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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터널 대형 참사 안전 불감증 여전하다

터널 안 32중 추돌사고로 5명이 숨지고 43명이 부상을 입은 남원 사매 2터널 대형참사가 발생한지 어제(17일)로 1년이 되었다. 당시 사고는 폭설로 터널 안팎 도로가 미끄러운데다 연쇄 추돌 과정에서 유독물인 질산 운반 대형 탱크로리가 넘어지면서 화재가 발생해 피해를 키웠다. 지난 해 사고가 발생한 사매터널(712m)에는 제연 설비나 물 분무시설 등이 전혀 설치되지 않았었다. 길이 1㎞ 미만 터널의 경우 국토교통부의 관리지침에 이같은 방재시설이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니어서 화재로 인한 2차 피해에 속수무책이었던 것이다. 참사 이후 국토부 지침의 불합리한 문제가 제기되면서 지난해 8월 방재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이 개정돼 1㎞ 미만 터널에도 이 규정을 적용한 것은 잘한 일이다. 하지만 기준 강화 이후에도 도내 터널 관리 주체들이 이 지침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어 또 다른 사매터널 참사가 우려되고 있다. 대규모 참사를 겪고도 안전 불감증이 여전하다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도내에 1㎞ 미만 터널은 고속도로에 37개소, 지방도에 23개소등 모두 60개소로 파악되고 있다. 이 가운데 고속도로 터널 대부분인 35개소에 환풍을 위한 제트팬이 설치되어 있지 않고, 전북도가 관리하는 지방도 터널 7개소에도 제트팬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화재 발생 시 피신할 수 있는 긴급 대피로도 대부분 터널이 갖추고 있지 않다. 기존 터널에 긴급 대피로를 신규로 설치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을지라도, 환풍시설은 도로공사나 지자체의 의지만 있으면 어렵지 않게 설치할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시설 투자는 다른 사업에 비해 우선 시행돼야 마땅하다. 터널 안은 일반 도로보다 대형 교통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다. 터널 진입 시 시야가 좁아지고 조명도 어두워져 사고 위험이 높아진다. 터널 안 교통사고 치사율이 일반 교통사고 보다 2배 이상 높은 이유다. 대형참사는 예고 없이 찾아온다. 터널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운전자의 준법의식 못지 않게 터널 안 안전 및 방재시설이 중요하다. 사고 이후 땜질식 시설 보강이 아니라 전문가들 지적처럼 모든 터널에 환풍시설 및 긴급 대피로 설치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강구하기 바란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02.17 16:45

한국에 배치된 우주군

삽화=권휘원 화백 지난 1일 군산 미 공군기지에서 이색적인 전속행사가 열렸다. 제8통신중대 소속 공군 안톤 솔로셴코 등 장병 3명이 제8임무지원단 사령관 제니퍼 펠프스 대령의 주재하에 우주군(USSF: United States Space Command)으로 편입되는 입대 선서식을 했다. 이들을 포함해 8명의 미 우주군은 오산 공군기지 내 제 607항공작전센터에 배속돼 미 공군한국 공군과 함께 유사시 대비태세를 위해 근무 중이다. 우주군은 그동안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등장했다. 그러나 냉전시대를 맞아 우주전쟁이 현실화하면서 1982년 미 공군 내에 우주사령부가 운영되어 오다 2019년 트럼프 대통령 때 창설됐다. 우주군의 명칭은 지난해 11월 창설 1주년을 맞아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 가디언스(guardians수호자들)라고 명명했다. 우주 공간을 무대로 한 슈퍼히어로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 따왔다는 얘기도 있다. 사실 우주군의 존재에 대해선 미국 사회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달 초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우주군 관련 질문에 와우 우주군이라며 코웃음을 쳤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그는 출입기자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창설한 우주군이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계속 유지되는지 묻는 질문을 농담처럼 여겼기 때문이다. 존 레이먼드 우주군 참모총장도 화상 회의 질문에서 자신의 어머니가 우주군이 하는 일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면서 그게 내가 하는 일이라고 어머니를 이해시켰다고 전했다. 우주군의 주요 임무와 역할은 우주 안보와 우주에서의 전투력 투사, 우주 기동성과 군수지원, 우주를 경유하는 정보의 보안성 등으로 알려져 있다. 즉 우주 공간에서의 중국과 러시아의 활용 능력과 위협이 증가함에 따라 이에 대응하기 위해 우주 전력을 강화하는 차원이다. 실제 중국은 반위성 요격 미사일 시험과 우주 인공위성에 레이저 무기 탑재 추진, 지상 우주통제국에 대해 사이버 공격 자행, 그리고 민군 융합전략에 의한 우주 무기 확장 등을 꾀하고 있다. 지난 2001년과 2003년 아프간과 이라크의 대테러전쟁도 첨단 무기를 동원한 국지전이지만 실제론 우주 통신인공위성과 군사위성에 의해 정밀 타격이 이뤄진 우주전 이었다. 군사 전문가들은 우주가 이미 전투 도메인(war-fighting domain)으로 변질됐다고 전한다. 인도가 2019년 반위성 타격위성 미사일을 운용하는 우주군을 만들었고 일본 스페인 이탈리아 등도 우주 전담기구나 군부대를 창설했다. 한국 공군도 미 우주군과 정례협의체를 개설하고 우주작전 교육 훈련에 참여하게 된다. 이젠 스타 워즈(Star Wars)시대를 맞고 있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21.02.17 16:45

수학, 왜 배워야 할까?

조봉한 이쿠얼키 대표이사 깨봉박사님, 수학을 왜 배워야 하는 거예요? 얼마 전, 깨봉수학을 공부하고 있는 한 초등학생이 내게 보내온 질문이다. 많은 가정에서 자녀에게 수학 공부를 시키는 와중에 이런 질문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으리라 짐작된다. 학부모들은 과연 어떻게 대답하고 있을까? 우선 가장 쉬운 방법으로 수학에 대한 흥미와 삶에서의 유용성을 떠나 대학입시에 매우 중요한 과목이기 때문이라고 답할 수 있겠다. 수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수리에 대한 이해력과 논리, 추론은 대학에서 배우는 학문을 습득하기 위한 기본 능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학 입학이 수학을 배워야 하는 이유의 전부가 될 수 있을까?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 1명은 초중고 12년간 평균 1.5만 시간을 수학 공부에 투자하고 있다. 또한 OECD 국가 대상의 학력평가(PISA)에서 우리 학생들의 수학 실력은 늘 상위권을 차지한다. 하지만 수학 흥미도는 중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더 많은 수포자를 양산하며 IT 산업의 인재 기반까지 무너뜨리고 있다. 특히 수학적 능력이 중요한 이공계의 교수들은 요즘 대학생들의 논리, 추론 등 기본적인 사고력이 전공 수업을 따라오지 못할 만큼 부족하다 평가하고, IT 업계 또한 문제 해결 능력이 우수한 IT 엔지니어가 없다는 불만이 쏟아진다.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 못된 것일까? 수학을 배움으로써 지적인 능력을 계발하고 사회, 과학, 자연 등 세상을 보는 안목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은 모두가 주지하는 사실이다.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수십 년 전과 같은 낡은 방식의 대학입시 프레임 속에서 공식 암기와 반복적인 문제 풀이에 매달리며, 정답만 잘 맞추면 수학을 잘한다고 평가받는다. 이런 환경에서 수학을 통해 이해력과 논리, 추론 등 생각하는 힘을 키울 수 있는 아이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초등학생 때부터 수학을 암기과목으로 인식하고 억지로 배우던 아이들이 중고등학교로 올라간다고 갑자기 잘하게 될 확률은 극히 희박하다. 수학은 아주 먼 과거부터 인간의 기본 소양을 기르는데 매우 중요한 학문이었다. 고대 철학자 플라톤이 훌륭한 철학자와 통치자의 양성을 목표로 세운 아카데미아에는 수학을 모르는 자는 들어오지 말라는 글귀가 씌여있었는데, 수학에서 사용하는 논리학이 인문학과 철학을 발전시키는데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었다. 또한 근현대의 수학은 인류에게 컴퓨터라는 선물을 안겨주었고 우주여행을 가능케 했으며, 인터넷과 데이터 통신을 기반으로 IT의 발전을 이끌어 현재는 인공지능과 같은 첨단 기술 분야에 없어서는 안 되는 매우 중요한 학문이 되었다. 아마도 많은 학생들이 어렵고 힘든 수학을 오랜 기간 공부하면서, 한번 즘은 수학을 왜 배워야 하지?라는 의문을 품을 것이다. 이때, 이에 대한 대답이 무엇이냐에 따라 수학을 대하는 태도와 관점이 달라진다. 지금이라도 대학 입시라는 편협하고 근시안적인 목표에서 벗어나, 우리 아이들이 수학의 진정한 가치를 느끼고 다른 학문을 이해하기 위한 기초 학문으로 인식하도록 도와주자. 이를 통해 수학을 배워야 하는 참된 이유와 자기 주도 학습의 강력한 동기를 갖게 될 때, 우리 아이들은 미래를 주도하는 진짜 인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조봉한 이쿠얼키 대표이사

  • 오피니언
  • 기고
  • 2021.02.17 16:45

4차 재난지원금 추경 논의 서둘러야

한병도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익산시을) 지난 2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차 긴급재난지원금을 준비하겠다. 늦지 않게, 충분한 규모의 추경을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8일 문재인 대통령도 정부는 재정 감당 범위 안에서 과감하게 실기하지 않고 충분한 위기 극복 방안을 강구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 말해 당정의 4차 재난지원금 논의가 공식화됐다. 재난지원금은 작년 초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가계소비가 위축되면서 논의가 시작됐으며, 작년 5월 14조 3천억원 규모의 1차 지원금이 전 국민에게 지급됐다. 이후 2차 지원금이 9월 7조 8천억원 규모로 선별 지급됐고, 9조 3천억원 규모의 3차 지원금도 선별 지급으로 올 1월 시작해 설 전에 89% 지급을 완료했다. 4차 재난지원금 논의가 시작되면서 기지급된 재난지원금의 효과에 대한 논의 역시 활발하다. 작년 말 한국개발연구원에서 발표한 1차 긴급재난지원금 정책의 효과와 시사점 보고서는 1차 재난지원금의 효과를 △코로나로 위축된 가계소비가 1차 지원금 지급 이후 회복되기 시작했으며, 지원금 사용가능업종에서 전체 투입예산 대비 26.2~36.1%의 매출 증대 효과가 나타났다. △재난지원금 지급을 통한 가구소득 보전만으로는 여행업, 대면서비스업 등 피해가 큰 사업체의 매출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피해업종 종사자에 대한 직접적인 소득지원이 요구된다고 분석했다. 반면 이달 초 한국경제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2020년 제1차 긴급재난지원금이 가구 소비에 미친 영향 논문에 따르면 1차 재난지원금의 한계소비성향은 2020년 통합 2~3분기의 경우 0.654~0.782로 추정된다. 이 수치는 1차 재난지원금 14.2조원 중 9.3~11.1조원 정도가 소비지출에 사용되었음을 의미한다면서 여러 방역조치들이 2020년 2분기와 3분기 소비활동을 제한했던 점을 생각할 때, 1차 재난지원금의 소비효과가 그리 낮지 않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노동연구원의 코로나19와 긴급재난지원금이 소비지출에 미친 영향에서도 2020년 상반기에 지급된 긴급재난지원금이 소비지출을 높이는 효과가 크게 나타난 것은 당연하다. 전체적으로 소비촉진 효과가 크게 나타난 것은 지급규모가 크고 지원금의 저축이 불가능하였기 때문이다라고 효과를 분석했다. 이렇게 재난지원금 지급 효과에 대한 분석이 다양하지만, 요약하자면 효과의 크기에 차이가 있을 뿐 재난지원금이 소비 진작에 적어도 30%, 많게는 70% 이상의 효과가 있었으며 어려운 살림 유지에도 지원금이 쓰인 만큼 앞으로는 직접적인 소득 보전도 병행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와 여당은 4차 재난지원금을 선별 지급으로 하되 넓고 두텁게 이루어지도록 할 예정이다. 설날을 전후해 일부 지자체에서 자체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 밝혔고, 정부의 4차 지원금은 늦어도 3월 말 지급을 목표로 하는 만큼 효과 극대화를 위해 구체적인 추경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 곧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될 예정이고, 얼마 전에는 첫 국산 치료제도 탄생했다.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코로나와의 전쟁에 드디어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필자는 신축년 목표를 국민 일상의 빠른 회복으로 정했다. 코로나로 발생한 격차와 불평등을 줄이고 국민이 코로나 이전의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재난지원금과 같이 꼭 필요한 정책을 찾아 입안하는 데 주력해 나가겠다. /한병도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익산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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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2.17 16:45

지금은 학교를 칭찬할 때

이항근 전)군산 회현중학교장, 전주교육장 퇴직 후의 삶은 습관화된 일상과의 거리두기다. 출근을 위한 알람 꺼두기. 불규칙한 식사하기. 익숙한 것들과의 이별이 한 두 가지이겠냐만은 바뀌는 변화 속에서도 영 변하지 않는 것도 있다. 그 중 하나가 학교 소식에 대한 관심이다. 뉴스에 교육 얘기가 나오면 티브이 앞으로 가게 된다. 매일 되풀이되는 코로나 관련 소식을 귓등으로 넘기다가도 등교문제와 관련된 소식에는 귀를 세운다. 식당 옆자리 학부모들 대화에 아이들 둘 집에서 데리고 있어보니 선생님들 참 수고하는 줄 알겠더라.라는 말에 은근히 기분 좋아진다. 교사들이란 이런가보다. 교사로 살아온 삶이 동일성의 반복에 의해 형성된 습관이 아니라 이식되어 몸의 일부가 되어버린. 현직에 있을 때는 학생은 불만스럽고 학부모는 불안하고 교사는 불편해 하는 곳이 학교라는 얘기에 다소곳할 수밖에 없었다. 세상의 변화 속도에 둔감한 학교와 교육에 자책감도 있었기에 학교를 칭찬해 달라는 말을 감히 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학교 밖 시민의 한 사람으로 제안 같은 부탁을 하고자 한다. 지금은 학교를 칭찬 할 때이고 우리 모두 학교를 칭찬하자. 코로나 펜데믹, 충분히 예측 가능했다. 다만 그 징후와 경고에 둔감했던 탓에 불쑥 찾아온 착시를 일으켰을 뿐. 인간의 자존심을 당황하게 한 알파고와 4차 산업혁명의 운영체제인 ICBM(IoT, Cloud, Big data, Mobile)이 문명의 대전환 시대가 왔음을 말하고 있다. 인류를 행복하게 할 기회일지 인간이 소외되는 위기일지 불분명하다. 위기라면 이것을 극복할 진지는 학교이고 기회로 바꾸는 엔진은 교육이다. 학교 밖에서 다가온 이 큰 불안과 위기를 인류의 행복으로 바꿀 수 있는 책임과 능력을 학교와 교육이 갖고 있다는 생각이다. 독일 신경정신과 의사인 요하임 바우어(교육자들을 위한 건강연구소 소장)는 그의 책 학교를 칭찬하라에서 좋은 학교를 현실화하는 세 가지 방법을 꼽았다. 첫째, 학생이 배움을 받고자 하는 동기. 둘째, 학생, 교사, 학부모가 서로 협조하려는 의지. 셋째, 교사와 학생이 관계를 맺는 능력이다. 첫째로 거론한 배움을 받고자 하는 동기를 신경생물학적 체계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아이들은 자신의 부모가 존경하지 않는 교사로부터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런데 학교건 교육청이건 업무는 안 줄여도 좋으니 제발 민원을 줄여주세요라는 해결 불가능(?)한 하소연을 듣는 일이 있곤 했다. 집요한 민원 탓에 법원에 드나들고 신경정신과를 찾는 교사가 많아졌다는 의사 선생님의 귀띔에 마음이 아파진다. 학교는 생태계이다. 집안 어항 속에 두고 기르는 물고기처럼 내 아이만 기르는 곳이 아니다. 다양한 어종이 모여 사는 강물 같은 생태계 사회이다. 지금 그 학교 생태계에 대한 엄청난 위협이 외부로부터 오고 있다. 코로나가 그렇고, 4차 산업혁명의 기계문명조차 잘못 대응하면 공동체의 붕괴를 가져올 수 있다. 이 위협 앞에서 공동의 대응이 절실하다. 지금은 조금 부족하더라도 학교 안에서는 내 자식이라 여기고 살아가는, 교육의 최전선에서 미래의 변화에 초조하게 대응하는 선생님들의 소중함이 우선 존중되어야 할 시간이다. 코로나보다 더 강한 위협이 닥치더라도 학교와 교육이 최후의 보루, 최선의 진지가 될 수 있는 힘은 교사들의 자부심에 달려있다. 학교를 칭찬해주기를 간곡히 제안한다. 학교에 가야할 이유가 있냐는 반문에 학교에는 선생님이 있지 않느냐고 말해주는 어른들이 많아지길 바란다. 교사를 춤추게 하라 학교에 가고 싶어요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 같은 제목의 책들이 더 나왔으면 좋겠다. 학교를 칭찬하자. 코로나 속에 봄을 준비하는 학교에 격려의 박수를 치자. /이항근 전)군산 회현중학교장, 전주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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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2.17 16:45

농촌인구의 두 얼굴

삽화=권휘원 화백 설 연휴 때 예정에 없던 일로 고향에 다녀왔다. 어릴 적 면(面)단위 소재지 치곤 꽤 큰 편이었는데도 인적이 드물어 한산했다. 아무리 코로나 국면이지만 명절이 무색할 지경이다. 하지만 결코 코로나만 탓할 일은 아니다. 언제부터인가 이같은 분위기가 서서히 이어진 것이다. 그 이전만 해도 거리에서 지인 23명을 만나는 건 어렵지 않았다. 그런데 젊은층 대부분이 도시로 떠나면서 고향은 활기를 잃어 버린 듯 무겁게 가라않았다. 유년시절 왁자지껄한 추억이 가득한 동네가 말 그대로 낯설고 물설은 느낌이다. 그도 그럴것이 농촌지역이 고령화 저출산으로 몸살을 앓은 지도 오래다. 전주 군산 익산을 제외한 11개 자치단체가 인구소멸위험지역이다. 전북은 2018년 처음으로 1만 명에 이어 이듬해까지 2만6천여명이 고향을 떠난 것으로 조사됐다. 출산율 또한 지난 1981년 신생아 4만7천여명을 기록해 정점을 찍은 뒤 계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9년 0.97명으로 경기도 0.94명에 이어 전국 두 번째로 낮았다. 이와 더불어 고령화 문제도 심각해 65세이상 노인비율이 21%로 전국 세번째다. 농촌인구가 줄어들면서 이에따른 후폭풍도 거세다. 당장 학교 갈 애들이 없는 데다 도시전학으로 소규모 학교가 통폐합 위기에 놓였다. 도내 766개 학교 거의 절반에 가까운 49%가 이에 해당되며 지역사회 골칫거리로 등장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추세가 빠르게 진행된다는 점이다. 이뿐 아니라 사각지대에 방치된 의료혜택 서비스에 대한 개선여론도 비등하다. 14개 시군 가운데 3개 자치단체는 아이 낳을 분만 산부인과조차 전무한 실정이다. 더욱이 4개군에는 외래진료소마저 갖춰지지 않아 9개 시군이 응급의료 취약지로 분류돼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자치단체 눈물겨운 노력도 돋보인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신생아 지원혜택은 체계적이고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 귀촌인구 유치 프로젝트도 그 일환의 하나다. 시군마다 도시인들 농촌 정착에 필요한 전방위 지원에 나선 상태다. 그 중 눈길 끄는 것이 최근 발표한 순창군의 한달 살아보기 프로그램이다. 도내 처음으로 도입한 이번 기획은 도농간 문화격차로 인한 시행착오를 직접 경험함으로써 스스로 판단하라는 것이다. 인근 도시와 가까울수록 농촌지역 피폐화는 그만큼 가속화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역발상으로 뒤집어 보면 은퇴후 귀촌을 원하는 연금세대층에 주목해야 한다. 이들 상당수가 구매력을 갖춘 파워 실버이기 때문이다. 도내 귀촌인구가 2017년 22187명 이후 2018년 21058명, 2019년 19145명으로 줄어들긴 했지만 이 수치가 농촌탈출 인구와 맞먹어 의미심장하다. 도시인 농촌유입 정책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이 기간동안 이들 사업에 233억원을 쏟아부었는데도 효과는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농촌지역 미래에 대한 절박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1.02.16 16:48

총체적 경제위기 해결 대책 절실하다

전북의 노령화 지수가 증가하고 있지만 청년인구 유출로 생산인구는 오히려 줄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노인들은 늘어나는데 이들을 부양할 젊은층은 갈수록 줄고 있는 것이다. 빚은 늘어가고 저축할 여유는 없어 도민 가계에 재정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전북도가 2년 단위로 조사하는 2020 전라북도 사회조사 결과 분석 보고서에 담긴 전북의 어두운 현주소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0년 200만명이 붕괴된 전북의 인구는 2017년을 기점으로 큰 폭으로 줄고 있다. 2019년 181만8917명으로 전년보다 1만7915명(0.98%) 감소했는데 전국 인구가 0.05%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10대에서 30대 청년층 유출인구가 심상치 않아 걱정이다. 생산인구가 줄었는데 경제활동 참가율은 전국 평균을 밑돈다. 2019년 전북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61%로 전국 평균보다 2.3%p 낮았다. 구직자들이 원하는 안정적이고 적정한 수입이 뒷받침되는 일자리가 부족한 탓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전반적인 일자리 부족 속에 희망직종과 고용조건이 맞지 않는 점이 취업의 어려움으로 꼽혔다. 일자리 부족 속에 도민들의 부채는 증가하고 저축률은 낮아졌다. 도민들의 부채율은 39.3%로 2년 전보다 1.5%p 증가한 반면 저축율은 57.2%로 0.8%p 감소했다. 특히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주택마련을 위한 5000만원 이상 고액채무자 비율이 전체의 40%에 달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수입은 줄고 빚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어 가계 재정위기 심화가 걱정된다. 지역내 생산력 증대와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일자리 확대와 청년인구 유출 방지가 시급한 과제다. 청년들은 질 좋은 일자리와 취업을 위한 교육 훈련 확대를 호소하고 있다. 우량 기업 유치는 물론 5만명의 건설 일자리와 5000명이 넘는 안정적 일자리가 예정된 옛 대한방직 부지 개발 같은 대규모 투자를 막아선 안된다. 생산인구 감소와 고령인구 증가는 경제와 복지, 주거 등 사회 전 분야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전북도 차원의 종합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02.16 16:48

너무나 느슨한 새만금국제공항 이대로 괜찮은가

이경재 객원논설위원 47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확정짓는 절차처럼 보인다. 가덕도신공항은 기정 사실(이낙연 민주당 대표) 가덕도신공항은 불가역적 국책사업(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 가덕도신공항 건설 지지(김종인 국민의힘 대표) 등 여야의 러브콜이 잇따른다. 민주당은 가덕도신공항 관련 특별법을 오는 26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어느 후보(국민의힘)는 한술 더 떠 서부산 KTX를 신설해 서울역에서 가덕도신공항까지 2시간30분대에 주파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공약까지 제시했다. 이쯤 되면 47 부산보선은 가덕도신공항 선거다. 특별법이 제정되면 사업은 속도감을 느낄 만큼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이다. 부럽다. 1996년 공항건설을 추진한 지 25년 세월을 보내면서 숱한 어려움을 겪고도 하늘길을 열지 못한 전북의 처지와 너무나 대비된 탓이다. 감사원은 경제성이 부풀려졌다며 제동을 걸었고, 일부 정치권은 반발 표를 의식해 반대했다. 중앙 정치권의 훼방도 노골적이었다. 새만금공항 건설은 지반이 약한 탓에 공사비가 많이 투입될 수밖에 없다. 가까운 무안공항을 이용하면 되지 않겠느냐(이해찬 민주당 대표) (송하진 도지사에게) 새만금공항을 꼭 추진해야 하느냐(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견제와 훼방을 마치 죄인처럼 감내해야 했다. 우여곡절 끝에 새만금국제공항은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면제 받고 현재 기본설계가 진행되고 있다. 정부가 2019년 1월 29일, 24조 원 규모의 전국 23개 사업 예타를 면제하는 내용의 2019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를 의결한데 따른 것이다. 역대 정권이 밝힌 것처럼 새만금은 동북아의 경제 허브 환태평양시대의 전진기지로 개발되고 있는 곳이다. 항공서비스는 지역발전과 주민편익 향상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공공인프라다. 더욱이 부안 새만금에서는 2023년 8월 세계잼버리대회가 12일 동안이나 열린다. 해외에선 171개국 4만여명이 이곳을 찾는다. 새만금국제공항 건설은 필수 인프라다. 그런데 문제는 너무나 느슨한 사업계획이다. 국제행사 개최라는 특수성과 예타면제, 행정절차가 마무리된 상황에서도 국토교통부는 2024년 착공 - 2028년 완공 계획을 내놨다. 보통 2년 정도 걸리는 예타를 면제 받고도 5년이 지난 뒤에야 착공한다는 계획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생색만 낸 뒤 엿 먹이는 게 아니냐 비판이 따를 수 밖에 없다. 매머드급 국제행사가 예정돼 있다면 2023년 임시 취항이 가능하도록 특단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일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느슨한 계획을 받아놓고도 문제 제기 없이 팔짱 끼고 있는 전북 정치권의 태도다. 국토부 입장만 되뇌인다면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이라고 할 수 없다. 전북의 정치권은 왜 이런 방관적 태도를 보이는가. 답은 간단하다. 경쟁원리가 작동되지 않는 독점적 정치구조 때문이다. 경쟁하지 않으면 안일해질 수 밖에 없고, 문제의식도 발현되지 않는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데 누가 챙겨주겠는가. 치열하게 작동되는 부산 정치권의 여야 경쟁관계 때문에 가덕도신공항이 대접 받고 있는 건 좋은 본보기다. 꺼림칙한 것은 새만금공항이 과연 문재인 정부 이후에도 담보될 것인가 여부다. 겨우 예비타당성조사라는 절차만 면제받았을 뿐 경제성과 우선순위, 예산 등의 복병이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삽을 뜨는 게 해답인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국토부가 제시한 2004년 착공 - 2028년 완공 계획은 음험한 구석이 있다. /이경재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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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2.16 16:48

전주시 공공임대주택 실질적인 대책 세워야

최근 전주시의 주택공급정책을 보면 장기적인 안목이 부족하다. 한편에선 도시개발을 통해 민간부문의 아파트 공급을 촉진하면서도 다른 한편에선 이미 합의한 공공부문의 구도심권 재개발 및 주택공급을 파기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공급정책은 민간이든 공공이든 공급자 위주가 아닌 수요자 중심이 우선돼야 한다. 특히 무주택 서민 등 저소득층의 내 집 마련의 꿈이 꺾이지 않도록 공공부문의 임대주택 공급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게 전주시의 책무다. 그런데도 전주시가 계획한 임대주택 공급 계획은 공급자 위주로 치우쳐 있다. 또한 임대주택 공급지역도 신규 도시개발지역에 편중되어 있다. 전주시의 임대주택 계획을 보면 오는 2025년까지 연차별로 7220여 세대를 공급할 예정이다. 올해 효천지구 630세대, 내년 만성지구 896세대와 에코시티 2392세대, 2025년 천마지구 587세대를 공급할 계획이다. 즉 임대주택 공급물량의 62%가 효천지구 만성지구 에코시티 천마지구 등 신규 도시개발구역에 쏠려 있다. 이들 임대주택 공급물량은 공공부문이 아닌 민간부문에서 공급하는 임대아파트다. 민간임대는 의무 임대기간이 만료되면 분양 전환이 이뤄진다. 공공부문에서 공급하는 임대주택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건설하는 887세대를 포함해 총 1124세대다. 이는 전체 계획물량의 15.5%에 불과하다. 더욱이 전주시가 자체적으로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은 사회주택 등 237세대뿐이다. 현재 전주시의 임대주택 공급 계획으로는 저소득층 등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꿈을 실현하기에는 턱없이 미흡하다. 전주시는 LH와 이미 합의하거나 허가했던 전주 가련산과 역세권 개발사업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인구증가 없이 도시팽창을 유발하는 개발사업은 지양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들 두 곳에는 LH에서 공공임대주택 7581세대를 건립할 예정이다. 무주택 서민들에겐 내 집 마련의 호기가 아닐 수 없다. 전주시의 주택보급률이 113%로 높은 편이지만 무주택자도 35%에 달한다. 전주시는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난을 해소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공공임대주택 공급 대책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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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2.16 16:48

국가균형발전의 꿈

김재구 전북연구원 연구위원 코로나19로 변화된 일상을 보낸 2020년은 국가균형발전 측면에서도 심각한 위기를 나타내는 지표가 계속해서 제시되고 있다. 2020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주민등록인구는 2만여명이 줄어 사상 처음 감소하였으며, 수도권의 인구는 2천596만명, 비수도권의 인구는 2천582만명으로 사상 최초로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 인구를 추월했다. 또한 2020년 5월 기준으로 인구소멸위험 지역은 전국 228개 시군구 중 105곳으로 사상 처음으로 세자리수를 넘어섰다. 특히 비수도권 전체 162개 시군 중에서 전라북도의 11개 시군을 포함해 약 60%인 97곳이 인구소멸위험 지역에 포함되는 등 지방소멸의 위기감은 농어촌지역을 넘어 지방 대도시 권역까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가균형발전 자체는 어제오늘 나온 이야기가 아니다. 국가균형발전은 우리나라 헌법 제122조와 제123조에 각각 국토의 효율적이고 균형있는 이용개발과 보전, 지역 간의 균형있는 발전을 위한 지역경제 육성의 국가적 의무로 제시되어 있으며, 대통령 선거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정책공약 중 하나이다. 지금까지 수도권 규제완화를 비롯한 국가균형발전에 지역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수십 년간 지속되어 온 지역간 균형발전, 상생발전 정책이 구호로만 외쳐졌을 뿐 체감할 수 있을 만큼의 큰 진척이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국가균형발전사업으로 참여정부에서 추진한 행정중심복합도시와 혁신도시 건설사업이 있으며, 그에 따라 중앙부처의 세종시 이전과 함께 전국 10개의 혁신도시 건설로 153개 공공기관이 지방으로 이전하면서 국가균형발전에 있어 미약하지만 가시적 성과가 나오는 듯 했다. 그러나 혁신도시 건설 이후 잠시 멈추었던 수도권으로의 인구 유입은 2017년부터 다시 증가하기 시작하였으며, 지방의 낙후와 수도권 집중은 다시 가속화되고 있다. 그러나 더욱 안타까운 것은 최근 몇 년 간 지역불균형을 해소하고 국가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정부의 뚜렷한 대책이 무엇인지, 눈에 잘 띄질 않는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초기 공공기관 추가이전을 포함한 혁신도시 시즌2가 제시되었으나, 최근에는 언급조차도 드문 상황이 되었다. 반면에 수도권을 중심으로는 GTX와 3기신도시 건설, 판교테크로밸리 조성 등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전 지역 고르게 잘사는 대한민국이 어떻게 실현가능한가에 대한 의문과 함께 상대적 박탈감이 들 수밖에 없다. 비수도권의 경우 수요중심의 예비타당성조사로 인해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는데 발목을 잡히는 경우가 일반화되어 지역발전을 위한 기반다지기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또한 수도권을 제외한 비수도권 지역들 간에는 중앙부처의 공모사업 선정을 위하여 말 그대로 살아남기 위한 무한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전 지역 고르게 잘사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보다 과감한 정책적 전환이 깊이 있게 논의되어야 할 필요가 있으며, 그 출발점은 지방분권을 통한 실질적인 지방자치 시대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지방분권으로 지역별로 보유하고 있는 각각의 특색과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지역경쟁력과 차별성 확보, 그리고 지역간 연계협력을 통해 지역발전의 동력을 만들어 냄으로써, 청년들에게 일자리와 주택 등 지역에서 정착하여 살아갈 수 있는 기본적인 삶의 질과 환경을 제공해 줄 수 있다면 국가균형발전에 한걸음 다가갈 수 있을 것도 꿈은 아닐 것이다. /김재구 전북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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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2.16 16:48

영업 손실 보상 법제화 반드시 필요하다

이덕춘 변호사 코로나19가 자영업자들의 생계기반을 삼켜버리고 있다. 생태계를 파괴하는 포식자가 되어버린 세계적인 대유행병의 창궐에 자영업자들은 속절없이 무너지며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우리나라 자영업자 대부분은 영세한 소상공인으로 정부의 방역지침에 의한 영업시간 제한과 영업장 폐쇄로 인해 소득도 없이 임대료와 인건비 등을 부담하여 근근이 버티고 있다. 그러나 방역에 성실히 협조하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해 온 소상공인들도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감염 확산의 책임소재만 놓고 보아도 방역의무를 충실히 이행한 대다수 자영업자들에 있다고 보기 어려운데 오히려 감염 확산에 따른 막대한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은 셈이다. 정부, 여당을 중심으로 코로나 방역조치로 손해를 본 자영업자들의 피해를 보상해주는영업 손실 보상법제화를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영업제한과 영업장 폐쇄에 따른 매출손실분과 기본경비 등을 정부가 보상해 주겠다는 취지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다가오는 선거를 의식하여 국가재정을 파탄 낼 수 있는 포퓰리즘이라며 반대하는 입장도 있다. OECD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산업에서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5.1%에 달해 G7(주요 7개국) 평균의 2배 이상이고 통계청 고용통계에 의하면 자영업자 수가 650만 명이 넘고 전체 취업자 4명중 1명이 자영업자에 해당되어 자영업자가 무너지게 되면 당장 4가구당 1가구가 생계수단을 잃어버리게 된다. 우리나라는 헌법 제23조에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제한에 대한 보상 규정을 두어 국가적 재난사태로 입은 피해에 대한 국가의 보상 책무를 명시하고 있다. 헌법조항은 차지하더라도 이대로 놔두면 국가산업의 25%를 차지하고 있는 자영업자의 근간이 무너지게 되어 대한민국이 해체될 위기에 처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국의 경우 독일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기존 매출액의 75%, 임대료의 90%까지 지원하고 있고 캐나다는 2주 단위로 약 86만원을 지급하며 가까운 일본만 해도 임대료의 3분의 2에 해당되는 금액을 6개월간 지원하고 있다. 이미 우리와 똑같은 코로나위기를 겪고 있는 나라들과 비교해도 우리나라의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책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자영업자의 손실을 줄이는 방안이 법제화되면 막대한 돈이 들어가고 정부의 재정 부담이 커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은 전시에 준하는 재난상황이다. 전체산업의 25%를 차지하는 경제주체가 붕괴되면 우리나라 산업기반 자체가 무너져 버리게 된다. 자영업자들이 버텨주어야 차후에 발생하게 될 사회적, 경제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지금과 같이 언 발에 오줌 누기 식 재난지원금이나 소상공인 지원 자금 같은 미봉책으로는 절대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다. 고사 위기에 처한 자영업자를 살리기 위한 심폐소생 차원에서영업 손실 보상법제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이덕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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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2.16 16:48

이재영·다영 자매의 교훈

삽화=권휘원 화백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로이스 던컨이 1973년에 쓴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1997년 제작된 호러(공포) 영화 제목이다. 어느 여름날 밤 행인을 차로 친 남녀 고등학생 4명이 사체를 유기하고 일상으로 돌아간 1년 뒤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고 적힌 편지가 날아오고 관련 인물들이 하나 둘 씩 의문의 죽음을 당하는 영화다. 흥행에 힘입어 다음 해 속편 나는 아직도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도 나왔다. 1편 만큼 흥행은 못했지만 긴 제목의 영화는 풍자적인 비유와 많은 패러디를 남겼다.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 소속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의 학교 폭력 사건은 이들 영화 제목처럼 누군가에게 큰 상처를 준 어두운 과거는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10여 년전 철없던 중학교 시절 저질러진 일이었지만 피해자들이 겪었던 고통은 시간의 흐름과는 무관하게 치유되지 않은 채 가해자인 두 자매에게 비수가 되어 돌아왔다. 15일 배구협회의 국가대표 자격 무기한 박탈과 소속팀의 무기한 출전정지 결정이 내려져 이들은 하루 아침에 선수 인생의 최대 위기를 맞았다. 스포츠계의 폭력 사건은 잊을 만하면 터져나온다. 눈 뜨고 싶지 않다. 저 사람들이 그냥 무섭고 죽을 것 같다는 말을 일기장에 남기고 폭행과 괴롭힘 등 가혹행위를 견디다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한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출신의 고 최숙현 선수. 서울소재 모 고교 아이스하키 감독의 선수 폭행과 쇼트트랙 전 국가대표 코치의 심석희 선수 상습 폭행, 이택근안우진 등 프로야구 선수의 후배 선수 폭행, 대학 운동부 학생들의 후배 집단 폭행 등 스포츠계의 어두운 과거는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혹시 어린 시절부터 경험해온 운동부의 일상적 폭력이 이들의 잠재적 인식에 깊게 새겨져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른다. 운동 선수의 학창 시절 폭력 사건과 스포츠계에서 빈발하는 폭력 사건 등은 한국 체육의 문제점을 잘 보여준다. 성적 지상주의, 메달 지상주의 속에서 승자와 패자가 함께 손을 맞잡는 아름다운 경쟁보다 승자 독식의 경쟁 만능주의가 만연한 탓이다. 인성 교육이 외면된 채 진행되는 훈련이 타고난 재능으로 우월감에 빠진 어린 선수에게 약자와 패자를 배려하기보다 승자의 자만심을 가르친 건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왜 뛰어야 하는가?의 이유로 군대를 안 간다고!라고 말하는 영화 국가대표 속 대사도 비록 영화이긴 하지만 쓴웃음을 짓게 한다. 1926년 미국에서 조직된 스포츠맨십 친목회가 스포츠인이 가져야 할 기본자세(스포츠맨십)로 제시한 8가지 항목 가운데는 동료 선수와의 신뢰, 잔인한 플레이 하지 않기, 승리에 겸손하기, 패배에 당당하기 등이 포함돼 있다. 폭력 사건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한국 스포츠계가 교훈으로 삼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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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인석
  • 2021.02.15 16:50

살아남은 자의 슬픔

이지선 전주동네책방네트워크 회장 동네에 생긴 지 얼마 안 된 식당을 찾아 갔는데, 임대가 붙어 있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꽤 손님이 있던 곳이었고, 2년도 안 된 것 같은데 코로나에 자영업자들이 쓰러져가는 모습을 보니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건너편에는 새로운 베이커리 카페가 문을 열었고 어떻게 알았는지 젊은이들로 가득했다. 요즘 신상 카페들의 흔한 모습처럼 심플한 인테리어에 통창이 있는 공간으로, 포토존이 될 만한 곳도 따로 마련하여 셀카를 찍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보였다. 인테리어 공사비로 많은 돈을 쓰며 고심 끝에 오픈했을 카페들이 지속적으로 운영되기를 바라지만 안타깝게도 1년 후에 가보면 새로 개업한 카페에 밀려 있는 모습도 가끔 만나게 된다. 자본이 만든 거대한 대형 카페들도 요즘 꽤 많이 들어섰다. 동네에서 오랜 시간 커피 맛과 손님과의 신뢰에 공들이며 카페를 꾸려온 사장님들의 한숨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유독 카페들의 세상은 총성 없는 전쟁터 같다. 내가 운영하는 서점 양옆으로도 작은 카페가 나란히 있고, 바로 건너편에도 프랜차이즈 카페가 나란히 세 개나 서 있다. 책방 뒷골목은 카페 골목이라고 말해도 될 만큼 개성있는 카페들이 자리 잡은 지 이미 오래되었다. 결국 넓고 쾌적한 공간과 신선한 원두로 맛을 책임지는 카페들은 살아남았지만, 그렇지 않은 공간은 뜸해진 발길에 살아남지 못했다. 이런 현실에서 카페들의 존폐 여부를 두고 사장들의 운영 능력 때문이라고 절대 말하지 못하겠다. 모든 자영업자들이 살고자 시작한 사업도 자본의 논리에 속수무책일 때도 있거니와 자본을 이기려면 24시간이 모자라게 일하거나 뛰어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미친 듯 노력하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고고한 인테리어를 뽐내며 서 있는 카페들을 보고 있노라면 애초에 출발선이 다른 시작에서 어떤 공정을 바랄 수 있겠는가라는 생각이 든다. 그저 자본주의에선 돈이 돈을 번다고 말하며 푸념하는 수밖에. 최근에 『정의란 무엇인가』를 쓴 마이클 샌델 교수는 『공정하다는 착각』이라는 책에서 지금 서 있는 그 자리, 정말 당신의 능력 때문인가?라며 능력주의에 질문을 던졌다. 능력이 있어도 자본이 없으면 설 자리가 없는 것이 여전한 우리의 현실이고 능력이 없어도 자본이 있다면 만들어진 기회의 땅에서 성공 가도를 달리기도 한다. 문제는 그 성공이 공정하지 않다는 것을 자각해야 한다는 일이다.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 들어가고 좋은 직업을 갖고 사는 일이 온전히 본인의 실력과 재능 때문이라는 믿음이 과연 맞는가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사교육시장의 어마어마한 편차만 보더라도 기회의 불균형이 만들어낸 결과를 체감할 것이다. 사회적으로 낙오자라 낙인찍히는 사람들이 과연 능력이 부족해서 그렇게 사는 것인지 아니면 이 사회의 공정하지 못한 시스템이 누군가를 그렇게 만들었는지 우리는 눈여겨 봐야한다는 이야기다. 보통 성공을 하게 되면 스스로의 노력 때문이라는 착각에 도취되어 다른 이들이 걷는 길을 보지 않으려 한다. 성공에도 윤리가 있다면 문을 닫은 가게들을 보며 살아남지 못한 이유를 무능력으로 치부하지 말자. 그들에게는 더 적은 기회와 더 적은 자본이 있었을 뿐이라는 것을 우리는 때로 알아줘야 한다. 무한 경쟁 속에 모두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살아남은 자들이 살아남지 못한 자들에게 조금은 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좋지 않을까? /이지선 전주동네책방네트워크 회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1.02.15 16:50

전북 마이스산업, 비대면 위주 경쟁력 강화를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경제활동 모든 영역이 타격을 받고 있지만 특히 직격탄을 맞은 분야가 마이스(MISE, 회의 포상관광 컨벤션 대형행사 및 전시회)산업이다. 국가나 지역간 사람 이동 제한과 모임자제가 강조되면서 회의나 행사 전시회 등이 줄줄이 취소나 축소되면서 비롯됐다. 도내서 그나마 국제회의 시설을 갖춘 새만금 컨벤션센터의 경우 코로나19가 덮친 지난해 개최된 마이스 관련 행사는 84회에 불과해 지난 2018년 169회, 2019년 181회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미 일부 국가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고, 국내서도 이달 말 부터 접종이 시작되지만 집단면역이 형성돼 안정을 찾으려면 올해 연말이나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태가 진정될 때 까지는 모든 부문에서 비대면(언택트) 방식이 대세일 수 밖에 없다. 이같은 상황에서 전북도의 올해 마이스산업 정책이 비대면 인프라 구축 보다는 대면행사 유치 또는 대면을 전제로 한 인센티브 지원에 치중하고 있어 흐름에 어긋난 추진이라는 지적이다. 올해 책정된 예산 35억원 가운데 대부분이 관광식당 시설 개선이나 캠핑장 조성, 관광 활성화 사업, 전문인력 양성 등과 같은 대면사업 위주로 편성되고, 비대면 시스템을 활용한 신재생에너지 등 관련 전시회 개최 지원 규모는 3000만원에 그치고 있다. 전북은 마이스산업의 인프라가 매우 열악한게 사실이다. 전북도의 이같은 대면 위주 마이스산업 시책은 가뜩이나 취약한 전북의 마이스 산업을 더욱 뒤처지게 할 우려가 있다. 이에 반해 경기 인천 제주 등 다른 시도는 올해 시대적 요구에 맞춰 마이스산업 전용 온라인 플랫폼 개발과 디지털 마이스 시스템 구축 등 다양한 비대면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 및 발굴하는 것으로 알려져 전북과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도 언젠가는 종식될 것이다. 현재 같은 추세로는 마이스산업도 비대면 위주로 육성 발전할 것이다. 도내 마이스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추진 방향도 기존 운영행태서 벗어나 비대면에 맞춰져야 한다. 전북도는 비대면 마이스산업 생태계 구축 방안 마련에 힘써주기 바란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02.15 16:50

잇따른 아동학대 사망, 촘촘한 방지책 세워야

지난해 말 16개월 된 입양아 정인이 학대 사망사고의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익산에서 또다시 영아 폭행 사망사고가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설 연휴에 전해진 생후 2주밖에 안 된 갓난아기의 잔혹한 학대 사망사고 소식은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 갓난아기가 분유를 토해서 때렸다는 20대 부부의 자백에는 말문이 막힐 뿐이다. 과연 부모로서 자격이 있는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이들 부부는 처음엔 침대에서 떨어졌다며 거짓으로 둘러댔다. 그러나 아기가 쭉 늘어졌는데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고 얼굴에서 다수의 멍 자국이 발견됨에 따라 경찰이 긴급 체포했다. 경찰은 폭행 정도와 학대 기간방법 등에 대한 추가 조사를 하고 있다. 이들 20대 부부는 지난해 한 살 터울의 첫째 딸을 학대한 혐의로도 재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딸 아이는 부모에게서 격리돼 현재 아동보호전문기관의 보호를 받고 있다.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패륜적 범죄는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해 정인이 사건 이후에도 10살 조카를 욕조에 넣고 학대해 숨지게 한 이모 부부가 구속됐다. 이들은 친모가 직장 문제 등으로 맡긴 조카를 말을 듣지 않고 소변을 못 가린다는 이유로 때리고 학대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북 구미에서는 친모가 2살배기 여아를 빌라에 남겨둔 채 이사를 가버려 아이가 사망하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발견 당시 아이의 사체는 부패가 진행돼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웠을 정도였다. 그렇지만 친모는 지난달까지 버젓이 아이의 양육수당과 아동수당을 챙겨왔다. 정인이 사건 이후 아동학대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비등하면서 방지법안이 마련됐다. 지난달 8일 자녀체벌 금지를 담은 민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아동학대에 대한 국민 의식과 관심도 높아졌다. 설 연휴기간 중요범죄 112 신고는 작년보다 줄었지만 아동학대 신고는 배 가까이 증가했다. 아동학대 신고가 하루 평균 47건으로, 지난해 24건보다 96% 정도 늘었다. 하지만 아동학대의 사각지대는 여전하다. 학대가 주로 가정 내에서 가족이나 친족에 의해서 자행되기 때문이다. 법과 제도뿐만 아니라 아동학대의 사각지대에 대한 보다 촘촘하고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 나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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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1.02.15 16:50

코로나 피해, 자영업자 몫인가?

유용우 전북신용보증재단 이사장 아침잠에서 깨어나면 하루의 일상이 시작된다. 대부분 사람은 매일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일상을 마무리 할 것이다. 하루하루의 흔적이 쌓이면서 훗날의 큰 그림에 다가가길 기대할 것이다.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것은 인간적 본능이다. 그런데 하루아침에 모든 것이 바뀌었다. 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질서가 있다. 그것이 물리적 존재이든 심리적 상태이든 상관없다. 질서의 본질은 균형이다. 혼탁한 질서가 균형에 이르기까지는 시행착오 등 험난한 과정을 거치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만 무너지는 데는 한 순간이다. 코로나19가 기폭제가 되어 새로운 질서가 재편중이다. 인류 역사에서 지구촌 구석구석까지 같은 시간대에 전 인류가 똑 같은 시련을 겪어 본 적이 없다.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데 3개월도 채 걸리지 않았다. 세계 각 국가에는 정치적 국경만 존재하지 그 외에는 통제할 수 없는 초연결사회가 되었음을 확인하였다. 하물며, 한 국가 내에서 살아가는 개인 간의 거리는 말 할 것도 없다. 거기에 더해 에너지 혁명이 기다리고 있고, AI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수많은 희생이 있었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지난 1년 간 그리고 지금 이 순간도 대부분의 분야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겠지만, 스스로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하는 자영업자가 가장 힘들 것이다. 매출은 반 토막이 아니라 아예 없는 거나 마찬가지인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임대료, 급여, 각종 공과금, 세금, 가족의 생계비는 오롯이 그의 몫이다. 코로나가 가져온 기나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 지자체로부터 지원받은 긴급 운영자금도 바닥이 났다. 그 운영자금을 대출받기 위해 새벽부터 줄 서서 기다렸지만 상담순서 번호표만 받았고, 또 며칠을 기다린 끝에 상담을 했지만 거절당하기도 하고,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고 여기까지 왔다. 지난 1년 간 코로나를 이겨내기 위해 소상공인 지원기관인 전북신용보증재단이 지원한 규모는 4만여 건에 9000억 원에 이른다. 평상시 지원규모의 3배에 달한다. 올 한해도 지난해에 버금가는 지원이 계속될 전망이다. 외환위기를 비롯 사스, 글로벌 금융위기, 메르스 등의 위기가 있었지만 사실 그것들의 영향은 국소적이었다. 금융 또는 실물 중 어느 한 곳에 제한적인 영향을 주었다는 의미다. 그러나 적어도 자영업자에게 코나로19는 전 방위적이다. 금융, 실물을 가리지 않고 소위 융단 폭격을 맞은 피해를 입고 있다. 자영업자의 능력으로는 사전 대비할 수도 사후 처리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가 준 피해 회복에는 적어도 5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자영업자의 희생을 담보로 코로나 방역을 실시해 왔다.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모두가 역량 껏 양보하고 희생하는 것은 지속가능 공동체를 위해 당연한 의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인내의 한계도 드러나고 있다. 지금부터는 자영업자가 입은 피해 규모 조사를 대대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그에 비례한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현재 자영업자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의 잃어버린 시간과 그 시간을 견뎌내기 위해 빌린 대출금은 오롯이 자영업자의 몫으로 남아 있다. 자영업자는 우리 경제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의 위협을 그에게만 맡겨 둘 수 없다. 유항산 유감(有恒産 遺憾)이라 했다. 물질이 뒷받침되지 않고는 집안이 평안할 리 없다. /유용우 전북신용보증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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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2.15 16:50

그리운 리즈시절? 바로 지금이 내 인생 황금기

이강오 2023 전북 아태마스터스 조직위 사무총장 신축년(辛丑年) 새해가 밝은지도 어느 새 한달이 훌쩍 지나갔다.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어가면서 문득문득 지난 세월을 더듬게 될 때가 있다. 부모가 된 자녀를 바라보면서, 신선한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소위 90년대생 직원들을 대하면서 새삼스럽게 나는 저 나이 때 어땠더라 하며, 그 시절에 대한 그리움을 살짝 얹어본 경험은 다들 있을 것이다. 리즈시설이라는 신조어가 유행을 타면서 일상용어로 흔히 사용되고 있다. 리즈(Leeds)는 영국 잉글랜드의 웨스트요크셔카운티(West Yorkshire County)에 있는 도시다. 축구선수 앨런 스미스(Alan Smith)가 1998년부터 2004년까지 리즈 유나이티드(Leeds United) FC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던 것을 두고 스미스 리즈 시절이라고 했던 것이 현재는 전성기, 황금기 등과 같이 찬란했던 과거 시절을 뜻하는 단어로 여러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요새 인터넷에서는 리즈 경신이라는 말도 심심찮게 접하게 된다. 이 말은 국립국어원에서 운영중인 우리말 샘에 외모, 인기, 실력 따위가 절정에 오른 시기를 넘어서 더 나아짐이라고 등록되어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20년 기준으로 65세이상 고령자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 즉 고령인구비율이 15.7%이다. 이 비율은 2025년이면 20%를 넘어서고 2036년이 되면 30%를 넘어설 것으로 추계되고 있다. 빠른 속도로 초고령사회로 가고 있어 건강한 고령사회를 준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온 국민 각자가 할 수 있는 소소한 실천 속에 그 해답이 있는 것은 아닐까? 바로 규칙적인 운동이다. 운동을 하면 나이를 먹으면서 생기는 질병을 피할 수 있고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보다 훨씬 더 오래 독립적인 상태에 있을 수 있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2021년 신축년 신년사에서 메달이 중요한 시대는 지나가고 즐기는 시대라고 언급한 것처럼 엘리트체육 중심의 보는 스포츠에서 모두가 즐기는 생활체육 중심의 참여하는 스포츠로 변화하고 있는 것은 어쩌면 너무 당연한 것 일지도 모른다. 2023년 5월 바로 이곳 전라북도에서 아시아태평양 마스터스대회가 열린다. 이 대회는 은퇴선수와 아마추어 동호인들이 함께 스포츠를 통해 교류하고 경기성적에 상관없이 건강과 행복을 추구하는 진정한 스포츠의 가치를 전 세계인들과 공유하는 국제종합생활체육대회이다. 하나된 스포츠! 즐거운 어울림! ENJOY SPORTS! PLAY LIFE! 바로 2023 전북 아시아태평양 마스터스대회 슬로건이다. 자발적인 스포츠 활동을 통해서 경쟁보다는 자신의 인생의 가치와 자아를 실현함으로써 참된 화합과 즐거움을 추구하고자 하는 대회 이념을 담은 것이다. 누구에게나 한번쯤 돌아가보고싶은 그리운 리즈시절이 있다. 그러나 잊지 말자! 남은 내 인생에서 지금이 가장 젊은 황금기라는 것을! 소위 말하는 날마다 리즈 경신하는 꽃 중년이고 싶다. 코로나19가 일상에 스며든 요즘 움츠러들기 쉽지만 어깨를 펴고 가벼운 스트레칭부터 규칙적인 운동을 시작해보자고 제안한다. 건강한 노후를 준비하면서 왕년의 스포츠 레전드들과 한판 승부를 걸어볼 수 있는 다시 없을 기회가 덤으로 주어진다. 2023 전북 아시아태평양 마스터스대회에서 당당하게 선수 입장이다! /이강오 2023 전북 아태마스터스 조직위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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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2.15 16:50

코로나19 백신접종을 앞두고

이주형 도 감염병관리지원단장(전북대 의대 교수) 역사적으로 감염병에 의한 사회적 재앙의 순위를 매긴다면 페스트(흑사병), 콜레라, 천연두, 스페인독감은 수위를 차지할 것이 분명하다. 21세기에도 사스(2003년), 신종인플루엔자(2009년), 에볼라바이러스감염증(2014년) 등 다수의 범유행이 있었다. 이 중 사망자 수뿐만 아니라 사회적 영향에서도 중세 유럽의 흑사병을 최악의 감염병으로 보는데 이견은 없을 것이다. 흑사병이 발병하고 있는 유럽의 한 도시에 거주하고 있다고 상상해보자. 전체 인구의 1/3이 3년 이내에 사망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얼마나 큰 혼란과 공포로 뒤덮여 있었을지 상상할 수 없는 두려움을 느낀다. 사람들은 왜 감염병 대유행에 두려움이나 공포를 느끼게 될까? 감염 가능성, 감염으로 인한 사망가능성의 고려뿐만 아니라 잘 알지 못하는 영역이라는 것이 원인이 될 것이다. 코로나19 유행 초기에는 빠른 환자 수 증가 및 사망자 발생으로 공포감이 엄습해 왔다. 그러나 정부의 신속한 대응, 정확한 정보공개, 대중매체로 인한 빠른 정보공유, 집단지성을 통한 합리적인 대응 등은 초기 공포감을 충분히 차단하고 타 국가에 비해 비교적 안정된 상황을 유지하는데 기여하였다. 공적마스크 제도, 신속한 진단역량 확충, 사회적 거리두기, IT 기술을 활용한 역학조사 등 다양한 아이디어 도입과 학계, 기업 및 국민의 적극적 참여는 또 한 번의 기적을 만들어 냈다. 그러나 유행의 종결을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방법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치료제 및 백신 도입이 필요하다. 다행히 게임체인저(국면전환요소)라고 불리는 백신 개발이 성공하여 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러나 백신 도입을 눈앞에 두고 일부 조사에서 접종의향이 60%에 지나지 않는 걸 보니 아직은 두려움과 걱정이 앞서는가 보다. 백신이나 신약의 개발이 최소 5년에서 10년 이상까지도 소요되는 것이 일반적임에도 불구하고 1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개발된 점, 핵산이라는 처음 들어보는 기전을 이용하여 개발되는 백신도 있어 충분히 이해는 된다. 또한 외신의 부작용에 대한 뉴스는 두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출근하는 날을 상상해 본다. 동료들과 악수를 하고, 퇴근 후 헬스장에서 땀을 흘린다. 운동 후에는 음식점과 노래방을 방문한다. 주말에는 미뤄왔던 여행을 가고, 친인척과 오랜만에 즐거운 모임을 가진다. 어르신들은 경로당에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시고, 친목모임, 종교 활동에서 마스크 없이 대화를 하신다. 너무 당연한 일상이 지금은 꿈에서도 나오는 소원이 되었다. 백신접종 1회로 바로 다가올 수 없는 일이니 조급하게 생각하면 안 되지만, 코로나19 백신접종은 유행을 종결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지난 일 년 동안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정부의 합리적인 의사결정,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공개는 신뢰도를 높이고 정책 수용성을 높이는데 기여하였다. 이제 18세 이상 전 국민 백신접종이라는 새로운 과제가 주어졌다. 아직 백신접종 계획이 완성되지는 않았지만, 순차적으로 모든 정보가 자세하게 공개될 예정이다. 백신보급, 접종, 이상반응 관리 등 모든 항목을 세밀하게 준비하고 있으며, 사전 모의훈련 실행을 통해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려고 한다.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안전한 접종으로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고, 전 국민 70% 이상 접종을 통해 집단면역을 확보하여 일상으로의 회복을 위해 지금도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접종이 시작되면 어떤 백신에 할당되더라도 순서를 기다렸다가 접종을 받아야겠다. 코로나19 없는 미래를 앞당기는데 우리 모두 참여해 보자. /이주형 도 감염병관리지원단장(전북대 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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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2.14 16:47

내 탓이오

채병숙 우석대 약학과 교수 때로는 우리는 살아가면서 한발짝도 뗄 수 없는 힘든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아무리 발버둥쳐도 밑바닥 아래 또 밑바닥을 향해가고 있고 거듭되는 악순환의 시기에 처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인생 위기의 출발점에는 환경 탓과 남 탓이 자리잡고 있다. 우리가 접하고 있는 각종 환경은 다양한 관계성을 형성하면서, 때로는 행복하게 하고 때로는 고통을 주면서 우리를 성장시키고 단련시킨다. 그래서 환경이 주는 신호를 알아차리고 바르게 잘 대한다면, 여러 환경을 통하여 에너지를 얻고 성숙해지며 행운을 받게 된다. 그러나 자신의 편향된 가치관에 맞추려고 환경 탓과 남 탓을 멈추지 않는다면, 삶을 위협하는 방향으로 자발적 변화가 일어나 눈덩이처럼 점점 확장되어 가면서 자폐적이고 파괴적인 삶을 낳게 될 것이다. 그런데 나는 역풍이 몰아치는 힘든 상황에 처하게 될 때마다 못나게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깨닫지 못하고, 얼마나 많은 시간들을 환경 탓만을 하면서 살아왔던가? 오히려 너 때문에 그런거야 라는 굳건한 믿음이 자리잡고 있어 자기자신이 만든 환경 탓을 벗어나지 못하고 갇힌 채, 풍전등화 같은 인생을 살아오지는 않았는가? 만약 소중히 여겨야 하는 나의 주변에 대하여 환경 탓만 할 때, 나와 내 가족의 안녕은 위태롭고, 형제자매나 친구들과의 관계는 틀어지며, 직장에서의 갈등 그리고 결혼 파경 등등 거듭되는 악순환에 처하게 될 것이다. 또한 건강과 살아갈 힘을 점점 상실하게 되고 결국 이 넓은 세상에 고립되고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다. 이런 절체절명의 위기가 바로 눈 앞에 있음을 모르고 남 탓을 멈추지 않고 살아간다면, 이 얼마나 슬프고 또 슬픈 일인가. 그래서 많은 선각자들은 말하기를, 환경은 나로부터 형성되며 내가 변하면 그 환경이 변하기 때문에, 남 탓이 아닌 자기자신의 탓임을 알라고 한다. 또한 환경이 주는 관계성에서 생명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환경을 탓하는 것은 생명력을 지닌 환경과의 단절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주어진 환경에 지배받지 말고 주체자가 되어 스스로 살아갈 에너지를 채울 수 있도록, 먼저 자기자신의 부족함을 인지하고 환경으로부터의 배움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환경은 최악의 조건이라 할지라도 나의 성장에 필요한 상황을 만들어 성장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우리는 상생의 환경을 만들어 갈 것인가, 아니면 상극의 환경을 만들어 갈 것인가의 선택의 기로에 항상 서 있다. 환경 탓 대신에 내 탓임을 먼저 깨닫고 나를 올바르게 세우는 것에서부터 출발하여야만 상극에서 상생으로 이어지는 제어장치가 작동한다. 아, 잘못 살아왔구나, 내 탓이었구나! 하고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닫는 그 순간부터 비로소 하락세에서 변곡점을 찍고 상승세를 타게 되면서, 뒤틀린 주변 관계성이 점점 바로 잡아지게 되고 회복되고 치유될 수 있는 것이다. /채병숙 우석대 약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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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2.14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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