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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생명의 아름다운 공존, 하천은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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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배 전주시 부시장

올여름 서울, 경기, 경북 등에서 태풍과 집중호우로 인해 참담한 인명피해와 이재민이 발생하고 농작물 및 공공시설이 침수되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전북은 다행히 큰 피해를 면했으나, 지난 2020년 전주시도 집중호우로 주택침수, 도로 유실 등 그 피해액만 54억여 원에 달한 바 있다. 

자연재난에 대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하천관리다. 제방, 우수저류시설, 배수펌프장 등 평상시 꼼꼼한 시설관리로 홍수예방에 만전을 다해야 한다. 

하천을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하천의 특성과 기능을 이해해야 한다. 하천은 홍수배제기능 외에도 다양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살아있는 하나의 유기체로서 완벽한 생태를 이루고 있기에 신중하게 관리해야 한다. 

특히 도심하천은 치수(治水), 이수(利水), 친수(親水), 생태(生態) 등 네 가지 기능을 하며 도시 성장의 중대한 기반을 이루고 있다. 치수는 홍수 등 재해를 예방하는 기능이며, 이수는 농업·공업·생활용수로 활용, 친수는 시민들이 휴식할 수 있는 수변공간, 체육시설 등의 조성, 생태는 생태계의 보존과 회복에 관한 기능이다. 그런데 이 네 가지의 기능은 서로 충돌하기 쉽다. 예컨대, 친수기능을 강화하면 생태기능이 약화되고, 생태기능을 강화하면 치수기능이 약화될 수 있어, 반드시 균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전주시는 1998년부터 자연형 하천을 조성하여 관리해오고 있다. 과거 콘크리트 제방과 주차장, 각종 생활하수 등으로 죽어가던 하천을 다양한 동식물이 살아가는 생태하천으로 탈바꿈시켰으며, 그늘 쉼터, 산책로 등 친수공간을 조성해 시민이 사랑하는 하천으로 만들어왔다. 1급수에서만 사는 쉬리와 수달이 돌아오고, 백로와 철새 떼가 날아드는 모습은 장관으로 꼽힌다. 전주천은 환경부 자연형 하천조성 우수사례에 선정됐으며, 국가하천관리 정책의 방향을 바꿀 정도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다만 자연형 하천사업이 큰 성과를 거두면서, 이후의 하천관리정책이 생태기능에 치우쳐 치수기능이 약화된 것이 사실이다. 도심하천 관리는 4대 기능의 균형이 가장 중요하다. 생태에만 집중해 치수가 불안해서는 안 된다. 과도한 수목의 정비, 통수단면을 잠식하는 모래톱 준설 등 체계적인 하천정비로 재해예방에도 만전을 다해야 한다. 또한 친수공간 조성은 하천의 생태기능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최근 도심하천에 잔디밭, 체육시설 등을 확대하자는 목소리가 있으나, 이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 주차장, 야외무대 등 기존의 개발구역을 중심으로 최소한의 범위에서 친수공간의 전환을 검토해야 한다. 

아울러 도심하천 관리의 선결조건은 수질관리와 수량확보다. 우오수 분리사업 등 수질을 꾸준히 관리하면서, 근본적인 수량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전주시는 하수처리장에서 고도처리된 36만여 톤의 처리수를 하천유지용수로 재이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안정적으로 유지용수가 확보되면, 언제나 물결이 넘실거리는 아름다운 하천 경관과 더욱 건강한 하천 생태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하천은 사람과 생명이 공존하는 살아있는 공간이다. 사람 중심의 편중된 개발을 지양하고, 생명이 숨 쉴 수 있는 하천으로 관리해야 한다. 도심하천 4대 기능 간 균형 회복을 통해, 서로를 살리고 성장시키는 친환경적 도시로 나아갈 수 있도록 모두의 관심과 협력이 필요하다. 

/박형배 전주시 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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