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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 드러난 전주농협 관리·감독 강화해야

구매담당 직원의 수억 원대 횡령사고가 발생한 전주농협의 관리감독 체계는 허술하기 짝이 없다. 현재 정확한 횡령 규모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개 구매담당 직원이 구매관련 서류를 조작해서 수개월 새 수억 원대를 횡령할 때까지 내부 관리감독 계통에서 전혀 몰랐다는 것은 농협 운영의 부실함을 드러낸 것이다. 더욱이 농협 운영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상시 감시와 감사시스템이 작동되어야 함에도 거액의 횡령 사건이 발생한 것은 구조적인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농민조합원의 출자를 통해 운영되는 농협은 운영의 건전성과 투명성 확보가 중요하다. 그래서 자체 지휘감독과 감사제도가 있고 또한 농협중앙회 차원에서 감시시스템도 작동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전주농협의 수억 원대 횡령사고는 이러한 감시시스템을 통해 밝혀진 게 아니라 동료 직원에 의해서 횡령 사실이 드러났다. 횡령을 주도한 구매담당 직원은 농약 대금을 실제 지급 금액보다 과다하게 업체 계좌에 입금한 뒤 이를 다른 계좌로 돌려받는 수법으로 수개월 동안 수억 원대를 착복했다.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농협 돈을 횡령할 목적으로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이다. 문제는 거액의 횡령사고가 드러날 때까지 전주농협 내부 지휘감독 계통에서 이런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통상적인 구매 거래보다 많은 금액이 지출됐음에도 내부에서 관리감독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다행히 농약판매업체 직원이 전주농협의 다른 직원에게 농약 대금 거래의 문제점을 얘기하면서 횡령사건이 발각됐다. 만약 농약판매업체 직원이 문제 제기를 안 했다면 전주농협의 횡령사고 규모는 더 커질 수도 있었다. 농협의 횡령사고는 간간이 불거지고 있다. 얼마 전에도 임실지역의 한 농협에서 전 조합장이 수천만 원대 경조비를 부당 지급했다며 농협 감사가 업무상 횡령혐의로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하기도 했다. 전주농협은 이번 횡령사고를 계기로 내부 관리감독시스템을 재점검하고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지휘감독 선상에 있는 책임자에게도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농협중앙회도 회원 농협에 대한 관리감독 체계를 강화해서 횡령이나 비위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06.29 17:33

교사들이 본 김승환 교육

삽화 = 정윤성 기자 김승환 교육감 11년에 대한 교사들의 평가가 발표돼 눈길을 끌었다. 당초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주요 정책에 있어 교육 현장과 온도차를 보여 임기가 채 1년도 남지않은 교육감의 멍에로 남을 성 싶다. 교육감의 트레이드 마크인 혁신 학교에 대해 응답자 절반 이상이 무늬만 혁신이지 예산만 퍼준다고 극도의 반감을 표시했다. 교육청이 핵심 성과라고 내세우는 정책에 대해 일선 교사들이 부정적 시각으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엇박자 교육의 강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교육청의 교육 철학이자 핵심 가치인 참학력 성과에 대해서도 긍정 평가보단 부정적 인식이 10% 이상 앞섰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일반 평가와는 다르게 이들 교사들이 품고 있는 혁신 학교와 참학력 점수는 낙제점만 면할 정도다. 다시 말해 김승환식 교육 가치에 대한 반대 기류가 강하다는 것을 웅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교권침해 시비가 잦은 데도 줄기차게 학생 인권만 강조한 김 교육감 철학에 대해서도 이들은 정면으로 맞섰다. 학생 인권 못지않게 교사 인권 중요성도 절실하다는 것을 빼놓지 않았다. 성 문제에 휘말려 자살한 송경진 교사 사례가 대표적이다. 교사들도 응답자 70.4%가 제대로 보호 받지 못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교사인권센터 설립과 관련해 86.1%의 압도적 찬성 입장을 보였다. 이밖에도 내부형 교장공모제 확대는 물론 교사회교무회의 활성화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수업 이외에도 교사들은 잡무 부담 때문에 과부하가 걸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교무학사 전담교사제 도입을 적극 주장하기도 했다. 이같은 조사 결과는 전북교사노조가 지난 8일부터 25일까지 유초중등특수교사 60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교사의 시선으로 보는 전북교육 11년 평가 설문조사에 따른 것이다. 내년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전북 교육의 현주소를 점검하는 한편 교육 가치를 되새기고 최상의 교육은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자는 의미도 담겨 있다. 더구나 교육 현장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들의 생각을 공유함으로써 이를 통해 교육에 대한 공감능력을 키우는 데 목적이 있다. 결과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듯이 교육은 학생, 교사, 교육청의 공감대 형성이 얼마나 중요한 지 새삼 일깨워주고 있다. 끊임없는 소통과 대화가 전제돼야만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김 교육감이 워낙 불통 이미지가 강해 이명박 박근혜 정부와도 사사건건 부딪히며 교육현장 혼란이 끊이지 않았다. 심지어는 문재인 정부의 교육 정책도 거침없이 비판해 날을 세우기도 했다. 그는 올해 신년 회견에서 현 정부의 교육 정책은 100%로 실망이라며 교육 철학이 없는 정부라고 규정했다. 덧붙여 교육을 모른다. 아무런 의지도 없다. 교육에 대해 말하면 말할수록 유권자 표 떨어진다. 그런 생각으로 일관했다고 저는 보고 있다. 굉장히 비극적이다라며 강한 톤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이번 설문조사에 응한 교사들은 김 교육감의 이런 발언에 대해 어떤 생각일지 궁금하다.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1.06.29 17:27

독도, 내 사랑

송태규 원광중 교장 1993년 7월, 일본국제교류협력단 초청으로 한 달 동안 일본에 다녀왔다. 하루는 일본 교수가 하는 강연을 들었다. 자신을 친한파이자 지한파라고 소개했다. 통역을 두고 강의가 무르익을 때였다. 그가 갑자기 독도 이야기를 꺼냈다. 뒤에 독도가 일본 영토라는 이야기를 보탰다. 통역하는 유학생이 잘못 전달한 것이리라 생각하며 확인했다. 대답은 변하지 않았다. 대체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하는지 따졌다. 그가 멈칫했다. 이어서 만주벌판을 호령했던 대한민국이 그깟 조그만 섬에 무슨 애착을 갖느냐고 둘러댔다. 자칭 친한파, 지한파라는 교수의 입에서 나오는 답변을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집에 돌아와서도 충격은 지워지지 않았다. 2년이 지나서 해양소년단 지도자로 군함을 타고 독도에 갈 때였다. 독도에 다가가자 함장이 안내 방송을 했다. 우측 해상에 일본 순시선이 오고 있다는 것이다. 정말 그쪽에 흰색 일본 순시선이 보였다. 그들은 정기적으로 독도 부근을 순시하고 일지를 기록한다고 했다. 훗날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기 위한 속셈이다. 답답한 마음이 풀리지 않았다. 딱히 나 혼자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그때 언젠가 들었던 독도를 사랑하는 손쉬운 방법이 떠올랐다. 가족과 상의한 끝에 2008년 1월 1일 동사무소를 찾았다.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독도 이사부길 63번지로 가족 등록기준지(본적)를 변경했다. 지금도 명함에 똑똑히 새겨두고 있다. 명함을 받는 사람이 묻는다. 독도에서 태어났느냐고. 그 내막을 설명하면 다시 한번 내 얼굴과 명함을 훑어본다. 2021년 6월 말 현재 독도에 등록기준지를 둔 국민은 3615명에 이른다. 일본은 끊임없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가 공식 홈페이지에 독도를 일본 영토로 표기한 지도를 내걸었다. 우리 정부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 정부에 강력하게 항의하고 있지만, 일본은 침탈 야욕을 거두지 않고 있다. 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 우리 정부가 한반도기에 독도를 표기했다. 일본이 IOC에 항의하자 IOC는 정치적 중립을 이유로 우리 정부에 독도 삭제를 권고했다. 그런 IOC의 태도가 이번에는 석연치 않다. 일본 정부로부터 재정지원을 많이 받은 까닭에 일본의 독도 표기를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올림픽은 스포츠를 통해 인류의 화합과 평화, 공존과 공영을 이야기하는 축제의 장이어야 한다. 이번 일본 정부의 독도 지도 표기 사건으로 우리나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림픽 불참에 대한 여론이 커가고 있다. 일본과 IOC가 올림픽을 갈등과 정쟁, 국가 간 평화를 위협하는 도구로 사용하는 한 우리는 올림픽 참가를 거부해야 한다. 그동안 흘린 땀방울로 국위를 선양하고 꿈을 설계할 수 있는 선수들에게 올림픽 보이콧이란 가슴 아픈 일이지만, 노골적으로 우리 주권과 영토권을 침해하는 도쿄올림픽에 우리나라가 참가할 이유가 없다. 올림픽 때문에 독도를 포기해서야 되겠는가. 일본 정부가 지도에 독도를 표기한 것은 대내외에 독도를 일본 영토라고 홍보하는 것이다. 여기에 우리가 모양새를 갖춰 참가하는 것은 이를 인정하고 거들어 주는 꼴이다. 내 살점을 떼어 차린 이웃집 잔칫상에 수저 들고 흥청대는 것에 다를 바 없다. 길이라고 다 밟고 지나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산이라고 다 올라가야 하는 것도 아니다. 건드리지 말아야 할 것에 욕심을 내면 반드시 후환이 있음은 불문가지이다. 일본을 두고 하는 말이다. /송태규 원광중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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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6.29 17:27

군산항 근본적인 준설, 대선공약화 하라

안봉호 선임기자 지난 1900년대 초부터 건설되기 시작한 군산항은 현재 개발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돌핀과 여객 부두를 제외한 상업 부두만 31개 선석에 달하는 등 부두 길이만도 7.8km에 이르고 있다. 취급 화물도 목재 곡물 일반잡화 액체화물 유연탄 자동차컨테이너 모래 등으로 다양한 종합항만으로 발돋움했다. 중국 석도와 국제카훼리선도 오감으로써 컨테이너와 관광객들을 실어 나르고 있다. 국제무역항으로서 도내 유일하게 해운 물류의 젖줄 역할을 하는 데 손색이 없을 정도로 성장했다. 그러나 문제는 군산항이 겉모양만 번지르르하고 실속이 없다는데 있다. 그 이유는 준설미비로 수심확보가 제대로 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군산항의 현안이 무엇이냐고 질문을 해 보면 하역사나 선박대리점 등 항만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준설을 통한 수심확보라고 답한다. 그동안 군산항의 준설공사 행태를 보면 근본적인 준설대책 추진없이 배정된 예산을 소화하면 끝이다. 매년 매몰되는 토사량에 비해 준설예산이 부족해 군산항내에는 토사가 쌓여가고 있다. 썰물때 내항에 가보면 준설을 하지 않아 군산과 서천을 걸어서 다닐 정도로 하상(河床)이 드러나 있다. 그런데도 군산항은 매년 쥐꼬리만한 예산으로 민원이 야기되는 곳을 우선 준설하는 데 그친다. 그나마 준설하고 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메워진다. 언제 준설을 했냐고 질문을 할 정도다. 특히 장마땐 금강하구둑 배수갑문을 열으면 금강과 내항으로부터 엄청난 토사가 밀려내려와 항만내 쌓인다. 낮은 수심이 개선될 일이 없다. 준설로 인한 수심개선은 공사가 끝난 직후 잠시뿐이다. 준설공사는 도로아미타불이 된다. 매년 이같은 준설공사는 반복된다. 그러다보니 군산항은 막대한 예산을 들여 건설한 부두가 모두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도선사와 선박 대리점들은 낮은 수심에 따른 선박의 안전우려 때문에 불안해 하고 있다. 군산항의 다양한 항로개설시도는 번번히 실패한다. 군산항에서 처리해야 할 물동량을 다른 항만에서 일단 하역한 후 군산항에서 다시 짐을 부리는 일이 반복된다. 외항선은 물론 도내 상당수의 무역업체들마저 군산항의 이용을 기피한다. 선박은 대형화되고 있지만 낮은 수심때문에 대응 능력은 갈수록 떨어진다. 군산항이 전국 31개 무역항에서 12위로 전락하는게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이 모든 현상이 개선되지 않고 이제는 당연시되고 있다. 이게 오늘날 군산항의 현실이다. 근본적인 준설 대책추진이 없으면 군산항의 활성화는 공허한 메아리가 되고 군산항의 앞날에 어두운 그림자만 던져질 뿐이다. 이같은 현상을 방치하면 안된다. 낮은 수심에 대한 명확한 원인 진단과 함께 근본적인 처방을 내려야 한다. 더 이상 밑빠진 독에 물붓는 식의 땜질식 준설공사는 그만해야 한다. 근본적인 준설대책을 추진하려면 엄청난 예산이 소요된다. 그런만큼 이를 해결키 위해 정치적인 해법이 필요하다. 내년에는 대통령 선거가 있다. 도내 유일한 항만인 군산항의 근본적인 준설대책추진을 위해 대선공약화가 절실하다.

  • 오피니언
  • 안봉호
  • 2021.06.29 17:27

[현명한 소비자가 되는 길] 렌터카 사고시 수리비 등 과다청구 피해 많아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해외여행 제한으로 국내 여행의 증가와 함께 렌터카 수요도 늘면서 관련 소비자피해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사업자는 렌터카 사고 처리비용을 과다 청구하고, 예약 취소 시 계약금을 환급하지 않거나 과다한 위약금을 요구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3년간(18년 ~ 20년) 접수된 렌터카 관련 소비자 피해구제 신청 871건을 분석한 결과, 신청 건수가 2년 연속 증가했고 특히 2020년에는 전년 대비 23.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가장 많이 접수된 피해구제 신청 유형은 차량 사고 관련 비용 과다 청구로, 렌터카 수리비, 면책금, 휴차료 등을 과다하게 요구하는 사례가 40.6%(354건)로 가장 많았다. 공정거래위원회 고시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는 소비자의 사정에 의한 대여예약 취소 시 사용개시일시로부터 24시간 전에 통보하는 경우 예약금 전액을 환급하고, 24시간 이내 취소 통보 시 대여예정 요금의 10%를 공제 후 환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렌터카 업체에서 이보다 과다한 환급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1년 이내에 단기 렌터카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 524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소비자의 9.5%(50명)가 렌터카 차량 사고 발생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연령별로는 20대와 30대의 사고 경험률이 각각 15.6%와 15.5%로 비교적 높았고, 40대 9.4%, 50대 4.3% 순이었다. 렌터카 운행 중 사고 등으로 차량을 수리해야 할 경우 과다한 수리비 청구를 막기 위해 수리내역에 대한 증빙자료가 필요하다. 설문조사 결과 소비자에게 책임이 있는 차량사고 발생 시 사업자로부터 받고 싶은 증빙자료로 60.1%(315명)는 수리견적서를, 38.4%(201명)는 정비명세서를 원했다. 다만, 현행「자동차대여표준약관」에는 렌터카를 수리하는 경우 사전에 예상비용을 고객에게 통지하고, 수리 후에는 소요된 비용을 고객에게 청구합니다라고만 되어 있어 수리내역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도록 관련 내용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렌터카 사고 경험자 50명 중 차량 수리기간 동안 운행하지 못한 영업 손실 배상에 해당하는 휴차료를 지불한 소비자는 56.0%(28명)였다. 이 중 휴차료 산정기준이 기준대여요금이었다는 응답이 60.7%(17명)로 가장 많았고, 정상요금이 35.7%(10명), 실제대여요금은 3.6%(1명) 순이었다. 자동차대여표준약관에는 휴차료 산정 시 대여요금은 일일대여요금을 기준으로 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다수의 렌터카 사업자들이 실제대여요금보다 비싼 기준대여요금이나 정상요금을 기준으로 휴차료를 청구하면서 소비자들이 과도한 비용을 지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소비자는 렌터카 계약 체결 전에 예약취소, 중도해지에 따른 환급 규정, 기탕 특이사항 등을 꼼꼼히 확인하고, 사고발생에 대비해 차기차량손해보험에 가입하고 수리비 보상한도, 면책금, 휴차료, 보상제외 항목 등을 확인한다. 차량을 인수할때는 임대차 계약서에 첨부된 점검표에 따라 일상점검과 차체외관, 엔진상태, 기본공구의 적재, 연료량 등을 확인한다. 사고가 발생될 경우에는 렌터카 업체에 즉시 알리고, 사고파손부위 등은 사진을 찍어두고, 차량을 수리할 경우에는 렌터카 사업자와 협의하여 정비공장을 정하고 견적서와 정비명세서를 교부받아 분쟁을 방지해야 한다. 만약 렌터카업체와의 분쟁이 원활히 처리되지 않을 때에는 한국여성소비자연합 전북소비자정보센터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한국여성소비자연합 전북소비자정보센터 박민정 부장

  • 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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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6.28 18:26

30여 년 만에 찾아온 새만금의 기회, 놓쳐선 안 된다

양충모 새만금개발청장 새만금만큼 우여곡절 많았던 사업이 있을까 싶다. 1991년 방조제 건설의 첫 삽을 뜬 후 이렇다 할 속도를 내지 못하고 30여 년이 흘렀다. 새만금의 기능도 당초 농업 식량 생산기지에서 산업단지, 이어서 산업주거관광이 복합된 도시공간으로 여러 번 바뀌어야만 했다. 순탄치 않은 새만금의 역사는 이뿐만이 아니다. 방조제는 대법원까지 가는 긴 소송을 거쳐 20년만인 2010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준공될 수 있었고, 산업단지의 입주실적은 2018년 이전까지 5건에 불과할 정도로 초라했다. 대한민국 역사 이래 최대의 국책사업이라는 기대와 변화하는 시대의 빠른 걸음과는 달리 긴 변방의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그러던 새만금 사업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그간 제대로 된 역할을 찾지 못해 막막한 숙제처럼 느껴졌던 새만금은 다양한 신기술과 신산업을 태동시키기에 최적지로 주목받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이 필연적 흐름으로 자리 잡으면서 한국형 뉴딜 정책을 선도적으로 이끌 핵심지로서 새만금이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이처럼 새만금이 급부상한 데는 3GW의 풍부한 재생에너지 자원을 생산할 수 있고, 산단 전체를 100% 재생에너지로 운영할 수 있는 우수한 여건을 갖췄기 때문이다. 특히, 새만금에는 기업들이 합리적인 비용으로 재생에너지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RE100을 실현할 스마트 그린산단이 조성 중에 있으며, 지난 4월 새만금 국가산단은 첫 스마트 그린산단 국가시범산업단지로 선정됐다. 여기에다가 가장 친환경적인 미래 에너지로 각광받는 그린수소를 재생에너지로 수전해하여 생산하는 클러스터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발맞춰 최근 정부의 새만금에 대한 인프라 투자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작년 말 내부 핵심교통축인 동서도로가 개통된 데 이어 새만금 내 최초의 신도시인 스마트수변도시가 착공됐다. 2024년에 준공되면 유수 기업들을 유치할 수 있는 정주 여건이 확보되는 셈이다. 이밖에 2023년까지 남북도로가 준공될 예정으로, 머지않아 2025년 신항만과 2028년 새만금국제공항이 잇따라 순조롭게 개항되면 새만금은 육해공을 아우르는 물류 거점도시로도 발돋움하게 될 것이다. 신재생에너지 메카로서의 강점에 더해 신항만과 신공항 등 교통 인프라까지 이전과는 달라진 개발 속도에 새만금을 향한 기대가 현실화 되어가고 있다. 기업들도 투자로 화답하기 시작했다. SK는 2조 원대 데이터센터와 창업클러스터 투자를 결정했고, GS글로벌 특수장비 차량센터도 곧 입주할 예정이다. 새만금 산단의 입주기업도 그전과 비교하여 최근 3년간 4배로 증가했으며, 입주 의향을 밝히는 기업도 속속 늘고 있어 추가적인 부지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새만금 사업이 모처럼 호기를 맞은 만큼 더욱더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도록 다 함께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이에 부응하여 전북도와 군산시, 김제시, 부안군이 참여하는 새만금 권역 행정협의회가 얼마 전 출범하였고, 각 지자체는 속도감 있는 새만금 개발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지난주 협의회에서는 2단계 수상 태양광 발전사업 배분 기준안에 합의하여 새만금청에 건의했으며, 6월 25일 최종적으로새만금 재생에너지사업 지역상생 협약안이 확정됨으로써 그간의 갈등 우려를 불식시키고 타협과 양보의 물꼬가 터지고 있다. 이에 새만금청은 새만금 사업이 균형적으로 개발해 나갈 수 있도록 민관연 등 각 분야와의 소통에 최선을 다하면서 새만금 전체 사업의 80% 정도를 2030년까지 추진할 수 있도록 새로운 비전과 전략을 담은 새만금 기본계획은 물론, 새만금 그린디지털 뉴딜 종합 전략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갈 계획이다. 좋은 시기를 얻었을 때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득시무태(得時無怠)란 말이 있다. 앞으로 새만금이 친환경 에너지로 자립하려는 세계의 경쟁에 맞서는 한편, 국가 그린뉴딜의 선도적 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모두가 한마음으로 응원해 주길 바란다. /양충모 새만금개발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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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6.28 17:29

‘델타 변이’ 확산 속 우려되는 모임제한 완화

정부가 다음달 1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를 개편 적용하기로 함에 따라 도내서도 세부지침이 확정 발표됐다. 개편안은 거리두기를 기존 5단계에서 4단계로 줄이고, 지자체의 자율성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도내서는 전주와 익산, 군산, 완주 혁신도시를 제외한 전역은 모임 인원제한이 풀리고, 운영시간 제한도 해제된다. 전주, 익산, 군산, 혁신도시는 우선 14일 까지 유예기간으로 설정해 최대 8명 까지 사적모임을 허용했다. 국민들의 일상이 회복되고,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풀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지금은 마냥 반길 상황만은 아니다. 전파력이 이전 바이러스 보다 위력적인 델타 변이 바이러스 가 급속 확산되고 있는 데다 정확한 실체가 파악되지 않은 델타 플러스 변이까지 출현해 전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델타 바이러스는 기존 영국형 바이러스 보다 1.6배 전파력이 강하고, 중증도 이행률은 2배나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벌써 전 세계 80여개 국가로 확산된 델타 바이러스는 백신 접종이 빨라 마스크를 벗게 한 이스라엘과 영국등 백신 접종 선도국가들이 다시 마스크를 쓰게 할 정도로 위협적이다. 지난 주 기준 국내서 확인된 델타 변이 확진자는 190명이다. 도내서도 4명의 확진자가 델타 변이가 의심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 방역 당국은 아직 유입 초기단계로 판단하고 있지만 언제 어떤 경로로 상황이 악화될지 모른다는 분석이다. 해외로 부터의 유입 차단과 국내 확산 방지를 막는 것이 급선무다. 이 단계에서 최선의 대안은 백신 접종을 서두르고, 국민들이 방역 기본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다.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백신 2차 까지 접종을 마치면 각각 59.8%와 87.9%의 에방효과가 있다고 한다. 백신 접종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국민들도 모두가 방역의 주체라는 인식을 갖고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모임 제한이 풀리면서 벌써부터 음식점 등의 사전 예약이 줄을 잇고 있는 모양이다. 바람직하지 않은 양상이다. 모임제한 완화 조치가 코로나19 급속한 확산으로 이어지지 않고 연착륙할 수 있도록 무절제한 모임을 자제하는 등 방역에 적극 협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박인환 논설고문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06.28 17:29

윤석열과 검증의 시간

삽화 = 정윤성 기자 정치인은 발가벗는다는 심정으로 모든 의혹이나 질문에 답해야 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처가 관련 의혹이 담겼다는 윤석열 X파일논란에 대해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22일 윤 전 총장에게 던진 훈수다. 발가벗는다는 심정이란 이 지사의 표현이 흥미롭다. 19대 대선 경선과 지난 경기도지사 선거 등에서 여러 스캔들에 휩싸였던 이 지사는 지난 2018년 10월 의혹 해명을 위해 대학병원 전문의들 앞에서 스스로 옷을 벗은 경험이 있다. 남성 주요 부위에 큰 점이 있다며 여배우가 제기한 불륜 의혹을 벗기 위해 수치스러움을 참고 신체 검증을 강행했다. 의료진의 사실무근 확인으로 여배우 스캔들은 잠재워졌다. 발가벗는다는 표현에는 한 점 의혹없이 모두 드러내 보인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정치권에서는 안데르센의 동화 벌거벗은 임금님을 빗댄 공격이 종종 있어왔다. 야당의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공격에 벌거벗은 임금님이 주로 등장했다. 지난 2005년 8월 한나라당 정책위의 노무현 정부 전반기 평가토론회에 정치분야 토론자로 참여한 한 교수는 노무현 정부는 너무 솔직하고 적나라해 진솔한 대통령 모습보다 벌거벗은 임금님의 모습이 생각난다고 지적했다. 과거에 경험해보지 못했던 진솔한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벌거벗은 임금님에서 찾은 발상이 놀랍다. 자유한국당은 2019년 10월 당의 새로운 캐릭터 제작발표회에서 공개한 벌거벗은 임금님 애니메이션에 문재인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인물을 벌거벗고 등장시켜 큰 논란을 빚었다. 영상에는 속옷 차림의 문 대통령, 수갑을 찬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등장하고 이것이 바로 끊이지 않는 재앙! 문.재.앙! 이란다라는 문 대통령을 비하하는 표현도 담겨 대통령에 대한 조롱이 도를 넘었다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후 1시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권 도전을 공식 선언한다고 한다. 지난 3월 4일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난 지 118일 만이다. 윤석열 X파일을 직접 접했다는 보수진영 정치 평론가가 지난 19일 윤 전 총장에게 많은 기대를 걸었지만, 이런 의혹을 받는 분이 국민의 선택을 받는 일은 무척 힘들겠다는 게 고심끝에 내린 결론이라고 밝혀 큰 파문이 제기된 상황이다. 윤 전 총장은 정치공작, 불법사찰이라며 강력 대응 입장을 밝혔지만 X파일의 내용과 진위에 대한 의혹은 향후 직접 해소해야 할 과제다. 윤 전 총장의 대선 출마 선언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갖춰야 할 능력과 도덕성을 검증받는 길에 들어서는 것이다. 이제 윤석열 X파일에 대한 본격적인 검증의 시간도 시작된다. 윤 전 총장이 발가벗는다는 심정으로 모든 의혹을 해명하고 국민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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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인석
  • 2021.06.28 17:29

노을대교, 5차 국도계획 반드시 반영해야

정부는 부안 변산면과 고창 해리면을 연결하는 노을대교를 제5차 국도국지도 5개년 계획에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 부산과 경기도 파주를 잇는 국도 77호선의 유일한 단절 구간인 노을대교는 20여 년 전부터 추진해왔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번번이 막혀서 좌절됐다. 당시 경제성 부족과 일부 주민 반대 등을 이유로 기본설계 수립 및 착공 계획까지 세우고도 중단됐었다. 이로 인해 고창과 부안 군민들이 지척 거리임에도 60여km를 우회해서 다녀야 하는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특히 새만금과 서해안권 관광 활성화로 관광객이 많이 찾지만 부안과 고창을 연결하는 교량이 없기에 되돌아가는 등 지역경제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애당초 노을대교 사업은 지난 16대 총선 공약 때 채택돼 2002년 예비타당성 조사와 2005년 기본설계에 이어 2007년 착공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노무현 정권 말 경제성 부족을 이유로 갑자기 중단됐다. 이후 2011년 새만금종합개발계획과 2012년 대선 공약, 2015년 제4차 국도국지도 5개년 계획에 반영됐지만 박근혜 정부에서 또다시 경제성 부족을 이유로 중단시켰다. 반면 이웃 전남은 섬과 해안을 교량과 도로로 연결하는 15조 원 규모의 2030 전남기반시설 계획을 세우고 노을대교 같은 교량을 60여 곳이나 건설했다. 또한 현재 12곳에서 교량 건설 공사가 진행 중이다. 전북이 노을대교 하나에 매달려 있는 동안 전남은 섬과 섬을 연결하는 대규모 교량 연결사업을 통해 지역 관광과 경제 활성화를 촉진하고 있다. 노을대교는 부안 고창 군민들이 한마음으로 조기 착공을 염원하고 있고 지역구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등 여야 정치권에서도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장도 노을대교 건설에 적극적이고 국토교통부 장관도 긍정적인 입장이다. 따라서 정부는 국토균형발전 및 지역 경제관광 활성화 차원에서 이번 5차 국도국지도 5개년 계획에 노을대교 건설을 꼭 반영해야 한다. 노을대교 하나로 20여 년간 추진과 중단을 반복해 온 것은 전북도민을 우롱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전북 정치권도 이제 직을 걸고 노을대교 건립을 관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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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1.06.28 17:29

알바트로스와 자전거

천세진 (문화비평가시인) 팔복예술공장 <크리스 조던:아름다움 너머> 전시를 보며 말문이 막혔다. 시작부터 충격을 받았다. 작품 「침묵의 봄」은 농약으로 숨진 18만 3천 마리의 새들을 형상화했다고 한다. 새들임을 알 수 있는 형상 외에, 구별할 수 없는 무수히 작은 점들마저 모두 인간에 의해 사라진 새들이었다. 분명 아름다웠지만, 너무 아픈 아름다움이었다. 전시의 마지막 순서였던 다큐멘터리 <알바트로스>는 마음이 아파 끝까지 보지도 못했다. 함께 사는 생명체들에게 인간이 얼마나 사악한 존재인지를 다시 통렬하게 실감했다. 보들레르는 시집 『악의 꽃』, 「알바트로스」에서 이렇게 썼다. 뱃사람들은 아무 때나 그저 장난으로, / 커다란 바닷새 알바트로스를 붙잡는다네, / 험한 심연 위로 미끄러지는 배를 따라 / 태무심하게 나르는 이 길동무들을. / 그자들이 갑판 위로 끌어내리자마자 / 이 창공의 왕자들은, 어색하고 창피하여, / 가엾게도 그 크고 흰 날개를 / 노라도 끄는 양 옆구리에 늘어뜨리네. / 이 날개 달린 나그네, 얼마나 서투르고 무력한가!알바트로스는 거대한 날개 때문에 활주 공간이 없으면 날아오르지 못한다. 인류 문명은 알바트로스의 활주공간을 계속해서 파괴했고, 더는 날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크리스 조던의 작품 중에 「미드웨이 : 자이어의 메시지」라는 것이 있다. 나선형, 소용돌이라는 뜻을 갖고 있는 Gyre는 아일랜드 태생의 시인 예이츠가 인류 문명이 2천년 주기로 순환한다는 이론을 만들었을 때 사용하기도 했다. 자이어론을 문명발전론에 대입한다면 같은 모습이 순환하면서도 조금씩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문명이 순환하며 점진적으로 나아간다는 이론을 거부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문명은 그렇게 변모해왔다. 그런데 그런 이해가 인간의 삶을, 멈추는 순간 쓰러지는 무한질주의 자전거타기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중학교 시절, 체육대회 때마다 빠지지 않았던 경기가 자전거 천천히 타기였다. 넘어지지 않고 가장 늦게 결승점에 닿는 사람이 승리하는 경기였다. 지금 우리는 그 경기 규칙을 배워야 한다. 문화는 거꾸로 가면 안 된다고 믿겠지만, 얼마든지 거꾸로 갈 수도 있고 어쩌면 지금은 바로 그렇게 해야 하는 시간인지 모른다. 이제껏 질주하며 만든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후세에게 물려줄지를 생각해보면 답이 나온다. 멈추고 뒤돌아서는 것도 문화다. 앞으로만 질주해야 한다는 생각은 이전의 문화를 불완전하고 미개한 수준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맞는 생각일까? 우리가 찬양하는 모든 문화는 과거의 것이다. 한편으로는 찬양하며, 한편으로는 나아가야 한다는 믿음은 근본적으로 불일치를 갖고 있다. 구르는 것은 언젠가는 멈춘다. 시간의 장단이 있을 뿐이다. 인류는 지금의 예측치보다 더 오래 구를 수 있었다.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는 말을 실현하며 구를 수 있었다. 앞으로도 더 구르기는 할 것이다. 그런데 이끼는 끼지 않는데, 바퀴를 부식시키는 독이 자꾸 끼고 있다. 바퀴를 더 잘 구르게 하려고 윤활유를 쳤는데, 그게 독이어서 바퀴를 부식시키고 있다. 자전거는 멈출 때의 자세가 중요하다. 너무 속도를 낸 자전거는 멈추기 어렵다. 속도를 줄인 뒤에야 안정적으로 멈출 수 있다. 멈추자는 것이 아니다. 천천히 달리며 더 많은 풍경을 오래 보자는 것이다. /천세진(문화비평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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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6.28 17:29

‘상생’과 ‘촌스럽다’

농촌진흥청 대변인 성제훈 필자는 지난 2014년 농촌진흥청이 전주완주 혁신도시로 이전할 때 가족과 함께 이사해서 지금껏 혁신도시에 살고 있다. 이사 온 뒤로 무려 7년이 지난 지금까지 가장 자주 듣는 말이 상생이다. 그 당시 우리나라에서 쓰는 낱말의 기본이 되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상생을 찾아보면, 음양오행설에서, 금(金)은 수(水)와, 수(水)는 목(木)과, 목(木)은 화(火)와, 토(土)는 금(金)과 조화를 이룸을 이르는 말이라고 풀이돼 있었다. 혁신도시로 이사 온 사람들과 기존에 전주에 살던 사람들이 서로 맞춰 잘 살아가자는 뜻으로 알고 상생이라는 낱말을 썼지만, 사전 풀이에는 그런 뜻이 전혀 없었다. 사전이 실생활을 따라가지 못한 것이다. 사전의 뜻풀이가 잘못됐다는 필자의 볼멘소리에 귀가 간지러웠는지 국립국어원에서는 1년이 지난 2015년에 상생의 뜻풀이를 추가했다. 기존에 있던 음양오행설에서, 금(金)은 수(水)와...를 그대로 두고, 그 밑에 둘 이상이 서로 북돋우며 다 같이 잘 살아감이라는 풀이를 넣고, 어느 한편으로 치우치지 않고 고루 갖춘 사람만이 그 조화로움으로 이 세상에 상생의 덕을 베풀 수 있을 것이다는 전주 출신 최명희 작가의 「혼불」에 나오는 문장을 보기로 들었다. 맞다, 잘한 일이다. 언어는 살아 있기 때문에 표준국어대사전에 오른 낱말의 뜻풀이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고, 뜻이 더해지거나 빠질 수도 있다. 그때그때 시대 상황을 반영하여 그렇게 뜻풀이를 바꾸는 게 맞다. 47만 7122명. 최근 정부에서 발표한 지난해 촌으로 옮긴 귀촌 인구수다. 전년보다 7.4% 늘었다고 한다. 이처럼 매년 40만 명 이상이 귀촌하는데, 이렇게 귀촌한 이 사람들은 촌에서 촌스럽게 살 것이다. 우리나라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촌스럽다를 찾아보면 어울린 맛과 세련됨이 없이 어수룩한 데가 있다고 나온다. 작년에 촌으로 옮긴 47만 7122명은 스스로 어울린 맛과 세련됨이 없이 어수룩하고자 촌으로 가는 것이 아니다. 농사를 짓거나 창업하고자, 또는 복잡한 도시를 떠나 여유를 찾고자 옮기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촌스럽다의 풀이가 하나뿐이라면 귀촌 인구가 꾸준히 느는 것을 해석할 방법이 없다. 언어 사용 현실을 반영하여 사전에 올리는 낱말을 추가하고, 뜻풀이를 수시로 바꿔야 하듯이, 촌스럽다는 낱말의 뜻풀이도 여러 가지 뜻을 더 넣어야 한다. 자연과 함께하고자 농촌으로 가려는 생각이나, 촌을 사랑하여 자연과 함께 삶을 가꾸려는 마음가짐과 같은 풀이를 추가하면 좋을 것이다. 표준국어대사전을 만드는 국립국어원에서는 촌스럽다는 풀이가 일반화돼 많은 사람들이 그런 뜻으로 받아들인다면 사전 뜻풀이에 넣을 수 있다고 하는데 그건 너무 수동적이다. 시쳇말로 적극 행정에 어긋난다. 개방소통협업을 통해 국민에게 먼저 다가가는 행정을 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원활한 소통과 국민들의 조화로운 국어생활을 위해서 현실을 반영해 앞장서서 사전 풀이를 다양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행정이 바로 적극 행정이다. 상생의 뜻풀이를 추가했듯이, 촌스럽다는 낱말의 뜻풀이도 추가해야한다. 그래야 그런 사전을 바탕으로 조화로운 국어생활이 가능해지고, 그런 사전이야말로 온 국민의 말글살이 기본이 되는 표준국어대사전이다. 필자가 전주로 이전한 지 1년 만에 상생이 제 뜻을 찾았다. 전주로 이전한 지 10년이 넘기 전에 촌스럽다는 낱말의 뜻풀이가 추가되기를 기대한다. /농촌진흥청 대변인 성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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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6.27 17:12

군산형 일자리 첫 성과, 지속가능 차질없게

정부의 상생형 지역 일자리 선정으로 만들어진 군산형 일자리가 마침내 첫 성과물이 나왔다. 지난주 ㈜명신 군산공장에서 군산형 일자리 생산 1호 전기차인 다니고 VAN 출고식이 개최됐다. 지난 2018년 한국GM 군산공장이 폐쇄된 뒤 문을 닫았던 그 공장에서 3년 만에 다시 상용차가 생산되기 시작한 것이다. 군산형 일자리 1호 전기차의 출시는 대기업이 떠난 자리에 중소 중견 기업이 들어와 협업을 통해 결실을 맺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군산 보다 먼저 시작했던 광주형 일자리가 아직 첫 성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미는 더 각별하다. 특히 군산형 일자리는 전국 최초로 양대 노총이 참여한 노사민정 각 주체들의 상생 협력 모델로도 평가받을 만 하다. ㈜ 명신과 대창모터스의 생산활동 협업사업으로 생산된 다니고 VAN은 2인승 소형 전기 화물차로, 전기차가 전북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기능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다. ㈜명신은 첫 전기차를 출고하기 까지 209명을 신규 채용한데 이어, 연차별로 최종 1250명 까지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군산형 일자리는 ㈜명신을 비롯 새만금단지내 완성차 생산 4개사와 부품사 1개소가 참여해 2024년 까지 5171억원을 투자, 24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목표 아래 1700여 명의 신규 인력을 채용할 계획으로 초토화 되다시피 한 군산 경제 활력을 되찾는데 큰 도움이 기대된다. 완성차 시장에서 중소 중견기업이 대기업을 상대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힘들고 어려운 일이다. 군산형 일자리에 참여힌 중소중견 기업들의 경영안정을 위해서는 노사의 지속적인 협력은 물론 행정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7월 부터 시행되는 400억원 규모의 군산형 일자리 특례보증 지원사업을 비롯 전국 최초의 공동교섭 시스템이 안착될 수 있도록 뒷받침하여야 한다. 또한 원하청간 복지 격차 해소와 전기차 관련 국가공모 및 R&D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사업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도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해야 한다. 첫 성과물의 생산으로 속도를 내기 시작한 군산형 일자리가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면서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거듭 강조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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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1.06.27 17:12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인권 이리 짓밟혀서야

전북지역 사회복지시설에서직장 내 괴롭힘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다른 곳도 아닌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시설에서 소중한 가치로 보호받아야 할 종사자 인권이 시설장에 의해 함부로 짓밟히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올 들어서만 진안김제완주장수지역 사회복지시설에서 기관장의 갑질이 연달아 폭로됐다. 폭로된 내용을 볼 때 과연 일반 직장에서 이런 정도의 갑질이 오랫동안 이루어질 수 있을지 의아스러울 정도다. 시설장 개인적인 일에 직원을 동원한 것도 모자라 걸핏하면 트집을 잡는가 하면, 흰장갑과 면봉, 칫솔 등으로 세차 상태를 검사하면서 직원들에게 5시간 동안 세차를 시킨 사례가 적시됐다. 일하기 싫으면 떠나라 월급 주는 것이 아깝다는 등 인사권을 무기로 폭언과 폭력, 인권침해 등이 이뤄졌다는 폭로도 나왔다. 시설장의 이런 갑질이 그 빈도나 지속성 면을 볼 때 개인의 일탈로만 치부할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엊그제 전북희망나눔재단의 주최로 열린 사회복지시설 직장 내 괴롭힘(성희롱) 개선을 위한 토론회에서도 최근 연이어 터진 사회복지시설에서의 갑질 및 성폭력 등의 문제가 개인의 일탈을 넘어 폐쇄적 분위기와 기관장의 무소불위 권력,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의 한계 등 복합적인 요소로 발생한 구조적 문제라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런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언제든 시설에서 인권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 특히 시설의 폐쇄성 때문에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더라도 구제에 엄두를 내지 못하며, 공익제보자에 대한 따돌림과 해고 등 2차 피해를 우려해 참고 넘어갈 수밖에 없는 게 종사자의 현실이다. 시설의 폐쇄성을 타파할 때 직장 내 괴롭힘 문제는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이를 위해 불투명한 운영구조를 개선하는 게 급선무다. 사회복지시설에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 사회복지시설에서 시설장과 임원 등의 갑질은 종사자의 직무 스트레스와 심리 불안 등으로 시설 이용자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철저한 관리감독도 중요하다. 전북도가 전수조사에 나선 만큼 정확한 실태 파악을 통해 근본적 해결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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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1.06.27 17:12

도민의 생각이 바꿔져야

삽화 = 정윤성 기자 DJ가 대선에 패배하고 전두환 군부독재가 집권한 이후부터 전북인 한테 한이 굳어졌다. 군사쿠데타로 18년간 장기집권에 성공한 박정희 공화당 정권때부터 전북은 변방으로 전락하면서 찬밥 신세였다. 중도통합론을 주창했던 소석 이철승이 있었지만 비주류에 속해 전북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했다. 이농인구 증가에 따른 인구감소와 산업화 정책에서 비껴간 전북은 지금도 낙후와 소외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 전북은 34년간이나 DJ그늘에 갇혀 있다. 당명을 바꿔가며 민주당이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 진입장벽을 높게 쳐놓은 바람에 경쟁의 정치가 발붙이질 못했다.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는 일방적인 구조가 만들어지다보니까 선거후유증이 컸다. 상당기간 공천헌금이 공천자 결정에 결정적 영향을 미쳐 역량있는 인물들이 끼어들 틈새가 없었다. 하지만 상향식 공천을 하는 지금도 문제다. 당원모집 과정에서 만만치 않게 돈이 들어가 돈 주고 권력을 사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도민들은 DJ를 대통령 만드는 것으로 한풀이했지 지역발전은 가져오지 못했다. 광주 전남은 집권세력이 주축이 돼서 광주 전남 전북을 호남으로 묶어 파이를 키운 후 국가예산을 많이 끌어당겨 지역개발을 도모했다. 반면 전북은 경상도 정권이 오래 정권을 잡아 운동장이 한쪽으로 심하게 기울었는데도 이를 바로 잡으려는 국회의원들의 의지와 노력이 없었다. DJ 노무현 문재인 정권때 오직 자신들만 이 눈치 저 눈치 살피면서 입신양명하기에 바빴다. 광주 전남정치권처럼 지역발전을 이루겠다는 원팀정신은 오간데 없고 각자도생 하기에 정신이 팔렸다. 각종 선거 때마다 혹시나 행여나 하고 지역개발이 이뤄질 것으로 믿고 밀어줬던 도민들만 닭쫓던 개 지붕쳐다보는 꼴이 되었다. 1991년 착공한 새만금사업도 30년이 지났지만 앞으로 30년이 지나야 개발이 끝난다는 변경된 마스터플랜만 갖고 있다. 한마디로 집권여당인 민주당이 전북은 특별히 신경 안써도 몰표가 나올 지역으로 인식하고 있는 게 문제다. 대선 때마다 죽어라고 표 찍어줬는데도 전북에 반대급부로 되돌아 온 것이 별로인데도 저항도 않고 멍청스레 지내고 있다. 내년 선거때도 계속 이대로 갈 것인가. 지금 충청권은 여야간 경쟁의 정치가 이뤄져 경천동지할 정도로 지역발전이 이뤄졌다. 서울에서 익산까지 일직선으로 내려갈 KTX선형도 오송을 거쳐 구부러진 것이 충청권 정치력이 강해진 탓 때문이다. 전북인들은 천안~논산간 민자고속도로가 건설되기전만해도 대전을 우회해서 서울을 오가는 바람에 시간 경제적으로 많은 비용을 지불했다. 봉 노릇만 톡톡히 해왔다. 장차 건설할 철도와 고속도로 국지방도 건설에서 전북이 철저하게 배제된 것은 전북좌시현상의 대표적 사례다. 우는 아이 젖준다는 말이 있지만 전북인들은 울부짖지도 않는다. 지금 전북은 경쟁의 정치 없이 30여년간 민주당만 쳐다보고 살아온 것이 이 모양 이 꼴이 되었다. 도민들의 생각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전북은 발전할 수 없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1.06.27 17:00

산처럼 높고, 바다처럼 깊었다

안선우 문화예술공작소 작가 총 4회 공연 대본을 위해 6월 한 달 동안 대한민국 대표 명창, 명무, 명인 10명을 인터뷰했다. 직접 만나거나, 전화 통화로 진행하는 두 가지로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인터뷰 도중 사전 분비를 제대로 하지 못해 선생님에게 혼쭐나기도 했으며, 선생님의 말씀에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인터뷰가 끝난 후 녹음자료나 메모한 내용을 혼자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곁에서 잠시나마 살펴본 선생님들의 삶은 곧 예술이었다. 자기 예술 앞에 타협은 없었다. 예술을 더 잘하기 위해서 매일 새로워지고자 했다. 젊은 세대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냐고 물었더니 첫째는 성품이 좋을 것이었다. 정심정음(正心正音)이라는 말처럼 바른 마음이라야 바른 소리가 나올 수 있었다. 둘째는 오직 하나만 깊고 오래 할 것을 강조했다. 하나를 제대로 잘하지 않고서 다음은 없었다. 예술가(藝術家)의 집 가(家) 자처럼, 예술로 하나의 집을 이루지 않고서는 예술가라고 말할 수 없었다. 선생님들의 예술은 죽을 때까지 운명이었다. 자신의 스승님은 악보를 정리하다 그대로 앉은 채 돌아가셨다는 말을 전하며 그런 스승 밑에서 배운 자신도 삶이 끝나는 그 순간까지 끝까지 예술과 함께 하고자 했다. 아픈 것도 자신이 예술을 제대로 하지 못해 큰 병이 난 거라며, 자신의 예술을 운명으로 여겼다. 예술은 처음부터 좋았고, 50년, 60년이 지난 지금도 좋다고 했다. 좋다고 말하는 선생님의 표정은 마치 장난감을 손에 넣은 아이와 같았으며, 최후의 전투를 앞두고 숫돌에 칼을 가는 장수와도 같았다. 인터뷰를 진행하며 개인적으로 느낀 점 몇 가지를 두서없이 나열한 이유가 있다. 우리 사회가 윗분들에 대한 존중과 존경이 부족하다는 느낌이었다. 떠받들어 모시자는 맹목적인 찬양의 의미는 아니다. 자신을 피하기만 하고 늙은이 입에서 나오는 소리를 잔소리로만 여기는 젊은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그래서 오랜만에 이렇게 젊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니 젊어지는 것 같고, 기분이 좋다고, 더 이야기를 나누자고 말했다. 우리는 윗사람의 말을 꼰대라는 거들먹거리는 말로 깎아내리지 않았는지 뒤돌아보게 되었다. 책으로 잘 정리되어 있고, 유튜브를 통해 따라 배우면 되며, 윗사람의 말을 녹음했다가 나중에 살펴보면 된다. 그러니 현장에서, 만남에서 윗사람에 대한 존경과 존중은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공연장에서 관객이 무대를 보지 않고, 공연을 찍고 있는 핸드폰을 바라보고 있는 장면이 스치듯 떠올랐다. 마지막으로 창작에 대한 이야기 또한 대가(大家)들의 언어는 두루 통했다. 창작이 둥둥 떠다니면 안 된다고 말했다. 창작이 둥둥 떠다니지 않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전통에 대한, 역사에 대한 공부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통과 역사에 대한 뿌리를 깊게 알고 나서야 비로소 창작이 나온다고 말했다. 또한, 세상의 모든 예술은 보통 사람들이 듣고 보았을 때 행복한 음악이어야 함을 강조했다. 선생님들의 삶에 스며들고자 노력하였으나, 많이 부족했다. 그래도 공연은 끝났으며, 다음 공연을 잘 준비할 일이라고 생각하며 마무리하려다 문득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눈이 형형하게 빛났던 선생님 한 분이 떠올랐다. 그들은 배려에도 원칙이 있었고, 반대에도 관용이 있었다. 오랜 시간 켜켜이 쌓아온 예인의 삶만큼 그들의 세계는 산처럼 높고 바다처럼 깊었다. /안선우 문화예술공작소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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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6.27 17:00

댐 홍수관리를 위한 처방전이 될 수 있도록

김세환 K-water 금강유역본부 본부장 5월부터 최근까지 잦은 비 소식이 들리고 있다. 우리에게 너무나 소중한 물이지만 작년 장마철의 기억에 마냥 반갑게 들을 수만은 없는 소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5월 강수일수는 평년보다 5.7일 많은 14.4일에 해당하며, 강수량은 1973년 이래 역대 가장 많은 142.4㎜을 기록하였다. 더불어 6월이 되면서 무더위가 시작됨에 따라 벌써 장마가 온 것은 아닌지 걱정하고, 작년과 같은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또한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올해 여름은 평년보다 무덥고 국지성 호우도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와 같이 긴 장마와 집중호우 등 이상기후 발생 가능성도 예상된다고 한다. 이에 작년과 같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올 여름철에는 평소와는 다른 홍수기 대책이 필요한 때이다. 정부는 작년 11월 16개 부처 합동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풍수해 대응 혁신 종합대책을 마련하였다. 이 대책은 댐하천 안전 강화, 급경사지 붕괴 방지, 도시 침수 예방, 재난 대응체계 개선, 피해회복 지원 강화 등 5대 추진 전략으로 구성되어 추진될 예정이다. 이 중 홍수기 대비 댐 운영 개선을 위하여 한국수자원공사가 추진하는 사항들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로 댐 운영 개선 측면에서 다목적댐 수문방류 예고제를 신규 도입한다. 기존에는 규정에 따라 댐 방류개시 3시간 전까지 수문방류 계획을 통보하였으나, 하류 주민들이 방류에 대비해 사전조치할 시간이 다소 부족하다는 의견이 제기되었다. 이에 댐의 수문방류가 예상될 경우 방류개시 24시간 전까지 지자체, 지역주민들에게 방류계획을 사전에 예고해주는 제도로서 수문방류 예고제가 도입된다. 이를 통해 충분한 조치 시간을 확보하여 홍수피해 예방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로, 지역주민과의 소통협력 강화를 위한 댐 홍수관리 소통회의가 개최된다. 지난해 홍수를 겪고 나서 댐 하류 지역주민과 지자체 간의 협조체계와 소통에 다소 한계가 있다는 의견을 반영하여 올해부터 댐 홍수관리 소통회의가 신설되었다. 이 회의를 통해 댐 운영에 직접 영향을 받는 댐 상?하류 지자체와 지역주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댐 홍수관리에 다양한 주체가 참여하는 지역 거버넌스 구축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전라북도 지역 내에 있는 용담댐 역시 4월과 6월 두 차례의 댐 홍수관리 소통회의를 시행하였다. 특히, 용담댐은 지난해 8월 수해 피해가 컸던 지역으로 댐 방류 승인기관(홍수통제소), 하천관리청(국토관리청), 유역환경청도 참여한다. 홍수기가 지난 후에는 댐 운영 결과를 공유하고 개선방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를 마련하여 지속적으로 소통과 협력체계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세 번째로, 금년부터는 관계기관 협업대책으로 환경부?기상청?홍수통제소?수자원공사가 참여하는 정책협의회를 기반으로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댐 유역 맞춤형 강우예보를 홍수분석에 활용한다. 이는 기상예보에 대한 정확성을 높여 댐 운영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주요 댐 하류 하천에 대해 홍수통제소 CCTV와 수자원공사가 자체 신설한 CCTV를 연계해 영상감시체계를 강화하고, 행정안전부에서 운영하는 긴급재난문자 시스템을 댐의 수문방류 통보 수단에 추가해 댐 하류 안전확보체계도 강화된다. 이러한 다양한 제도들의 시행을 통해 한국수자원공사는 장마와 집중호우에도 안전한 여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더불어 이러한 노력이 성공할 수 있도록 지역주민, 관계기관과의 소통과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다. 이를 통하여 점차 심화되고 있는 기후변화와 이상기후라는 위기에도 좀 더 안전한 댐 홍수관리가 실현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세환 K-water 금강유역본부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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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6.27 17:00

대학 간판은 있어야!

박성수 전북대학교 사무국장 어릴적 시골에서 어른들이 혼사를 논의할 때 대학 간판은 있어야 한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습니다. 시골 어른들의 입장에서 대학은 간판이었습니다. 간판은 마치 공작새의 깃털 같이 남들에게 보여주는 것입니다. 조선시대에는 양반이라는 간판이 위세를 떨쳤습니다. 지금은 대학이 사회적 위세를 갖는 간판입니다. 간판이라도 달려면 대학은 일단 가야하는 것입니다. 거기에다 남들보다 좀 더 괜찮은 간판을 달려고 하는 노력이 입시경쟁입니다. 문제는 이런 간판이 진정한 가치가 있는지 입니다. 최근 발표된 <2021년 QS 세계 대학평가> 결과를 보면 서울대가 세계 36위이고, 100위 안에 드는 대학은 6개교입니다. 1000등 안에 드는 대학은 겨우 30개교에 불과합니다. 10위권을 넘나드는 우리나라의 경제 수준을 감안하면 저조한 수준입니다. 아직까지 학문분야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학 입시를 위해 죽어라 공부하는 우리 학생들은 좀 억울합니다. 높은 순위의 대학을 많이 갖고 있는 나라에서 태어나 그렇게 공부를 하였다면 더 수준 높은 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을 테니까요. 더 심각한 문제는 우리 학생들이 입시 공부가 정작 우리 대학의 경쟁력 향상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학습량으로 보면 세계에서 가장 열심히 공부한 신입생을 유치하고도 세계 수준의 대학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학생들이 무슨 공부를 하는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암기식 학습, 객관식 시험에 대한 비판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학부모들은 자녀가 입학하는 대학의 진정한 경쟁력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습니다. 국내에서의 상대적인 서열만이 중요합니다. 서열 높은 대학 간판으로 좋은 직장 잡으면 그만인 것입니다. 우리 대학들의 낮은 경쟁력이 사회적인 문제가 되지 않는 이유입니다. 관심을 우리 지역으로 돌려보면, 우리 전북대학교는 이번 QS 평가에서 전국 국립대 중 2위에 올랐습니다. 국내 대학 전체 22위입니다. 전북의 경제 규모가 하위 수준임을 감안하면 전북대학교의 성과는 자랑할 만합니다. 대학, 지자체, 도민이 함께 노력한 결과입니다. 전북대학의 거점 국립대학으로서의 경쟁력은 입학생 구성에도 잘 나타납니다. 2021학년도 전북대학 입학생의 57%는 타 시ㆍ도 고등학교 졸업생이고, 전라북도 고교 졸업자는 43%입니다. 타 지역 학생의 선호도가 높고, 신입생 구성이 그 만큼 다양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부실한 간판, 의미 없는 입시공부, 어려운 재정 등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대학의 낮은 순위는 당연한 결과일 것입니다. 거꾸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때 우리 대학은 세계 수준의 대학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지역대학은 지역의 성원으로 성장합니다. 그리고 그 열매는 지역으로 돌아갑니다. 최근 전북대학교는 전라북도와 전주시로부터 산학협력을 위한 건물 신축비로 대응자금 100억 원을 받았습니다. 각종 연구를 위한 지원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지역의 사랑을 받는 전북대학교는 분명 세계 수준의 대학으로 성장해 갈 것입니다. /박성수 전북대학교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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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세종
  • 2021.06.27 17:00

물류창고와 음악

삽화 = 정윤성 기자 불을 끄는데만 5일이 넘게 걸린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가 사회적 공분을 불러왔다. 쿠팡의 열악한 노동환경이 적나라하게 공개되면서다. 물류센터의 불은 창고 안 선반마다 놓여 있던 멀티탭에서 시작됐다. 멀티탭은 24시간 내내 돌아가야 하는 선풍기를 위한 것이다. 사방이 막혀 있을 거대한 물류창고 안에 설마 에어컨 하나 설치되어 있지 않았을까, 상상이 가지 않지만 놀랍게도 축구장 15개 크기, 수백 명이 일한다는 이 거대한 물류창고 안에 에어컨은 없었다. 창고 안의 시설은 더 놀랍다. 물건을 더 많이 쌓으려고 층과 층 사이에 간이층을 만들었다. 이를테면 1층과 2층 사이에 1.5층이, 2층과 3층 사이에 2.5층이 있는 식이다. 쌓을 수 있는 물류가 많아진 만큼 물류를 옮기기 위한 컨베이어 벨트 같은 장치들까지 늘어나 한정된 공간은 더 비좁아졌다. 쿠팡은 최근 1년 동안에만 배송물류센터 노동자 9명이 과로사로 사망했다. 과로사 문제와 쿠팡의 노동실태가 불거진 이유다. 이쯤 되니 쿠팡의 해결되지 않는 열악한 노동환경 배경이 관심이 쏠린다. 쿠팡은 세계 1위 플랫폼 기업이 되기 위해 엄청난 자본을 투자하는 기업이다. 올해 1분기 매출이 4조 7천억 원으로 크게 성장했지만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 있다. 눈여겨보게 되는 것이 있다. 쿠팡의 투자가 거의 물류를 위한 시설투자에만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돈을 쏟아 붓고서도 노동환경이 변하지 않는데는 이유가 있었다. 물류창고는 아니지만 거대한 마트 창고를 배경으로 노동자들의 다양한 삶을 그린 영화가 있다. 2018년에 제작된 독일 영화 인 디 아일(In the Aisles)이다. 사실 이 영화는 통일된 독일에서 살아가는 동독 출신 노동자들의 삶을 통해 통일 이후 독일의 현재를 보여준다. 그만큼 메시지가 결코 가볍지 않지만 시작부터 끝까지 관객들을 붙잡아 놓는 것은 영화의 배경, 마트 안 공간이다. 문을 닫으면 거대한 창고가 되는 이 대형마트 공간은 물류창고와 별반 다르지 않다. 흥미로운 풍경이 있다. 마트가 문을 닫고 노동자들의 일상이 시작되는 시간, 거대한 공간에 요한 슈트라우스나 브람스 같은 클래식 음악이 울려 퍼진다. 이들의 노동은 구역별로 영역이 나뉘어져 있을 뿐 지극히 단순한 반복. 넓지 않은 통로를 쉴 새 없이 오가는 지게차가 내려놓은 물건을 고객들이 편리하게 가져갈 수 있도록 질서정연하게 정리하는 데에 온전히 집중되어 있다. 노동자들의 고단한 일상은 다르지 않지만 영화 속 창고와 쿠팡의 창고는 완전히 다르다. 음악이 흘러나오는 물류창고.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되면 좋겠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1.06.24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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