선소들조차도 계속되는 수주 가뭄으로 일자리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었고, 무엇보다 불황기가 선박투자의 최적기라는 시장원리에 따른 결정은 ‘신의한수’가 되었다. 2020년 4월부터 연이어 인도된 20척의 선박들이 해운시황 회복과 맞물리며 계속되는 만선 행진을 기록함에 따라 해당 선사는 2021년 사상 유래 없는 호실적을 기록하였으며 선복량이 두 배 가량 늘면서 글로벌 순위가 단숨에 8위까지 상승하였다. 이뿐 아니라 이 선박들은 코로나 펜데믹으로 인한 글로벌 물류 대란을 맞아 우리나라 기업들의 수출길을 활짝 열어 주었다. 우리나라 조선소들도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초대형 친환경 선박 건조 기술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되어 맹렬히 추격하던 중국을 제치고 전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다시 탈환하였으며, 우리 조선소에 선박을 발주하기 위한 해외 선사들의 경쟁으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불황기에 감행한 대규모 선박투자가 해운‧조선 동반 성장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였으나 아직 안주하기는 이르다. 우리나라는 그리스, 중국, 일본에 이은 세계 4위 선박 보유국이나 무역 규모에 비해 절대적인 선복량이 부족해 물류 대란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우려가 크고 경쟁국들보다 노후 선박 비중이 높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에 더하여 국제해사기구(IMO)가 해양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 조치를 대폭 강화하면서 선박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최대 50%까지 감축해야 함에 따라 상당수의 국적선박들을 친환경 선박으로 교체해야하는 시급한 과제가 놓여 있다. 전 세계에서 짓고 있는 친환경 컨테이너 선박 중 우리나라 조선소들의 물량이 7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친환경 선박건조 기술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우리나라 해운산업이 앞서 나갈 수 있는 좋은 기회요인이다. 해운과 조선 시황이 호황기로 접어드는 가운데 선박에 대한 해상환경규제 강화로 양 산업의 패러다임이 동시에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내년부터 재가동되는 군산조선소가 지역경제 활성화 뿐 아니라 대한민국을 해운‧조선 강국으로 이끌 주역이 되기를 기대한다. /김양수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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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4.27 14:35

하늘과 땅 차이, 너무 달랐던 두 번의 대학생활

영화 <식스 센스>(The Sixth Sense)에서는 같은 공간에 2개의 다른 세계가 공존한다. 살아 있는 사람들의 세계와 죽은 귀신들의 세계. 귀신은 사람을 보지만 사람은 귀신을 보지 못한다. 귀신이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사람에겐 닿지 않는다. 귀신을 보고 들을 수 있는 등장인물은 단 한 명, 꼬마 주인공 콜 셰어뿐이다. 정확히 1년 전 오늘.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장애인 단체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했다. 당시 내가 대표발의했던, 장애 대학생들의 학교 생활을 지원할 ‘고등교육지원센터’설립을 담은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개정안’ 2021년도 내 통과를 촉구하는 자리였다. 그곳에는 최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토론으로 알려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대표도 있었다. 휠체어를 탄 채 마이크를 잡은 그는 이런 이야기를 했다. “대학 측에 ‘장애인들의 도서관 접근권을 좀 보장해주십시오’라고 얘기했더니 ‘이 학교에 장애인이 도대체 몇 명이냐’라고 이야기하면서 도서관에 가는 출입문조차도 고쳐주지 않았습니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대학생활을 두 번 했다. 첫 번째는 평범한 학생으로, 두 번째는 장애인으로였다. 휠체어 없이는 어디도 갈 수 없는 몸이 된 채 다시 찾은 교정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었다. 굴러가는 바퀴에 훼방 놓는 작은 돌부리 하나마저 온몸으로 느끼게 됐고, 작은 턱 하나로 갈 수 있는 곳과 없는 곳이 갈렸다. 이전에는 보이지도 않던 문제들이 갑자기 차가운 현실이 됐을 때, 그는 학교에 도움을 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우리는 장애인과 같은 공간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다. 게다가 눈에도 보이고 귀에도 들린다. 하지만 우리가 하나의 같은 세계에 살고 있다는 것은 큰 환상이다. 장애를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거리를 걸으며 바닥에 점자블록이 잘못 깔려 있어도 눈치채지 못하고, 화장실에 철봉 손잡이가 제대로 있는지 살펴보지 않으며, 건물을 드나들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휠체어를 탔다면’ 하고 상상하지 않는다. 오히려 애초에, 장애인을 위해 설치된 시설물들을 알아보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외치며 작년 말부터 지하철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바쁜 출근길 열차에 몸을 실은 시민들이 불편을 겪어왔다. 시위 방식은 실정법 위반 소지가 다분하고, 전장연이 장애인 전체를 대변하는 게 아니라는 지적도 많다. 시위로 인해 정치행정과 무관한 일반 시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가기에, 전장연도 그 책임감은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장애를 갖지 않은 사람들도, 장애인들의 삶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돌아봤으면 한다. 전장연의 ‘과격한’ 시위가 있기 전에, 우리가 장애인 관련 뉴스에 관심을 가진 건 언제가 마지막이었을까? 보도 위 시각장애인 유도블록을 따라 걷다가 끊어진 곳이 나타났을 때 ‘어?’ 하고 문제를 느껴본 사람은 얼마나 될까? 같은 공간에서 숨 쉬고 있지만, 우리는 정말 ‘공존’하고 있을까? 장애인은 귀신이 아니다. 하지만 어쩌면 그들 스스로는 자신들이 귀신이나 마찬가지라고 느끼며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망막에 맺히고 고막에 울릴 뿐, 그들의 모습과 목소리는 가슴까지 잘 전달되지 않는다. 어렵더라도 가슴을 좀 더 열어보자. 우리 모두가 꼬마 주인공 ‘콜 셰어’가 돼보자. 그래야 장애인들이 우리 사회에서 ‘살아 있는 사람’이 된다. /김철민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안산시상록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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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4.27 14:31

선거전 본격화…‘정책대결의 장’ 만들어야

전북지역 14개 시·군의 기초단체장 선거에 나설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최종 확정되면서 6·1 지방선거 선거전의 본막이 올랐다. 민주당의 공천 과정에서 마지막까지 잡음이 많았고, 판도를 가늠하기 어려운 지역이 적지 않아 선거판이 어느 때보다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예비후보 등록 이후 링위에 오를 후보가 결정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던 만큼 선거전에서 치열한 네거티브 공방이 우려된다. 무관심한 유권자들에게 강한 메시지를 주기 위해 상대 후보를 헐뜯는 흑색선전과 가짜뉴스가 벌써부터 나돌고 있다. 교육감 선거에서는 행복교육·미래교육을 위한 정책대결보다 편가르기식 진영대결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정책과 이념성향보다는 판세만을 고려한 후보들간의 합종연횡도 이어지고 있다. 유권자들의 관심이 선거판에서 멀어질수록 자극을 주기 위한 흑색선전의 수위는 더 높아진다. 네거티브 공세는 매번 선거에서 단골로 등장한다. 선거 때마다 공명선거 캠페인이 벌어지고 후보들도 서약서까지 작성하며 흑색선전이 아닌 정책대결을 약속하지만 그뿐이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는 흑색선전으로 얼룩져서는 안 된다. 후보들이 상대 흠집내기를 멈추고, 지역발전을 위한 비전·정책대결에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 유권자들이 달라져야 한다. 선택의 기준을 ‘특정 정당의 공천을 받은 사람’이나 ‘나와 가까운 사람’으로 정해놓고 후보들이 심혈을 기울여 내놓은 정책공약은 쳐다보지도 않는 기존의 선거행태를 이제는 바꿔야 한다. 인구절벽의 시대, 수도권 집중 현상까지 더해지면서 농어촌을 중심으로 지방소멸의 위기가 현실로 다가왔다. 상대적으로 농어촌의 비중이 높은 전북은 다른 지역보다 더 심각하다.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에 새로운 희망의 싹을 틔우기 위해서는 이번 선거에서 자질과 능력, 그리고 도덕성을 갖춘 후보를 뽑아야 한다. 어느 후보가 지속가능한 지역발전의 비전을 제시하면서 실현가능한 정책공약을 내놓는 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유권자의 태도가 바뀌면 선거전의 양상도 달라질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다른 후보를 흠집내려는 네거티브 공방이 아닌 지역의 미래를 생각하는 정책대결이 뜨겁게 전개되기를 기대한다. 선거판의 변화는 결국 선거의 주인인 유권자가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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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4.27 11:47

마약 사범 근절 종합적 대책 필요하다

마약이 일상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다는 사실이 통계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유통 경로가 다양해지고 구입이 쉬워지면서 국적과 연령 구분없이 마약에 빠져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마약은 개인의 단순 투약을 넘어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중독성 때문에 한 번 접하게 되면 쉽게 빠져나오기 어려워 강력한 근절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전북경찰청의 마약 사범 단속 현황을 보면 전북지역도 이제 마약 청정지역이란 말을 사용할 수 없을 정도가 됐다.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전북에서는 382건의 마약 사범이 적발돼 479명이 경찰에 붙잡혔고 이 가운데 131명이 구속됐다. 경찰에 붙잡힌 마약 사범과 구속자 수가 해마다 늘고 있어 더욱 걱정이다. 국내에 체류중인 외국인은 물론 20~30대 젊은층의 마약 투약이 늘고 있는 점도 우려스럽다. 마약 사범 증가는 온라인 거래 발달로 마약을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점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일상생활이 된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마약 유통 경로로 악용되고 있다. 채팅앱을 통해 마약을 칭하는 은어를 사용하며 은밀하게 거래되면서 단속도 쉽지 않다. 갈수록 치밀해지는 해외 밀수 수법과 인터넷과 SNS를 통한 손쉬운 마약 구매로 사실상 무방비 상태라는 지적마저 제기될 정도다. 과거 연예인이나 재벌가 등이 주로 투약했던 마약이 다이어트 효과 등을 빙자해 직장인과 주부는 물론 젊은층에게 까지 파고들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3개월간 마약 사범 집중단속을 벌인 결과 검거된 1956명 중 10~30대가 1365명으로 무려 69.7%를 차지했다. 강한 중독성으로 한 번 손을 대면 끝없는 나락으로 추락하고 신체와 정신을 망가뜨리는 마약은 개인은 물론 사회의 안전과 질서를 무너뜨리는 중대한 위협 요인이다. 건강한 국민과 안전한 사회가 마약으로 위협받으면 국가의 미래도 밝을 수 없다. 갈수록 치밀해지고 은밀해지는 마약 사범은 단속만으로 근절시키기 어렵다. 관련기관들의 전문인력 보강과 처벌 강화는 물론 예방 교육과 치료 등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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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2.04.27 11:30

JB금융지주 지역 사회공헌 강화하라

전북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JB금융지주의 소극적인 지역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도 지난해 사상 최대 흑자를 거두는 경영 성과를 올렸지만 지역과의 상생 노력은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사상 최대 실적 경신을 바탕으로 주주에 대한 배당금을 대폭 늘리면서도 지역 사회공헌에 인색한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JB금융지주의 경영공시 자료에 따르면 JB금융지주는 지난해 자회사인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이 각각 1829억원과 1941억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총 5066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그러나 대폭적인 이익 실현과 달리 외부 기부금은 턱없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JB금융지주는 지난해 한국금융학회 등 3건에 3100만원을 기부했고, 전북은행은 26억3100만원을 기부했다. 전북은행의 기부금 규모는 같은 자회사인 광주은행의 42억6900만원보다 크게 적다. 전북은행의 지난해 기부 내역이 특정 기관에 편중된 것도 문제다. 전국 단위의 다양한 금융지원사업을 펼치는 금융산업공익재단에 가장 많은 6억9200만원을 기부했고, 은행 내부 재단인 전북은행 장학문화재단에 두 번째로 많은 2억원을 기부했다. 근로복지공단과 전북대 발전지원재단, 군산대 발전지원재단에 각각 1억5000만원이 넘는 기부금을 지원했다. 전체 기부금의 절반 이상이 이들 5개 기관에 몰린 셈이다. 코로나19 이전인 지난 2019년 345건에 39억6800만원을 기부했던 전북은행의 지난해 기부금 건수와 규모는 절반 수준으로 축소됐다.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의 흑자를 올린 것에 비춰보면 인색하기 짝이 없는 수준이다. JB금융지주가 지난해 고작 3100만원을 기부하고 JB우리캐피탈과 JB자산운용의 외부 기부금이 전무했던 것은 지역 사회공헌에 대한 낮은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다. 전북에 본점을 두고 있는 JB금융지주와 전북을 최대 영업기반으로 삼고 있는 전북은행의 지역사회와의 상생 및 동행은 기본적 책무다. 이익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나치게 수지타산만을 따져서는 안된다. 지역민과 생사고락을 함께해온 JB금융지주와 전북은행이 진정성 있는 지역 사회공헌을 통해 더욱 사랑받는 향토은행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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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2.04.26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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